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북, 예상치 못하는 시점에 핵실험 단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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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미국의 중간선거가 종료됐습니다. 이번 주 세계의 이목은 여기에 집중됐는데요.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이와 관련한 북한의 핵실험 도발 가능성 등에 대해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미국의 중간선거가 막을 내렸습니다. 그 결과 종합해서 알려주시죠.

고영환: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에 시작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에서 근소한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측되지만 상원을 포함해 미국 입법부의 전체 지형이 확정되기까지는 한 달 가량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AP통신은 여전히 개표가 진행 중인 선거 이틀째인 지난 9일 자체 예측을 토대로 공화당이 하원에서 크지 않은 의석차로 다수당을 차지하겠지만 상원은 당분간 승패가 갈리지 않은 채 보류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NBC 방송은 이번 중간 선거 결과 미국 하원에서 공화당이 222석, 조 바이든 대통령이 속해 있는 민주당이 213석을 얻어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상원의 경우 각각 48석씩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했습니다. CNN은 하원의 경우 공화당 204석, 민주당 187석을 차지하고 상원에선 민주 48석, 공화 49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ABC 방송은 하원의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213석과 194석, 상원은 각각 48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집계했습니다. 미국 중간 선거는 미 하원의원 전체, 상원의원 일부, 주지사 등을 뽑는 선거입니다. 당을 상징하는 색이 빨간색인 공화당이 압승을 할 것으로 전망하는 여론 조사기관들이 다수였고 그래서 이른바 '빨간색의 파도'가 미 하원을 휩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 공화당이 민주당과 커다란 차이를 이루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원은 1석 정도의 차이로 민주당이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입니다. 미국 민주당을 상징하는 색깔은 파란색입니다. 민주, 공화 양당의 피 말리는 접전이 이어지며 내달 6일 예정된 조지아주 결선 투표 결과에 따라 향후 2년 간 미국 국회의 권력 모습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에서 일단 승리를 하여 바이든 행정부를 견제할 발판을 마련하긴 했지만 예상하였던 압승에는 이르지 못해 정치적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의외의 선전을 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목용재: 한국 출신 의원들의 약진도 이번 선거에서 돋보였는데요. 이 내용도 소개해 주시죠.

고영환: 미국 중간선거에서 한인 2세, 그러니까 한국 사람이 미국에 이민을 가서 낳은 자녀 중의 한 명인 앤디 김(40) 연방 하원의원이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26년 만에 한국계 3선 의원이 탄생했습니다. 한국 이름이 '순자'인 매릴린 스트리클런드(59) 하원의원이 선거 승리를 선언했고, 개표가 진행 중인 한국명 김영옥, 미국 이름 영 김(59) 하원의원과 한국명 박은주, 미국 이름이 미셸 박 스틸(67) 하원의원도 선거 개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국계 현역 하원 의원 4명 모두 연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입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네 명의 한국계 의원들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인의 정치력이 확장하고 미국 정계에서 '한국인의 힘'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앤디 김 의원은 뉴저지주 3지구 선거에서 공화당의 밥 힐리 후보를 꺾고 당선을 확정한 후 당선 소감에서 "2년 더 의회에서 이 지역구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선출된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순자'라는 한국 이름으로 잘 알려진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당선 후 발표한 소감에서 "미국 사회에서 한국계 미국인의 목소리를 키우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목표"라며 "더 많은 미국인이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이번 중간선거에 한국계 미국인 후보들이 대거 출마한 가운데 한인 이민 120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계 미국인 부지사가 탄생했습니다. 실비아 장 루크 하와이주 민주당 부지사 후보는 공화당 후보를 따돌리고 부지사에 선출됐습니다. 미국에 이민간 한국인들이 대단한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목용재: 중간선거와 함께 주목됐던 것은 북한이 이 시기에 맞춰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아직까지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았습니다. '핵실험 임박'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한국 정부의 판단이죠?

고영환: 북한이 중국 공산당 제 20차 대회가 끝나는 시점부터 미국중간 선거가 시작되는 시기 사이에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 넘어 북한은 7차 핵실험을 하지 않았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지난 달 18일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해 결단만 남은 상황이라며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분석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권영세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2~3개월 전에 제7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했는데 아직 단추를 누르지 않고 있는 것이냐'는 정진석 의원의 질문에 "여러 각도에서 북한이 현재처럼 준비가 다 된 상태에서 왜 결단을 내리지 않는지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북한의 7차 핵실험 시기와 관련해 "언제 핵실험을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지 그것을 지금 저울질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발언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는 끝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방송을 하는 현 시점에도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아직까지는 핵실험을 감행하고 있지 않은데요. 북한의 핵실험과 추가 도발 가능성,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저는 북한이 핵실험을 미국 중간 선거에 맞추어 강행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중국의 만류나 영향력의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세계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이 7차 핵실험이 중국 당대회와 미국 중간 선거 사이에 강행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을 보면서 김정은 당 총비서가 상대방의 허를 찌르기 위해 다른 시점을 찾으려고 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북한은 올해 말 김정은 총비서 자신의 최고사령관 취임 기념일 전이나 내년 자신의 생일인 1월 8일 혹은 김정일 생일 2월 16일 등 계기들에 맞추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일단 높아 보입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몹시도 추운 겨울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한국 군은 동해 북방한계선 이남으로 떨어진 북한 미사일을 인양해 그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를 통해 최근 북러 간 연계 가능성도 언급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지난 2일 북한이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쏜 미사일을 한국군이 바다에서 찾아 내어 인양한 후 분석을 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분석 결과 이 미사일은 옛 소련이 개발한 SA-5 지대공미사일(러시아명 S-200)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명 SA-5 지대공 미사일은 1960년대 옛 소련이 개발한 지대공미사일로 길이 10.7m, 직경 0.86m, 탄두 중량 217kg 등의 제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군은 북한 미사일이 속초 앞바다에 낙하하자 주변을 수색해 길이 약 3m, 폭 약 2m의 잔해를 지난 6일 찾아내어 수거했습니다. 북한 미사일의 주 날개 4개와 액체 연료통, 엔진과 노즐 일부가 붙어 있는 동체가 인양됐습니다. 수거된 잔해 동체에는 러시아어 표기가 있었습니다. 국방부 소속 연구기관의 관계자는 "이 미사일은 북한의 신형 SRBM, 즉 단거리 미사일과 비교해 정확도가 떨어지며 궤적도 우리 군의 체계로 충분히 요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군은 주로 구소련제 무기를 사용하거나 이 무기들을 복제 생산하여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미사일 잔해 수거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됐습니다. 허공으로 올라 간 수많은 북한 미사일들, 숱한 외화 낭비에 한국 군에 의한 미사일 관련 정보 노출까지, 이런 소식들을 듣는 북한 인민들은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합니다.

목용재: 이런 상황 속에서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또다시 발사했는데요. 이제 미사일 제고를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이 났습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