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북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향후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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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와 한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조항에 대한 효력 정지로 대응했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결국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습니다. 먼저 이 내용 정리해 주시죠.

고영환 : 북한 중앙통신이 지난 22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 운반 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계속하여 통신은 "'천리마-1형'은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정상비행해 발사 후 705초만인 22시 54분 13초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며 "정찰위성 발사는 자위권 강화에 관한 북한의 합법적 권리이며 적들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준동으로 나라와 주변 지역에 조성된 안전 환경에 부합되게 공화국 무력의 전쟁준비 태세를 확고히 제고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중앙통신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멀리서 발사체 '천리마-1형'의 화염을 지켜보는 모습, 하늘을 올려다보는 모습, 작업자들과 함께 환호하는 모습 등이 사진에 담겼습니다. 북한은 지난 5월 31일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탑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을 최초 발사했지만, 2단 로켓 점화에 실패해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여km 해상으로 추락했고 지난 8월 24일 2차 발사는 1단부와 페어링, 즉 1단과 2단 연결부위는 북한이 예고한 지역과 비슷한 곳에 떨어졌으나, 2단 추진 단계에서 비정상 비행한 끝에 실패로 끝난 바 있습니다.

목용재 : 일단 북한의 이번 발사가 성공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데요. 현재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고영환 : 일단 북한 측은 지난 21일 밤 발사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12월 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착수한다고 11월 22일 밝혔습니다. 중앙통신은 김 총비서가 지난 22일 오전 10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해 궤도에 진입한 '만리경-1호'의 작동 상태와 세밀 조종, 항공우주촬영 상황을 점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발언 중 주목되는 부분은 그가 "공화국 무력이 이제는 만리를 굽어보는 '눈'과 만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을 다 함께 수중에 틀어 쥐였다"면서 "우리의 위력한 군사적 타격 수단들의 효용성을 높이는 측면에서나 자체 방위를 위해서도 더 많은 정찰위성들을 운용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강조한 부분입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언급한 '주먹'은 핵탄두 적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눈'은 군사정찰위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계속하여 "정찰위성들을 더 많이 발사해 나갈 것"을 지시했습니다. 한편 한국 군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이 우주궤도에는 진입한 것으로 지난 22일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합참은 "위성체의 정상작동 여부 판단에는 유관 기관 및 한미 공조 하에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목용재 : 일단 위성은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는군요. 그런데 문제는 북한이 쏘아올린 위성의 성능이 어느정도 수준인지 여부일텐데요. 조악한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북한의 감시, 정찰능력은 크게 향상되는 것은 아닌가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김정은 총비서는 특히 2년 전부터 군사정찰위성 제작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당 제8차 대회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했고 이듬해 3월 지금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으로 격상된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했습니다. 올해 4월에는 딸을 데리고 우주개발국을 방문하여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완성됐다는 소식을 내외에 알리면서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5월 1차 발사와 지난 8월 2차 발사는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3번째 시도에서는 괘도 안착에 성공했습니다. 한국 군도 북한이 발사한 위성이 우주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지만 아직 위성체의 정상작동 여부 판단에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10월까지 3차 위성발사를 공언하였지만 예고한 시각을 넘겨 지난 21일 발사한 것은 대내 결속을 다지려는 의미도 있지만 한국이 오는 30일 독자 정찰위성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북한이 선수를 쳤다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북한 정찰위성의 성능을 당장 구체적으로 파악할 순 없지만, 정상 작동한다면 한국에 군사적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북한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3M급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해상도 3M는 가로세로 3M가 점 하나로 표현된다는 의미로 정찰위성치고는 해상도가 낮아 그 가치는 크다고 볼 수 없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연속적인 추가 발사를 통해 복수의 정찰위성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고 그 실행이 일정 정도는 가능성이 있어 정찰 능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목용재 : 한국 정부는 이에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조항 효력정지로 맞대응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북한이 이른바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였다고 선언하면서 한국 정부는 그 대응으로 9.19 남북군사합의서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정찰위성을 쏜 다음날인 지난 22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어 9.19 남북군사합의 1조 3항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정지를 의결했습니다. 효력 정지된 조항은 군사분계선 주변 일정 구역에서 비행을 금지한 것으로 그동안 북한보다 우월한 공중 정찰 자산을 보유했던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해 왔습니다. 효력정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시행됐습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해당 조항의 효력 정지에 대해 "군사작전에 가장 문제가 되던 공중감시 및 정밀타격 능력을 우선적으로 해결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해당 조항의 효력 정지로 한국군은 영상정보 수집 기능을 가진 RF-16 정찰기, 신호정보 수집 기능을 가진 백두 정찰기들, 군단급 무인기인 송골매와 사단급 무인기들을 군사분계선 가까이까지 접근시켜 북한 군의 동향을 정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한국 군의 우세 전력이었던 공중정찰 전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9.19 합의문 자체가 애초에 잘못됐기에 이번 한국 정부의 결정은 이를 바로 잡았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목용재 : 제가 최근 한국이 9.19 합의 일부 효력정지 중단 선언을 한 것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이겠냐고 특보님께 여쭤봤었는데요. 그때 합의 전면폐기를 선언할 것으로 전망하셨었죠. 그렇다면 향후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북한은 지난 23일 9.19 남북군사합의에 구속되지 않겠다며 이 합의에 따라 지상, 해상, 공중에서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들을 즉시 회복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남북합의문 전문에 대한 합의 파기를 선언한 것입니다. 북한 국방성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군사분계선 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군사 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 하면서 "대한민국것들은 현정세를 통제불능의 국면에로 몰아간 저들의 무책임하고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행위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고 한국을 협박하고 나섰습니다. 북한 군은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가 개시된 지난 22일 밤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향후 북한은 일정한 수준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높여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전쟁 접경 수준으로까지 정세를 긴장시키는 것은 북한 지도부에게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목용재 : 북한의 위성발사에 대해 국제사회도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는 27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안보리는 지난 2018년 이후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등으로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나 결의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요. 국제사회가 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보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