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발사, 대미압박과 내부단속 의도”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19.05.10
short_range_new_b 북한이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훈련 모습으로 단거리 미사일 추정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지난 4일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고 9일에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북한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북 식량지원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도 공식화했습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으로부터 들어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지난 4일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데 이어 9일에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위원님 우선 상황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지난 4일 북한은 함경북도 호도반도에서 다수의 발사체들을 발사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4일 “북한이 오전 9시 6분부터 10시 55분까지 함경북도 호도반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한 240㎜, 300㎜ 방사포 등 다수의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며 “수발의 단거리 발사체는 정점 고도 약 20∼60㎞로 약 70~240㎞를 비행한 것으로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일 미국 폭스뉴스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우리는 그것들이 중거리미사일이나 장거리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아니라는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9일에도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습니다. 한국 합참은 “9일 오후 4시 29분과 4시 49분경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 각각 1발씩 2발을 동쪽으로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첫 번째 미사일은 420여㎞를, 두 번째 미사일은 270여 ㎞를 비행했습니다. 종합하자면 북한은 지난 4일 240, 300mm 대구경 방사포탄들과 단거리 발사체 한 발을 발사했고 지난 9일에는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지난 4일 발사체의 경우 미사일인지 아닌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았습니다.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진 이유가 궁금한데요. 북한이 9일 발사한 발사체는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됩니다. 이에 대한 한미 양국의 분석과 평가,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북한이 다수의 발사체들을 발사한 직후인 지난 5일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와 관련, “우리는 여전히 북한이 비핵화하도록 그들과 좋은 해결책을 협상할 모든 의사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 즉, 북한이 미사일 발사 중단 약속을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는 “한번 봐야겠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북한이 비핵화하도록 좋은 해결책을 협상할 모든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국회 국방위원장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7일 국회에서 국방부와 합참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지난 4일에 발사한 것이 전술무기일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4일 쏘아 올린 이른바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인다는 많은 군사부문 전문가들의 추정에도 한미는 미사일이라는 판단을 유보한 채 ‘로우키’ 전략, 즉 신중한 기조를 유지한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9일에 발사한 것은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됐습니다. 북한의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되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더 강한 제재를 북한에 가해야 합니다. 북한이 지난 9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또다시 도발한다면 한미가 다시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현재까지는 미국도, 북한도 비핵화 협상판 자체를 먼저 깨뜨릴 생각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사태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노이회담 전까지는 군사분야에 대한 현지지도를 자제해왔는데요. 지난달부터 군사분야에 대한 현지지도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4일과 9일에는 북한이 발사체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고요. 이 같은 행보가 북한 대내외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하노이회담 전까지는 미북회담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고 경제 시찰 위주의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그러나 하노이회담이 북한의 핵보유 고집으로 결렬된 이후 김 위원장은 수차례에 걸친 군사 행보를 보여 왔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미사일들을 발사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우선은 미국에 보내는 신호입니다. 북한의 핵무장을 반대하고 핵무기 전체를 폐기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북한도 또다시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북한의 주민들에게 보내는 신호입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울 것이라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 주어 대내 단결을 도모하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에 보내는 신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에 맞추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국 정부와 문 대통령이 북한 편에 서지 않고 계속 미국 편을 든다면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체면을 구길 수 있는 행동들을 연이어 감행하겠다는 위협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이 미국 편에 계속해 설 경우 한국을 타격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입니다.

목용재: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에도 한국 정부는 여전히 대북 식량지원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움직임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고영환: 지난 7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 이후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양 정상은 북한의 식량 실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긍정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4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 이후 대북식량 지원 추진 입장이 나온 것은 북한을 비핵화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려는 한미 대통령들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9일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면서 도발하는데 식량을 지원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한국 내 비판 여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북식량 지원 문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북한이 지난 9일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하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요. 한국 정부가 미국의 지지를 얻은 만큼 대북 식량지원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북식량 지원 방식과 규모 등 이와 관련된 전반적인 제언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이 외부로부터 136만 톤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발표했습니다. 한민족으로서 북한이 겪고 있는 식량난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게 한국 국민들과 정부의 입장입니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어떠한 규모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상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8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식량 지원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문제는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민주주의 국가는 국민, 즉 인민들의 여론을 항상 살펴야 합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무슨 대북지원이냐고 민심이 반대하면 식량을 지원해 줄 수 없다는 말입니다. 북한이 비핵화의 길에 들어서고 핵과 미사일 도발을 멈춘다면 한국 정부는 수 만 톤이 아니라 수십만 톤을 넘어 백만 톤의 식량도 지원해줄 수 있습니다. 여전히 핵과 미사일에 집착하는 북한 지도부의 태도가 안타깝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4일과 9일 연이어 발사체와 미사일을 발사했음에도 한국 정부의 대북식량 지원 입장은 여전히 변함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북한 주민들의 식량 사정이 열악하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요. 위원님 말씀대로 현재의 상황에서 대북식량 지원이 이뤄지면 북한의 ‘저강도 도발’을 국제사회가 용인한다는 잘못된 신호가 될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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