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봉국제관광지구’ 개발 배경

서울-문성휘, 오중석 xallsl@rfa.org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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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의 중국 쪽 관광코스 가운데 하나인 북파(北坡) 코스로 향하는 입구의 모습. 매표소 외벽에 백두산의 중국 이름인 창바이산(長白山)이 크게 쓰여 있다.
백두산의 중국 쪽 관광코스 가운데 하나인 북파(北坡) 코스로 향하는 입구의 모습. 매표소 외벽에 백두산의 중국 이름인 창바이산(長白山)이 크게 쓰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 내부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이 중국 길림성 화룡시와 ‘무봉국제관광지구’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 한 배경에는 ‘백두산관광지구’ 개발로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여 외화를 벌기 위한 노림수가 있다고 양강도의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오중석: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지난 6월 4일이죠. 문 기자가 “북한 이 중국인 투자자들을 끌어 들여 ‘백두산관광지구’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내용을 우리방송을 통해 보도했는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지금껏 북한에 대한 투자를 꺼리던 중국인들이 왜 갑자기 ‘백두산관광지구’ 개발에 투자하는지가 궁금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좀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네, 최근 북한은 철도와 공항을 비롯해 ‘백두산관광지구’를 자체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직 중국인 투자자들이 실제적으로 자금을 투자한 건 없다고 하는데요. 북한이 ‘백두산관광지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원인은 백두산관광을 통해 많은 외화를 벌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양강도 경제특구개발총국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이렇게 갑자기 ‘백두산관광지구’ 개발에 속도를 내게 된 바탕에는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화룡시와 투자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중석: 네, 북한이 올해 4월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화룡시와 ‘무봉국제관광지구’ 의 공동개발에 합의를 했는데 이게 ‘백두산관광지구’ 개발과 연관이 있다는 얘기군요?

문성휘: 네,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잠깐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김정은 정권이 요란하게 선전하며 건설한 ‘마식령스키장’의 사례를 좀 살펴 볼 필요가 있는데요. 북한은 2013년 1월에 ‘마식령스키장’ 제1단계건설을 준공식을 가지고 외국관광객들을 대대적으로 모집하기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마식령스키장’은 외국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숱한 자금만 쏟아 부은 채 국제사회에서 망신을 자초하고 말았습니다. 북한이 지금까지 ‘백두산관광지구’ 개발에 손을 대지 못 한 것도 이런 경험 때문이라고 합니다.

오중석: 네, ‘백두산관광지구’를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개발해 놓는다고 해도 자칫 ‘마식령스키장’처럼 관광객 모집에 실패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얘기인가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백두산은 이미 중국 측이 장백산관광 지구를 훌륭히 개발해 놓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백두산관광지구’를 개발했다가 관광객들을 찾지 못하게 되면 ‘마식령스키장’과 같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 된다는 거죠.

오중석: 네, 북한이 왜 선뜻 ‘백두산관광지구’ 개발에 나서지 못했는지 이해가 갑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북한이 ‘백두산관광지구’를 개발해 관광객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어떤 새로운 방법이라도 마련이 되었다는 건가요?

문성휘: 네,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렇다는 겁니다. 북한은 4월 22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정령으로 삼지연군 무봉노동자구를 ‘무봉국제관광특구’로 개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실은 이런 발표가 있기 전에 북한이 “중국 길림성 화룡시와 무봉지구 개발에 합의를 했다”고 양강도 경제특구개발총국의 한 관계자가 전해주었습니다.

오중석: 네, 그렇군요.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는 “무봉노동자구의 일부를 ‘국제관광특구’로 개발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삼지연이 아닌 무봉노동자구의 일부라고 했는데 이게 백두산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을 까요?

문성휘: 바로 그 부분과 관련해 북한과 화룡시 당국 사이에 “무언가 이면적인 계약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실제 양강도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길림성 화룡시에서 약 천명가량의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이 삼지연에 머물며 여러 관광개발지들을 돌아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오중석: 얼마 전에도 문 기자가 화룡시에서 천명가량의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이 삼지연군 곳곳을 돌아보고 있다고 애기를 했었는데요. 한두 명도 아니고 천명이면 이게 단순한 투자자들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많은 인원이 아닌가요?

문성휘: 네, 저도 그런 점 때문에 현지 소식통들을 통해 거듭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결론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길림성 화룡시 당국의 ‘무봉국제관광지구’ 개발투자는 한갓 명분뿐이라는 거죠. 실제로는 이게 ‘백두산관광지구’ 개발이라는 것입니다.

오중석: 그렇다면 더 이상한 것 아닌가요? 길림성 화룡시 당국이 ‘백두산관광지구’ 개발에 참여하면서 굳이 진짜 목적을 감추고 투자에 나설 이유가 뭘까요?

문성휘: 그건 북한에서 백두산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재 백두산, 중국에서는 백두산을 장백산(長白山)이라고 부르죠. 이런 장백산관광은 길림성 백산시 장백현과 안도현 이도백하(二道白河)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백산시는 길림성에 속한 하나의 도시이고요. 안도현은 화룡시와 함께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에 속해있습니다. 같은 길림성이라고 해도 지역적 소속이 다르고 백두산관광을 통한 돈벌이를 두고도 치열한 경쟁을 벌리고 있다고 하는 데요. 그동안 중국인들이 북한 ‘백두산관광지구’에 선뜻 투자를 못한 원인에는 백두산을 둘러싼 장백현과 안도현의 완강한 반대도 한몫을 했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오중석: 안도현과 장백현 당국이 중국인들이 북한 ‘백두산관광지구’에 투자를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해 왔다는 주장인가요?

문성휘: 네, 그런 주장입니다. 화룡시가 북한 ‘백두산관광지구’에 투자를 결심한 것도 관광활성화가 목적이라고 합니다. 화룡시는 농업과 산업이 발달돼 있으나 관광지로는 그다지 인기가 없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산업과 농업이 발달돼도 관광객들이 없으니 주민들의 직접적인 수입으로 연결이 되지 않아 화룡시의 고민도 컸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인데요. 이런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화룡시는 2008년부터 관광자원 개발에 팔을 걷고 나섰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과 국경을 마주한 숭선진을 관광지로 꾸리고 ‘진달래 축제’가 성공해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진달래 축제’는 봄철 한동안뿐이고 숭선진 관광은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만약 화룡시가 백두산으로 직접 관광할 수 있는 코스를 가지게 된다면 이는 봄철 ‘진달래 축제’에 이어 겨울철 ‘민속빙설놀이’, 여름철 ‘백두산 관광’까지 사계절 관광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것입니다.

오중석: 화룡시 당국이 ‘관광으로 도시를 살리자’이런 구호를 내걸고 관광 사업에 큰 의욕을 보이고 있는데 그런 속사정이 있었군요.

문성휘: 네, 맞습니다. ‘관광으로 도시를 살리자’ 이런 구호는 2011년에 화룡시 당국이 처음으로 내 걸었다고 합니다. 그런 구호아래 화룡시는 백두산 관광의 길을 열기 위해 안간 힘을 써왔습니다.

다행스럽게 화룡시는 양강도 삼지연군 무봉지구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백두산이 양강도 삼지연군에 속해 있으니 무봉지구를 통해 북한 쪽으로 백두산 관광길을 열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거죠.

오중석: 그래서 화룡시가 삼지연군 무봉노동자구에 ‘무봉국제관광지구’를 개설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거군요.

문성휘: 네, 그렇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북한도 ‘무봉국제관광지구’를 통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고 중국 화룡시도 ‘무봉국제관광지구’를 통해 ‘관광으로 도시를 살리자’는 구호를 실현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화룡시도 백두산을 독점하고 있는 길림성 장백현과 조선족자치주 안도현의 반발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래서 ‘무봉국제관광지구’라는 표면적인 구실을 만들어냈다는 게 북한 양강도 소식통들을 통해 얻어낸 ‘백두산관광지구’ 개발의 내막입니다.

오중석: 네, 그러지 않아도 북한과 중국 길림성 화룡시가 ‘무봉국제관광지구’라는 다소 어정쩡한 관광개발에 합의한데 대해 의문이 많았습니다. 오늘 이 시간을 통해 그러한 의문들이 다소 풀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요. 문 기자 오늘도 수고 많았습니다. 다음시간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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