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장마피해로 북 건설공사 지연

서울-박성우, 문성휘 xallsl@rfa.org
201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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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_damage_farm-305.jpg 최근 내린 호우로 북한 황해남도 청단군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 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의 큰물피해로 철도망이 심각하게 파괴되면서 건설자재 수송에 많은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중요 건설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당국이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 파고철(고철)밀수가 성행하고 있는 양강도에서는 묘지에 있는 묘비까지 파손되고 있습니다. 묘비 속에 들어있는 철근 때문이라고 합니다.

1. 장마피해로 건설공사들 지연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올해 장마 정말 지겹습니다. 금방 끝났나 싶었는데 또 큰비가 내리고 거기에 태풍까지 올 수 있다는 예보가 있습니다. 서울 일대에도 큰물피해가 심각한데요. 북한 지역도 많은 피해가 났다고 하는데 형편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문성휘 : 네, 북한도 청단군을 포함해 황해남도 지역 농경지 약 357평방km, 그러니까 여의도 면적의 42배에 달하는 논밭이 침수됐다, 이렇게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는데요.

주로 황해남북도와 강원도, 평안남도의 일부에 폭우가 집중되어 적지 않은 손실을 본 것 같습니다. 그 쪽은 통신이 모두 두절되고 장마가 시작되면서 주민왕래가 끊겨 피해상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요.

그러나 평안북도라든지 함경북도를 비롯한 북한의 중부와 북부 지대는 그다지 큰 피해를 입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의 경우만 놓고 보더라도 김책시라든지 길주군에서 냇물이 범람하고 다리가 끊겨 일부 피해가 났다고 하는데 이는 갑자기 한두 시간 내린 국지성 폭우에 의한 피해로 지역 전반에는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일부 파괴된 철길도 복구를 완료해 길주-청진이라든지 혜산-길주행 열차가 임시로 뛰고 있다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흥 이남지역, 그러니까 고원군, 성천군 쪽에 내린 비로 파괴된 철길들은 아직까지 복구되지 못했다는데요. 이로 인해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목표로 한 주요 건설들이 큰 난관에 부닥치고 있다고 합니다.

평양시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에 동원된 대학생들의 경우 잦은 비로 하여 일을 할 수가 없어 7월 12일부터 18일까지 한주 동안 부분적인 휴식을 주었다고 하는데요.

실제 평양시도 대동강이 범람할 수 있다는 우려로 시민들을 동원해 양각도와 릉라도에 제방을 보강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소동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7월 15일 이후로 큰 비가 그치면서 피해가 적었다고 하는데요. 현재는 살림집 건설이 다시 활기를 띠는 모양새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방의 건설장들에서는 식량과 시멘트가 제때에 보장되지 않아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는데요.

희천발전소만 해도 순천시와 개천군 사이의 일부 철길들이 파괴되면서 한동안 건설자들에게 식량이 공급되지 않아 곤란을 겪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급해 맞은 북한 당국이 주변의 시, 군들에서 ‘2호창고’(전시예비식량)식량을 풀도록 조치까지 내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양강도에 있는 ‘백두선군청년발전소’의 경우 현재까지도 철근과 시멘트가 공급되지 않아 공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데다 식량과 소금조차 없어 1만 2천여 명의 돌격대원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10월 10일까지 준공을 목표로 한 ‘백두선군청년발전소’는 지금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데요. 일부 붕괴위험이 있는 물길 굴(터널) 구간들을 철근과 시멘트로 보완해야 하는데 이런 작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합니다.

며칠 전까지 ‘백두선군발전소’에서 일하다가 잠깐 집에 들렀다는 양강도 여단의 한 돌격대원에 따르면 식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통강냉이와 메주콩을 섞은 밥을 반 공기 정도씩 먹고 일을 해야 하는데 가장 시급한 문제는 소금이라는 겁니다.

지난번 태풍 ‘메아리’의 피해로 황해도의 소금밭들이 모두 쓸려갔다는 소문이 돌면서 소금 값이 급등했는데 이번 장마로 인해 소금공급이 완전히 끊기면서 염분부족으로 돌격대원들의 얼굴이 붓고 시력저하가 오는 것과 같은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합니다.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청년동맹 본부에서는 군의 헬리꼽터(헬기)를 동원해서라도 시급한 소금부터 보내달라고 북한 당국에 수차례 요청을 했지만 묵묵부답이어서 돌격대원들의 고통은 나날이 더해가고 있다는데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함경북도의 ‘어랑천발전소’ 건설자들도 식량난과 소금부족은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박성우 : 네, 식량문제도 그렇지만 소금이 없어 건설자들이 큰 고통을 겪는다니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2. 고철 밀수에 수난당하는 묘비들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기입니다. 북한에서 양강도를 중심으로 파고철(고철)밀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던데 고철 밀수를 위해 협동농장의 농기구들까지 훔쳐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요?

문성휘 : 네, 요새 파고철가격이 kg당 600원에서 700원으로 올랐습니다. 그러니 고철밀수는 더 기승을 부리는데 이제는 파고철자원이 말라버려 더 나올 곳이 없는 정도라고 합니다.

고철밀수와 관련해 지금 양강도에서 기막힌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데요.

박성우 : 무슨 일입니까?

문성휘 : 네, 죽은 사람들의 묘비를 부수고 있어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박성우 : 고철밀수를 하는데 왜 묘비를 부순다는 겁니까?

문성휘 : 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북한에서는 대부분 묘비를 나무로 만들어 세웠습니다. 지금도 땔감이 흔한 농촌들에 가면 나무로 만든 묘비들이 많은데요.

그런데 ‘고난의 행군’시기 땔감이 부족해지자 겨울을 나야 하는 도시 주민들이 밤중에 몰래 공동묘지들에 가서 땔감으로 쓰기 위해 나무로 된 묘비들을 모두 잘라냈습니다.

박성우 : 네, 그런 얘기를 탈북자들을 통해 들었습니다. 묘 앞에서 ‘주인님 죄송합니다’하고 세 번 절을 하고 묘비를 가져간다면서요?

문성휘 : 네, 그랬었지요. 그렇게 나무로 된 묘비들이 다 없어지니까 주민들은 하는 수 없이 시멘트로 묘비를 만들어 세웠는데요.

박성우 : 아, 시멘트로 만들면 도둑맞을 걱정이 없겠지요.

문성휘 : 네, 그랬었죠. 그런데 이제 와서 그렇게 시멘트로 만든 묘비들마저 수난을 겪는다고 하는데요. 시멘트로 된 묘비가 수난을 겪는 것은 그 속에 철근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박성우 : 아, 철근이요?

문성휘 : 네, 그냥 시멘트에 모래만 섞어서 만들면 트거나 갈라져 오래 갈수가 없으니까 반영구적으로 철근을 넣어 만드는데요. 보통 묘비 하나에서 크기에 따라 적게는 1kg, 많게는 3kg 이상의 철근들이 나온다고 합니다.

박성우 : 아, 그러니까 파고철 밀수꾼들의 표적이 된다는 얘기죠?

문성휘 : 네, 이렇게 묘비를 부수는 일은 대낮이 아니고 밤중에, 여러 명이 한조가 되어 한다는데요. 묘비가 파괴되었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빗발치고 있지만 보안당국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한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묘비 파괴 범인들로 대학 기숙사생들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대학생들이 용돈이 없고 배가 고프니까 돈벌이를 위해서 묘비를 부순다는 판단인데요.

주민들이 이런 판단을 하게 된 것은 ‘고난의 행군’시기에 땔감으로 묘비를 자른 것이 대부분 대학 기숙사생들이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박성우 : 아, 그러니까 대학기숙사생들이 나무로 된 묘비를 잘라가지고 와서 이걸 난방용으로 기숙사를 덥혔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런 이유로 대학 기숙사생들이 의심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잡힌 사람은 없고요.

박성우 : 추정을 해보면 대학기숙사생들인 것 같다, 이거죠?

문성휘 : 네, 그렇죠. 그러나까 주민들이 밤마다 묘비를 지킬 수도 없고 참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사람이 배고프면 정말 못하는 짓이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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