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굶어죽는 '백두선군청년발전소' 꽃제비

서울-박성우, 문성휘 xallsl@rfa.org
201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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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ryong_plant-305.jpg 북한 평안남도 개천시에 건설된 구룡강1호 청년발전소.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 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요즘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에서 식량난이 심화되었던 지난 1월, ‘백두선군청년발전소’ 독립중대에서 무연고(꽃제비) 청소년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북한 당국이 국토환경보존이라는 구실아래 사금을 캐는 주민들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1. ‘백두선군청년발전소’ 꽃제비들 굶어죽어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네, 올해 1월 중순경이었죠? 북한당국이 주민들을 상대로 ‘군량미’를 거두어들이지 않았습니까? 이 때문에 장마당에서 식량가격이 급등하는 큰 혼란이 있었고 일부에선 ‘아사자가 나왔다’는 소문도 돌았었지요?

문성휘 : 네, 1월 12일에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상대로 ‘군량미 원호’사업을 발표했습니다. 바로 그 다음날이죠? 1월 13일에 양강도 혜산시와 함경북도 청진시를 비롯한 모든 장마당들에서 쌀 가격이 최고 3천300원까지 치솟았는데요. 그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도 북한주민들에 닥친 식량난에 큰 우려를 표하지 않았습니까?

굶주림을 견디지 못한 군인들의 집단탈영이 속출했고 일부에선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들이 아사한 사례도 있다’ 이런 보도들이 줄을 이었는데요. 일반주민들보다는 군인들과 돌격대와 같이 북한당국이 직접 먹여 살려야 하는 집단 생활자들 속에서 식량난이 더 심했다는 것입니다.

양강도 백암군에 건설되고 있는 ‘백두선군청년발전소’라고 있지 않습니까?

박성우 : 네, 있습니다. 지난해 5월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양강도 현지시찰을 하면서 ‘제일 먼저 들렸던 곳’이다 이렇게 보도가 됐죠?

문성휘 : 맞습니다. 그게 백암군 황토리에 건설되고 있는 건데요. 올해 말까지 완공을 목표로 청년동맹이 맡아서 2003년 6월부터 건설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동원된 인원만 각 지방의 ‘청년동맹’원들로 1만 2천 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한 개 돌격대 여단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두선군청년발전소’ 돌격대에 가면요. 여단 직속으로 제일 힘들고 특별한 작업에만 동원되는 2개의 중대가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제일 힘든 일만 하는 중대, 어떤 중대입니까?

문성휘 : 그게 ‘꽃제비 중대’하구 ‘꼽바크 중대’라고 하는데요. 꽃제비는 뭐 다 아는 말이고, 꼽바크라는 건 북한에서 ‘노동단련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왜 그렇게 부르는지는 저도 잘 알 수 없고요.

그게 2009년이었다고 하는데요. 후계자 김정은이 ‘150일 전투’라는 걸 지시하면서 건설장에 부족한 노동력의 일부를 꽃제비들과 경범죄자들, 그러니깐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는 주민들에게 맡기라는 지시가 있었대요.

그래서 청년동맹 ‘불량청소년 그루빠’가 거리를 방황하는 꽃제비들을 잡아들이고 또 ‘노동단련대’에 수감된 사람들 중에서 ‘청년동맹원’들만 따로 뽑아서 조직한 것이 바로 ‘꽃제비중대’와 ‘꼽바크 중대’입니다.

박성우 : 아, 그런 사람들로만 조직되었으니 제일 힘들고 특이한 작업에만 동원시켰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150일 전투’가 한창이던 2009년 9월에 도요? ‘백두선군청년발전소’에서 ‘바라시멘트’ 하차작업에 동원되었던 12명의 ‘꽃제비중대’ 돌격대원들이 쏟아져 내리는 시멘트에 깔려 통째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박성우 : ‘바라시멘트’는 뭡니까?

문성휘 : ‘바라시멘트’라는 게 뭔가 하면요. 북한에는 바라시멘트, 바라맥주, 바라술, 이런 말이 많습니다. ‘바라’라는 말은 ‘비포장’, 그러니까 ‘포장되지 않은’이라는 뜻의 북한말인데요.

포장되지 않은 시멘트를 그대로 화물차 칸에 싣고 오면요. 위는 바람과 비에 젖어 딱딱하게 굳어버립니다. 그러니 밑으로부터 파들어 갔는데 시멘트가 통째로 무너져 내렸다는 거죠.

박성우 : 참 안타까운 일이네요. 꽃제비들이니 그렇게 죽어도 누가 하소연할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문성휘 : 그렇죠. 죽으면 관도 없고 비석도 없이 통째로 산에 묻는다고 합니다. 아마 통일이 되면 그런 시신들을 우리가 정히 수습해야 할 것 같아요.

올해 1월에는 워낙 후방물자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는데 특히 돌격대 간부들이 ‘꽃제비중대’ 식량을 왕창 떼어먹다나니 거의 전부가 영양실조에 걸려 쓰러졌다는 겁니다.

박성우 : 꽃제비라면 워낙 먹지 못해서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것이 아닙니까?

문성휘 : 네, 그러다나니 다른 사람들보다 이 사람들이 먼저 쓰러진다는 거죠. 이상한 건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들을 보면 남자들이 더 빨리 죽는대요. 왜 그런지 저도 이유를 잘 알 수 없고요. 결국 그중에서 11명이 사망했는데 대부분 17살부터 19살짜리 청소년들이라는 겁니다.

박성우 : 한국에서는 17살부터 19살이라면 부모 밑에서 한창 공부를 해야 할 나인데 그렇게 고역에 시달리다 굶어서 사망했다니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2. 국토 보존위해 개인 사금채취 금지


박성우 : 자, 이번엔 다른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북한 당국이 개인들의 사금채취를 중단시켰다’ 이렇게 문기자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나마 사금채취로 간신히 먹고 사는 주민들이 많다던데 왜 갑자기 이렇게 중단시켰다는 겁니까?

문성휘 : 네, 겉으로는 ‘국토환경보존을 위해서다’ 이렇게 법적 조취의 이유를 둘러댄다는 데요. 그런데 정말로 북한 당국이 국토보존을 위해 개인들의 사금채취를 중단시켰다면 이해가 가겠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박성우 : 다른 이유가 있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사금이라는 게 모래 속에서 채취하는 금이 아닙니까? 이런 건 북한 당국이 직접 돈을 들여 매장지를 찾거나 하는데 매우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일단 순도가 높은 사금이 나온다고 해도 몇 달만 채취하다보면 바닥이 나는 경우가 많고, 그렇게 하니까 국가가 자금을 들여 개발할 수도 없는 겁니다.

이에 반해 당장 식량과 먹고살 방도가 급한 주민들은 여기 저기 강바닥을 뒤지고 다니며 사금의 맥을 찾게 됩니다. 그러다 금이 좀 나온다 하면 그쪽으로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들거든요.

이처럼 주민들이 찾아낸 사금채취장들을 ‘국토보존’이라는 구실로 다 빼앗아 외화벌이 기관들에 넘긴다는 거예요.

박성우 : 아, 그러니 개인들의 돈벌이 수단을 빼앗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문성휘 : 네, 결국 그거죠. 사금채취를 해서 먹고사는 사람들은 사실 제일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1톤의 모래를 파내야 잘하면 0.5그램 정도의 금이 나온다고 하거든요. 근데 북한이 외화벌이로 금을 수집할 때 개인들에게 그램당 9천원을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금을 중국 상인들에게 가져가면 북한 돈 1만4천원을 준다고 하거든요.

박성우 : 5천원을 더 주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러니 북한당국이 아무리 사금을 수매하라고 강조해도 사람들은 모두 중국 상인들에게 직접 판다는 겁니다.

아마 이런 영향이 개인들의 사금채취를 중단시킨 배경중의 하나라고 그렇게 보여집니다. 그리고 보다는 내년이 2012년이 아닙니까? 외화벌이 기관들에 예년보다 3~4배가량의 무역과제들이 떨어졌다고 하거든요.

그러니 주민사정은 외면하고 돈이 될 만한 것은 무엇이든 다 빼앗는다는 겁니다. 비록 사금뿐이 아닙니다. 이제 5월부터는 낙지(오징어)철인데요. 올해부터는 바닷가에 개인들의 낙지잡이도 상당히 제한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벌써부터 어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그런데 사금을 캐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가 보죠?

문성휘 : 사금채취장들을 가보면요. 사람의 힘이 이렇게 엄청나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순수 삽 한 자루에 의지해 그 많은 모래들을 파헤치는데 정말 엄청납니다. 그리고 금이 나오는 곳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거든요.

함경북도 장진군에 가면 ‘갈전리’라는 농촌마을이 있는데 장진강의 지류가 흐르거든요. 그쪽은 도무지 언제(둑, 댐)를 만들 수가 없어요. 너무도 파헤쳐서 그게 또 장마철이면 엄청난 물난리로 이어지거든요.

5월쯤 되면 아이고 어른이고 사람이 바글바글 끓어요. 그렇게 어렵게 사금을 채취해 살아가는데 그마저도 못하게 한다니 정말 걱정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박성우 : 네, 2012년 ‘강성대국’ 선포를 앞두고 북한당국이 외화벌이가 오죽 급하면 이런 조치까지 취하겠는가, 이렇게 이해는 갑니다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선 당장 주민들의 살길부터 열어주어야 하는 게 통치자의 도리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자, 문성휘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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