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이 최근 담화를 통해 핵무력을 언급하며 위협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빌미 삼아 이 같은 담화를 내놓은 것인데요.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목용재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지난 3일과 5일 김여정 당 부부장이 담화를 내놨는데요. 먼저 이 내용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김여정 당 부부장이 지난 3일과 5일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을 맹비난하는 담화들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3일 담화에서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1일 남조선 국방부 장관은 우리 국가에 대한 '선제타격' 망발을 내뱉으며 반공화국 대결 광기를 드러냈다"며 "남조선은 국방부 장관이라는 자가 함부로 내뱉은 망언 때문에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남조선 군부가 우리에 대한 심각한 수준의 도발적인 자극과 대결 의지를 드러낸 이상 나도 위임에 따라 엄중히 경고하겠다"며 "우리는 남조선에 대한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고 한국을 위협했습니다. 계속하여 김여정 부부장은 "핵보유국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함부로 운운하며 저들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을 망솔한 객기를 부린 것"이며 "참변을 피하려거든 자숙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지난 5일 두 번째 담화에서는 "우리는 남조선을 무력의 상대로 보지 않는다"고 하면서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 전투 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고 이런 상황에까지 간다면 무서운 공격이 가해질 것이며 남조선군은 괴멸, 전멸에 가까운 참담한 운명을 감수해야 한다"고 한국을 강한 어조로 협박했습니다. 지난 5일 담화에서 한국이 북한의 주적이 아니라고 강조한 점은 이채롭긴 하나 한국을 항해서, 같은 동포를 향해 핵무기를 쓸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어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목용재 :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고영환 :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미국의 전문가들, 전 고위간부들의 입장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6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이런 반응들을 전했는데요. 해리스 전 한국 주재 미국 대사는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은 북한의 전형적인 과장된 호언장담"이라고 하면서 "북한이 한반도 평화에서 어떤 종류의 상대인지 다시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려고 하면 미국은 대북 선제공격에 나설 수도 있다"며 "미국은 지난 수십 년 간 해왔던 동일한 대북 억지전략을 유지하고 한국에 신형무기를 계속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도가 없다"며 "북한이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하면 미국 핵무기가 개입할 것이고 이는 북한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한국의 입장도 나왔습니다. 국방부 문홍식 부대변인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와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의 개편은 북한 미사일 능력 증대에 대해 우리 군의 대응체계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국가안보와 국민보호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안보를 지켜내기 위한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 나갈 것이다. 특히, 정부 교체기에 남북 간 긴장 완화와 평화관리 노력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5일 기자들에게 "(김 부부장이) 핵보유국 지위나 핵 무력 등을 거론하는 부분 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북한의 제반 동향을 긴장감을 가지고 주시해 오고 있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남북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목용재 : 지난 3일 나온 담화보다 5일의 담화 내용이 좀 비난 수위를 조절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의 발언 이후 나왔습니다. 특히 핵 보유국이라는 언급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고영환 :김여정 부부장의 두 개 담화가 문맥들이 조금 다릅니다. 두 번째 담화가 첫 번째 담화보다는 비난 수위가 낮은 듯 보이지만 내용을 보면 두 개 담화의 호전성, 협박 수위는 비슷합니다. 지난 3일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쓰레기"니 "미친놈"이니 하는 시정잡배들이나 쓰는 용어들로 한국 당국을 비난해 형식상은 더 험악해 보이기는 하지만 지난 5일 담화는 동포를 향해 "핵 전투무력"을 쓰겠다고 위협했다는 점에서 내용상으로는 더 엄중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5일 담화에서 한국을 향한 핵 사용 전략을 밝혔습니다. 그는 담화에서 한국과 전쟁이 터지면 "전쟁 초기 주도권을 장악하고 타방(상대방)의 전쟁의지를 소각하며 장기전을 막고 자기의 군사력을 보존하기 위해 핵 전투 무력이 동원되게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지난 3일자 담화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면 5일자 담화에서는 한국을 향해 핵무기를 쓰겠다고 공개적으로 협박한 것입니다. 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국과 서방이 단결된 모습을 보이고 핵무력을 가진 러시아, 로시야가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밀리는 상황을 보이면서 북한이 초조함 속에 핵 전략을 수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을 해봅니다.
목용재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이 김일성 주석 생일을 계기로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언급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 소식도 전해주시죠.
고영환 :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4월 15일을 계기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는 "추측을 많이 하지 않겠지만 또 다른 미사일 발사 혹은 핵 실험일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동맹 및 동반 국가들과의 협력과 조정을 통해 북한이 하는 일을 무엇이든지 다룰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성 김 대표가 북한이 4.15를 맞으며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입니다. 성 김 대표는 계속하여 "그들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기를 우리가 분명히 희망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하면서 "희망컨대, 어떤 긴장 고조도 없이 그 기념일이 지날 수 있길 바란다"고 발언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4.15를 맞으며 핵실험 등 대형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폭주가 정말 우려스럽습니다.
목용재 : 한국의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와 관련한 한미 간 소통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정책협의단을 미국에 보냈고 이를 통해 윤 당선인의 친서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전달됐는데요. 차기 한국 정부와 미국과의 관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협의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하여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외교안보 인사들과 한미동맹강화 문제, 북한 핵문제 등을 토의했습니다. 한국 대표단 단장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5일 미 백악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습니다. 면담 후 박진 의원은 한미가 북한 핵이 한반도와 한국 등에 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면서 "한미 연합방위태세 및 확장 억제력 강화에 대해서도 협의를 가졌다"고 발언했습니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제3국의 핵 공격 피격 위험이 높을 때 핵 '억제력'을 확장해 해당국에 핵무기 체계 등을 제공한다는 뜻으로 북한이 한국을 핵으로 공격하는 경우 미국이 북한을 핵으로 반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같은 날 한국 대표단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하원 외교위원회 아미 베라 아태소위원장 등을 만났습니다. 박진 의원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 4일에는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조정관을 만나서 북핵 문제,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 문제, 한미동맹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한미관계가 불안정했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하에서 한미관계는 한 단계 더 발전된 관계로, 말 그대로 물 샐 틈 없는 관계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합니다.
목용재 :이번 달에 북한의 주요 정치 행사들이 집중돼 있습니다. 북한이 이를 통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면 차기 한국 정부 및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와의 향후 대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북한의 행보에 대해 한미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오판을 하지 않길 바라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