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한국의 차기 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는데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국정과제 발표, 차기 한국 정부의 국무위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한국의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발표했는데요. 외교안보 및 대북정책에 대해선 어떤 내용을 내놨나요?
고영환 :지난 3일 안철수 한국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가 향후 5년간 실현해야 하는 국정과제들을 발표했습니다. 국정과제란 북한의 5개년 발전 전략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히 외교안보 및 대북정책입니다. 외교안보 분야 비전, 즉 목표는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의 건설입니다. 안철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도 이제 세계 10대 강국에 속하니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외교 안보 최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 비핵화 추진'을 국정과제로 정하고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청취자분들께서도 짐작하셨겠지만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처럼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 비핵화'라고 명백하게 비핵화의 주체를 밝혔습니다. 인수위원회는 "원칙과 일관성에 기초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추진하겠다"며 "한미 간 긴밀한 조율 하에 예측 가능한 비핵화 로드맵, 즉 비핵화 로정표를 제시하고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 대북 비핵화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계속하여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가 실질적 진전이 있을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대대적인 대북 경제개발 협력 구상을 추진하겠다고 인수위원회는 밝혔습니다. 제가 국정과제 중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분야인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 대책에 대해 인수위원회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하여 북한인권재단을 정상적으로 출범시키고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인수위원회의 외교안보 분야 국정과제는 북한과의 관계를 동등하고 원칙적인 입장에서 풀어 나가고 북한 주민 인권 문제를 해결하며 그동안 느슨해졌던 한미관계를 복원하면서 북한 핵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크게 평가할만합니다.
목용재 : 차기 한국 정부의 국무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대통령 보좌진에 대한 인선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먼저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대북정책의 내용,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지난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진행됐습니다.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장관을 지명하면 국회에서 그 사람이 인성과 능력이 장관 직무에 적합한지를 검증합니다. 이날 청문회에서 박진 후보자는 북한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에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에 대한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였던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의 관련 질의에 "(미국과) 전술핵 배치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고 있다"면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는 게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답했습니다. 박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의 사드, 즉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추가 배치에 대한 질문에 "신정부에서 심도 깊게 검토해서 어떤 결론을 낼지 깊은 논의를 해봐야 한다"면서 "안보 문제로 인해서 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안보를 위해서 가장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목용재 :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정례훈련을 강화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죠?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3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선제타격은 전쟁이 임박한 상황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사용 징후가 명백한 경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국제법적으로 허용되는 자위권 차원에서 신중한 판단과 결심을 통해 시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종섭 후보자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실질적으로 가동하고 미 전략자산 전개 정례 연습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는 계속하여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우리 군의 능력을 획기적으로 증강하며 연합훈련을 정상화하는 등 한미 군사동맹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확장억제란 미국의 동맹국이나 우방국에 대하여 제3국이 핵 공격으로 위협하거나 핵 능력을 과시하려 할 때, 미국의 핵 억제력을 해당 국가에 확장하여 제공하는 전략입니다. 핵 억제력을 대내외, 특히 북한에 과시하기 위해 미국의 전략자산들을 한반도에 정기적으로 전개하는 전략을 추진한다고 장관 후보자가 말한 것입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에 앞서 북한인권정책에 대해 제언하는 합동토론회를 가졌는데요. 이 내용 소개해주시고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지난 2일 서울에서는 국민통일방송,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북한인권정보센터, 아시아인권의원연맹 등 한국의 민간단체들이 모여 윤석열 정부의 대북 인권정책을 제언하는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토론회에서 단체들은 북한인권법의 정상적인 이행을 통해 북한인권재단의 설립, 외교부의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임명, 통일부 북한인권자문위원회 구성, 남북 인권대화 등을 실행할 것을 차기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계속하여 단체장들과 인사들은 북한인권재단의 정상 출범 전까지 한시적 민관합동 기구인 이른바 '북한인권위원회'를 설치하는 문제, 인권법 개정을 통해 이사 추천권을 통일부 장관이 추천하도록 하는 문제, 통일부의 북한인권기록센터와 법무부의 북한인권기록보존소 등을 통합하는 문제 등 여러 문제들을 제기했습니다. 북한과의 관계발전에 모든 것을 걸었던 문재인 정부는 재임 기간 북한인권 문제에 눈을 감아 왔습니다. 저는 5월10일 취임하는 윤석열 정부의 시작을 앞두고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은 정말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유명무실해졌던 북한인권법이 제구실을 하고 북한인권재단도 설립이 되어 북한주민들의 열악한 인간 권리가 향상되어 그들이 인간다운 삶을 사는데 이바지했으면 좋겠습니다.
목용재 : 한편 미국이 이달 안으로 신규 대북제재 결의안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표결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규 대북제재 결의안 통과 가능성,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지난 3일자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한 북한을 추가로 제재하자는 결의안이 이달 중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안보리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미국이 안보리 이사국에 배포한 제재안에는 기존 결의에 포함된 탄도미사일 외에 순항미사일 등 핵무기로 쓸 수 있는 모든 운반 체계까지 발사 금지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과 북한에 대한 원유, 정제유 수출량을 각각 연간 200만 배럴, 25만 배럴까지 절반으로 축소하고 북한에 담뱃잎과 담배 제품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막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그러나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5개국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반대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현재 러시아, 로시야가 우크라이나와 전면전을 벌이면서 미국과 로시야 관계가 최악이고 대만 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중이 충돌하고 있어 북한에 대한 안보리의 추가 제재안이 통과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한국의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한이 지난 4일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인 것으로 추정됐는데요. 북한의 이 같은 도발행위는 한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매번 반복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반복적인 도발 행태는 언제쯤 끝날까요. 대화와 평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