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집권한 푸틴 대통령이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하면서 북한도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는데, 당시 실제 방북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번에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이뤄진다면 이는 24년만의 일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 국립통일교육원장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 한국 대통령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북할 예정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먼저 이 소식 전해주시죠.
고영환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일 내 평양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 기간 수도 아스타나 현지에서 한국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며칠 안으로 다가온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전개되는 한국과 중국의 외교안보 전략대화도 있다"고 하면서 "우리가 이를 전부 고려하면서 철저하게 주변 주요 우방국들, 그리고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들이 북한 문제에 대해 대한민국과 궤를 같이할 수 있도록 순방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일본 방송인 NHK도 지난 12일 러시아 정부 고위 간부들을 포함한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주 초 북한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NHK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방북 계획은 조만간 공식 발표될 전망입니다. NHK는 푸틴 대통령이 내주 후반을 전후로 베트남을 방문하는 일정도 조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푸틴 대통령이 북한과 베트남을 잇달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평양 방문 초대를 수락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북한을 방문하면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의 평양방문이 이뤄지게 됩니다.
목용재 :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이 방북할 것이라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죠?
고영환 : 지난 12일 미국의 복수의 언론들은 평양 김일성 광장에 대형구조물이 설치되는 정황이 포착되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한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매체들은 민간 위성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전날 촬영한 위성 사진을 바탕으로 김일성 광장 연단 바로 옆에 기존에는 없던 대형 물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들은 김일성 광장 북쪽의 내각 청사 건물과 남쪽에 있는 대외경제성 건물 인근에도 구조물들이 정렬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북한은 중국, 러시아 등 친선적인 국가들의 최고위급 인사들의 평양 방문이나 열병식을 진행할 경우 김일성 광장에 구조물들을 설치하고 환영 훈련을 실시하는 모습들을 보여왔습니다. 미국의 한 언론은 열병식 진행 시 주로 포착되던 평양 미림비행장 쪽 준비 움직임은 없다며 김일성 광장의 대형구조물들이 열병식보다는 다른 목적, 즉 환영 행사 목적에서 설치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지난 10일 러시아 매체 '베도모스티'는 푸틴 대통령이 몇 주 안에 북한과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이달 중 순방이 이뤄질 수 있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목용재 : 이번에 김정은 당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이 만난다면 어떤 의제를 갖고 논의를 할까요? 군사협력이 더 공고화될 것으로 보십니까?
고영환 : 미국 민간연구소인 스팀슨센터가 지난 12일 주최한 인도태평양 안보 관련 간담회에 참석한 캠벨 부장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캠벨 부장관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또 심화되는 북러 관계를 얼마나 우려하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북러관계에서 매우 우려하는 것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 측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 "북러관계에서 (우리는) 다른 쪽을 봐야 한다. 러시아가 북한에 그 대가로 무엇을 제공할 것이냐는 것"이라며 "현금, 에너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향상을 위한 역량 등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모르기 때문에 이를 우려하면서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중국·현대아시아연구소의 콘스탄틴 아스몰로프 한국학센터 선임연구원은 현지시간 지난 11일 러시아 극동지역 매체 프리마메디아와의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서 일종의 '조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조약) 문서에 군사 정치적 요소가 어느 정도 포함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은 강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목용재 : 앞서 푸틴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북한도 함께 방문하지 않을까란 전망이 제기됐었는데 당시에는 북한을 방북하지 않고 현재 시점에 와서야 방북이 이뤄지게 됐습니다. 이 같은 이유는 무엇으로 보십니까?
고영환 : 푸틴 대통령은 재집권 후 첫 해외 방문으로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기자님께서 말한 바와 같이 푸틴의 중국 방문 당시 북한도 방문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당시 평양을 가지 않았습니다. 방문이 미뤄진 것인지, 아니면 중국 방문 당시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아예 계획되지 않았었는지는 불분명합니다. 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러시아나 북한 측의 영접 준비가 조율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봅니다. 영접 준비는 의제와 의전, 즉 의례 문제가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제입니다. 다시 말해 북한 지도부와 러시아 지도부 간에 합의해야 할 문제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방문이 연기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현재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탄도미사일이나 방사포를 비롯한 포병무기 및 방사 포탄과 각종 포탄을 원하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정찰위성관련 기술, 정찰위성 부품, 핵잠수함 기술, 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기술, 신형 전투기 등을 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봐서 러시아가 최신형 무기나 기술 등을 넘겨준 정황은 없습니다. 이런 데서 쌍방 간 의견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목용재 : 북러관계, 앞으로도 공고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 저는 북러관계의 핵심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고 군사 강국 중 하나입니다. 현 시기 러시아가 북한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한의 포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말로 말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에게 있어서 북한은 필요가 없어지는 나라라는 뜻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세계 주요 뉴스통신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러관계에 대한 한국 언론사의 질문에 "한국이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에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한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러시아 부총리는 지난 7일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직항, 즉 한국과 러시아와의 비행기 직통연결 노선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부총리의 발언은 러시아가 한국에 대해 기대하는 부분을 분명히 제시하면서 동시에 양국 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여 러우전쟁이 끝나면 한러관계는 빠른 속도로 복원되고 러북관계는 전쟁 이전의 관계로 돌아가기 쉽다는 의미입니다.
목용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북한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무기를 비롯한 군수물자 지원을 받기 위한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원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문제는 러시아가 북한에 어떤 것을 반대급부로 제공할지 여부입니다.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만큼 대북제재를 준수하길 바라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립통일교육원장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