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큰물피해 의도적 조작 파문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6-09-19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나선시 선봉지구 백학동을 현지지도할 때 수해 복구작업에 투입된 군인들과 함께 들판에 쪼그려 앉아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을 4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당시 김 제1위원장은 수만 명의 군인이 사진촬영을 위해 한자리에 모일 때까지 1시간30분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제1위원장이 친근하고 격의없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며 상대적으로 약한 지지 기반을 보완하는 일종의 '민심 결집용 수단'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나선시 선봉지구 백학동을 현지지도할 때 수해 복구작업에 투입된 군인들과 함께 들판에 쪼그려 앉아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을 4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당시 김 제1위원장은 수만 명의 군인이 사진촬영을 위해 한자리에 모일 때까지 1시간30분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제1위원장이 친근하고 격의없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며 상대적으로 약한 지지 기반을 보완하는 일종의 '민심 결집용 수단'으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과 여러 가지 현상들을 알아보는 ‘북한은 오늘’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북한의 언론들이 이번 두만강 유역 큰물피해를 적대세력과의 대결전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런 대결전의 선봉에 있어야 할 김정은은 자칭 ‘인민의 지도자’라는 허울마저 아예 벗어 던진 것 같습니다.

큰물피해 현장엔 얼굴도 안 내밀기에 하는 말입니다. 지난해 라선특별시 선봉지구에서 큰물피해가 발생했을 때도 김정은은 피해현장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살림집 건설이 완공될 쯤에야 기다렸다는 듯 현장에 나타났습니다.

구세주인 듯 갑자기 나타난 김정은이 이것저것 돌아보는 모습을 북한의 언론수단들이 총 동원돼 보도했습니다. 안 봐도 뻔하다고 이번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정작 고통을 겪는 인민들은 외면하다가 큰물피해 복구가 끝날 쯤에 또 나타나겠죠.

그리고는 큰물복구를 위해 자신이 큰 업적을 남긴 양 얼굴을 내밀며 다닐 것이고 북한의 언론들은 이구동성으로 선전하기에 바쁘겠죠. 인민의 지도자라면서 정작 인민과 고통을 나누려 하지 않는다면 인민은 그 지도자를 외면하기 마련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민심을 다 잃은 김정은이 이번 기회에 그나마 남아있던 인민의 기대마저 스스로 허물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인민의 지도자는 항상 인민과 함께하고 인민이 고통을 느낄 때 함께 앞장서서 고통을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요?

자, ‘북한은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8월 30일부터 9월 2일까지 내린 장마로 북한 두만강 유역이 초토화됐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큰물피해 복구를 위해 무려 20만명이라는 인원을 동원했다고 하는데요. 정작 북한은 큰물피해가 났을 당시에는 그 실상을 알리기 위해 지금처럼 떠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핵실험을 하고 난 뒤에야 갑자기 생각난 듯이 큰물피해 상황을 보도하느라 열을 띠고 있습니다. 지어 북한은 이번 두만강 유역의 큰물피해가 “해방 후 처음인 대재앙”이라고 다소 과장된 표현을 써가며 여론을 확산시키기에 분주합니다.

하지만 “해방 후 처음”이라는 북한 당국의 선전이 주민들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이번 큰물피해가 해방 후 처음인 대재앙이라면 고난의 행군은 자연재해로 인한 것이 아닌 인재임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김정은을 비난했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 역시 “걸핏하면 세계적이요, 전대미문이요, 이상한 말들만 가져다 붙이는데 이번 큰물피해가 정말 해방 후 처음인 대재앙인지 따지고 싶다”며 “아무리 피해가 크다고 해도 가져다 붙일 말과 붙이지 말아야 할 말이 따로 있다”고 북한 정권을 질타했습니다.

북한은 1960년대 평양시 큰물피해와 1984년 자강도의 큰물피해, 2004년 ‘고난의 행군’으로 이어졌던 큰물피해를 비롯해 이번 두만강 유역의 큰물 피해보다 더 극심한 피해를 많이 겪었다는 주장입니다.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에 원조를 구걸하는 것에 대해서도 소식통은 “전시예비물자로 신발부터 천막, 옷가지와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재앙에 대비할 수 있는 준비는 어느 나라보다 잘 되어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이번 큰물피해는 북한보다 중국 측의 피해가 더 크다며 중국은 기계수단 몇 대가 나와 피해복구를 하는데 북한은 기계장비들이 없어 개미떼처럼 사람들이 달라붙어 흙탕물과 씨름질 하고 있다고 개탄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크게 떠들어서 그렇지 기계와 시멘트, 철근만 있으면 큰물피해 복구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실제 피해를 많이 본 지역은 두만강 가까이에 있던 살림집과 공공건물들이라고 그는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 현지에서는 이번 큰물피해가 김정은 정권의 계획적인 모략이라는 음모론이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이번 큰물피해는 백두산청년발전소와 원봉저수지, 구운저수지의 수문을 일시에 개방해 발생했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국경을 맞댄 두만강 유역의 저수지 수문들을 개방하려면 미리 중국에 통보를 해야 하는데 북한 당국이 수문을 개방한다는 사실을 중국에 알렸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중국에 통보하지 않고 수문을 개방했다면 북한 주민들의 피해를 감수하면서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중국의 침략에 수공작전으로 맞설 수 있는지를 타진해 보았다는 것이 음모론의 실체라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실제 중국 당국이나 언론들은 이번 큰물피해가 북한에 의해 일어났음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 의혹을 더 부풀리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북한은 이미 압록강과 연결된 양강도에 13억 입방의 물을 가두는 삼수발전소 언제(댐)를 건설했으며 이는 유사시 중국을 향한 수공작전을 위한 목적에서 건설됐음을 양강도 주민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이번 두만강 유역의 큰물피해가 북한이 유사시 중국에 맞서 준비하고 있는 수공작전을 시험한 것이라면 중국은 임의의 시각에 압록강과 두만강을 통해 막대한 큰물피해를 입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며 더욱이 유사시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건너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중국이 깨닫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이번 큰물피해와 관련해 더욱 의심을 키우는 것은 왜 주민들에게 미리 수문개방을 알리지 않고 대피를 유도하지 않았냐는 것”라고 양강도의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문개방과 관련한 항의를 받을 경우 자신들도 미처 대처할 시간이 없었다는 구실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분석입니다.

한편으론 큰물피해를 일부러 만들어서라도 김정은을 향한 북한 주민들의 반감을 가려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큰물피해가 나기 전 북한의 민심이 그 정도로 흉흉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큰물피해가 났음에도 핵실험을 강행해 그 동안 핵보유에 찬성했던 북한 주민들까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그들은 언급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이런 근거들로 하여 주민들속에서 이번 큰물피해가 김정은 정권 때문이라는 음모설이 거침없이 확산되고 있다며 큰물피해를 직접 당한 주민들은 이러한 음모설을 유언비어가 아닌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때늦게나마 복구인력을 들이밀었기 망정이지 조금만 시간을 지체했더라면 피해지역 주민들의 대량 탈북을 비롯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을 수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큰물피해는 두만강을 지키던 국경경비대가 가장 큰 손실을 입어 군인들의 분노도 컸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피해 복구 상황과 관련해 소식통들은 사람이 없어 복구를 못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너무 많아 발을 디딜 틈조차 없어 복구가 더 지체되고 있다고 북한 당국의 지혜롭지 못한 처사를 비난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큰물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식량을 비롯한 그 무슨 ‘선물’을 보내주었다는데 대해서도 소식통들은 북한 주민들도 이젠 김정은의 선물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구분할 줄 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청취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