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최근 북한이 국제스포츠 행사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해외 여행객들을 유치하려는 듯한 홍보글을 올리는 등 국경 개방과 관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됩니다. 이와 관련해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최근 골프여행 관련 홍보글을 올렸는데요. 이 내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지난 8일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조선관광 사이트에 따르면 총국 산하 려명골프여행사가 지난 2일 "외국의 벗들도 희망하신다면 우리나라에서 봄과 가을에 진행되는 골프 애호가 경기에 참가할 수 있으며 조선의 골프애호가들과 친선의 정을 두터이 할 수 있다"고 게시판에 공지했습니다. 장정순 려명골프여행 사장은 "평양골프관광을 희망하는 세계의 골프애호가들을 열렬히 환영하며 여행사와 골프관광 분야에서 협조를 원한다면 언제나 따뜻한 진정과 성의를 다할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여행사 공시판에서는 평양골프장 특징과 여행사 기념품 등을 소개하면서 "골프 관광을 희망하는 분들은 려명골프여행사와 연계하여 주십시오", "친근한 벗들, 우리 함께 평양에서 즐거운 골프관광을 합시다" 등의 선전문구들이 곳곳에 배치됐습니다. 평양골프장에서는 2011∼2016년 가을 영국 루핀 여행사가 주관하는 '평양 국제 아마추어 골프대회'가 열린 바 있으나 신형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국제대회들이 중단됐습니다. 평양골프장은 평양에서 약 30km 떨어진 남포 강서구역 태성리에 있으며 18개 홀 규모로 200여 명이 경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최근 북한이 북중 국경 개방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골프 관광객을 향해 공개적으로 골프여행을 하라고 요청함으로써 이번 가을 대회에는 외국인 여행객들의 평양 골프대회 참가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북한이 국경을 개방하려는 듯한 움직임은 이뿐만이 아니죠?
고영환: 그렇습니다. 일본 도쿄신문은 지난 3일 북한이 이달 19∼26일 사이에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의 세계선수권대회에 대규모 선수단 파견을 준비하고 있다고 북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보장조를 포함해 약 100명 규모의 선수단 파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북한이 참가하면 신형 코로나 이후 첫 외국대회 참가 사례가 된다고 도쿄신문은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도 종목의 경우에는 이미 7명의 북한선수를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의 한 언론이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종목 등록선수 명단 자료에는 북한 선수로 남자 60㎏급 채광진, 남자 66㎏급 리금성, 남자 73㎏급 김철광, 여자 48㎏급 전수성, 여자 52㎏급 김원금, 여자 70㎏급 문성희, 여자 78㎏급 김경란 등의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유도계 관계자는 "북한도 아시안게임 유도 종목 선수 등록을 마쳤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유도 외에도 축구, 여자배구, 레슬링 등 다양한 종목에 선수단을 파견할 것으로 보입니다. 축구와 여자배구 등 구기종목은 최근 조 편성을 마쳤습니다. 외신들은 북한이 이번 대회에 선수, 코치, 임원 등 선수단 약 200명을 등록할 것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국제 종합스포츠대회에 복귀하는 건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5년 만입니다.
목용재: 북한이 월드컵 축구 예선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도 있죠?
고영환: 북한이 월드컵 본선을 위한 아시아 지역 예선에 출전할 전망입니다. 최근 아시아축구연맹은 북한이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북한의 아시아 예선 출전 의사를 확인했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은 북한으로부터 아시아 예선전 참가 의사를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북한의 월드컵 지역 예선 출전과 관련한 국제축구연맹과 아시아축구연맹의 공식 답변을 확인한 것은 북한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사라진 2019년 11월 이후 처음입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2026 월드컵과 관련한 북한의 출전 자격에 문제가 없다며 국제축구연맹이나 아시아축구연맹은 현재 북한에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2026년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월드컵 출전을 위한 아시아 2차 예선 2조에 일본, 시리아, 그리고 미얀마와 마카오 간의 경기에서 승리한 팀과 함께 편성돼 있습니다. 올해 11월부터 열릴 예선은 같은 조 4개 국가가 서로 맞붙어 우열을 가리게 됩니다. 코로나를 이유로 국경을 열지 않았던 북한이 국제 축구 경기를 위해 국경을 개방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이번 월드컵에 참가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어 인민들의 시름을 잠시나마 덜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목용재: 북한이 지난달 '전승절' 행사에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의 입국도 허용했습니다. 이런 상황 등을 통해 북한의 국경 개방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데요.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은 지난 7.27 이른바 '전승절'에 러시아와 중국 대표단을 초청해서 행사를 치렀습니다. 코로나 봉쇄 기간 그 어떤 국가 대표단도 받아들이지 않았던 북한이어서 이런 교류를 통해 국경을 개방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2020년 상반기 북한이 신형 코로나로 인해 국경을 봉쇄한 이후 외국 인사의 북한 입국이 확인된 건 지난 3월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의 평양 부임 이후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북한이 공식사이트를 통해 골프대회를 홍보하고 항저우 아시안 게임대표단을 확정하고 세계축구인들의 최대 축제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 외에도 정전기념일에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까지 공식초청해 입국을 허용한 것 등을 볼 때 북한이 국경을 개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북중, 북러 사이에 물자교류는 시작됐으나 본격적으로 국경을 이른 시일 내에 개방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북한이 9월에 이른바 공화국 창건 75돌을 맞게 됩니다. 이 명절을 계기로 물자에 대한 수요는 커질 것이고 따라서 북중 사이, 북러 사이 무역은 확대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가 코로나를 빌미로 주민 통제를 강화하여 왔고 코로나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현 형세 아래에서 외국과의 인적 교류는 필요시마다 일시적으로 열었다 닫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합니다.
목용재: 북한이 본격적으로 국경을 개방하려면 방역과 관련한 상황에 자신감을 갖고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현재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이 어떨 것으로 보십니까?
고영환: 현재 북한 매체들의 사진을 보면 일부 행사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일부 행사 등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현상들이 반복돼 보이고 있습니다. 북중 압록강 변강지역에서도 최근 마스크를 다시 쓰는 주민들의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도 코로나 변종 출현으로 인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조금씩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의료 환경이 취약하고 인민들의 면역력이 낮아져 있는 북한에서도 열이 발생하는 환자들의 숫자가 늘어난다는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외국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북한 내 신형 코로나 전염병이 완전히 정복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면역력이 낮은 사람들부터 코로나가 확산된다는 특성과 북한에서 코로나 왁찐을 접종 받은 사람들의 수가 매우 적다는 사실을 고려해 볼 때 북한에서 또다시 코로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참으로 걱정이 많습니다.
목용재: 11일 중국 베이징 소재 북한전문 여행사인 '고려투어'가 북한이 조만간 국경을 공식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 밖에 있는 북한 국적의 사람들의 귀국이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에는 외교관이나 비정부기구 관계자 등으로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반적인 수준의 국경 개방까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