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식량난’ 북의 핵미사일 개발…신규 대북제재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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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의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 등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미국 중앙정보국, CIA가 최근 'CIA 월드 팩트북'을 최신 정보로 갱신, 즉 업데이트했는데요. 여기에 북한 내 식량 상황이 좋지 않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주시죠.

고영환 :미국 중앙정보국, CIA가 최근 'CIA 월드 팩트북', 즉 CIA세계 사실록을 최신 정보로 갱신하였습니다. 사실록에서 미국 중앙정보국, CIA는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 규모가 북한 전체 주민의 2∼3개월 치 식량에 해당하는 약 86만 톤으로 추정된다고 지난 달 31일 밝혔습니다. CIA는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 등으로 인한 경제적 제약으로 북한 주민의 식량 안보 취약성이 가중됐다"고 지적하면서 북한 식량 부족분인 86만 톤이 수입이나 식량지원 등의 방식으로 만회되지 못하면 북한의 가정들은 올해 '혹독하게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식량 부족 상황은 위성자료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위성자료에 따르면 북한 전역의 가뭄 상태가 '심각'한 수준임을 의미하는 검붉은색으로 표시됐다고 미국의 한 언론이 지난 5월 31일 보도했습니다. 가뭄이 심각한 상태로 표시된 지역은 지난 4월만 해도 황해도 일대에 그쳤으나 현재 가뭄 범위는 그 북부지역인 함경도까지 확대됐습니다. 가뭄과 코로나 바이러스, 경제난, 식량난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북한 정권은 초대강국이나 가질 수 있는 각종 탄도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그 많은 미사일들을 만들어 도대체 무엇에 쓰려고 하는지 그 속마음을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목용재 : 이 같은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해 한국 정부는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위원님께서는 현재 북한 내 식량 상황, 어떨 것으로 보십니까?

고영환 : 미 중앙정보국(CIA)이 세계 사실록을 통해 올해 북한에 심각한 식량부족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5월 3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만성적 식량부족 상황을 겪고 있는 북한이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외부로부터의 식량 도입량을 축소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북한의 식량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고 이를 계기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커스 놀란드 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5월 24일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최종현 학술원이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세계적 식량 위기의 영향까지 감안하면 북한의 식량 상황은 결과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하면서 상황이 얼마나 나빠져야 할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 지점에 도달할 경우 식량 문제는 정치, 군사적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폭넓은 관여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저는 코로나 비루스로 인한 봉쇄로 중국에서 영농자재, 비닐박막, 비료 등이 북한에 적절한 시기에 충분하게 들어오지 못하였고 여기에 가뭄까지 지속되어 올해 북한 농사가 지난해보다 훨씬 더 악화될 것으로 분석합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곡물가격이 폭등하고 있어 북한이 알곡을 수입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올해가 북한에 참으로 어려운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목용재 : 북한의 식량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등의 발사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행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이 지난 달 25일 탄도미사일 3발을 연이어 발사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6시, 6시 37분, 6시 42분경 각 1발, 모두 3발의 탄도미사일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미사일 도발은 올해 들어 17번째이며 윤석열 신임 한국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2번째입니다. 북한이 미사일들을 발사한 이날 한국 대통령실은 강인선 한국 대통령실 대변인이 발표한 정부 성명을 통해 "북한이 오늘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불법 행위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다. (한국)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북한의 지속된 도발은 더욱 강력하고 신속한 한미연합 억제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으며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했으며 이 자리에서 그는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유관국 및 국제사회와 협력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철저히 이행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저는 북한이 3발의 미사일들을 섞어 쏜 것은 우선은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너뜨려 보려는 군사적 의도가 있었다고 봅니다. 이번 미사일들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방문 직후에 발사하였다는 점에서 다분히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이자 북한에 대한 셈법을 달리하라는 대미 압박성 도발이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목용재 :이 같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행위에 대해 국제사회가 신규 대북제재 결의 채택을 시도했죠.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고영환 :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방문 막판에 북한이 ICBM을 비롯해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하자 미국은 곧바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열고 대북 결의안 표결을 시도했습니다. 해당 결의안은 북한의 유류 수입 상한선을 줄이는 내용 등을 담은 대북 추가제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찬성 13개국, 반대 2개국으로 가결 마지노선인 찬성 9표를 넘겼으나 상임이사국들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결의안 채택이 불발됐습니다. 안보리 결의안은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하고 동시에 5개 상임이사국 중 한 국가도 반대하지 않아야 통과됩니다. 이번 결의안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대북 유류 공급 제재 강화를 자동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의 '유류 트리거' 조항을 근거로 추진됐습니다. 채택이 불발된 이 결의안은 북한의 원유 수입량 상한선을 기존 400만 배럴에서 300만 배럴로, 정제유 수입량 상한선을 기존 50만 배럴에서 37만5천 배럴로 각각 줄이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목용재 :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신규 대북제재안을 재추진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하면 또다시 신규 대북제재안 채택은 무산될 수밖에 없는데요.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달 3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올해 5월 의장국 임기를 마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대북제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며 "기존 대북제재를 이행하고 지난 대북제재 결의안에서 하려고 했던 것처럼 추가 대북제재를 반드시 추진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난 5월 말 추진했던 유엔 안보리 제재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새로운 대북제재결의안을 추진하는 것은 우선 안보리 상임이사국들로서 국제평화와 안보를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을 압박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둘째로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에 북한 정권의 도발을 지속적으로 알려 여론을 환기하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봅니다. 셋째로는 북한이 계속 도발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상임이사국들과 유엔 성원국들이 신규 대북제재 채택을 계속 요구한다면 중국과 러시아도 이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봅니다. 가장 중요하게는 유엔 안보리를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인 만큼 미국과 자유진영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또다른 해결책을 찾기 위한 명분 확보 차원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목용재 :북한 주민들은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 핵무기 개발 등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식량 생산 증대를 강조했는데요. 이를 위해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원인이기도 하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소요하는 핵무기 개발을 중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