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흥세력으로 부상한 ‘돈주’들

서울-문성휘, 오중석 xallsl@rfa.org
2015-08-03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북한 남성 두 명이 평양의 한 지하철역 입구에서 암달러를 거래하고 있다.
북한 남성 두 명이 평양의 한 지하철역 입구에서 암달러를 거래하고 있다.
AFP PHOTO/GOH Chai Hin

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의 돈 많은 신흥부자들이 국가경제의 상당부분을 장악하면서 김정은 체제에 부담을 주는 또 다른 위험요소로 등장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중석: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요즘 북한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소위 '돈주'들, 돈 많은 부자들이 각종 이권에 개입을 하면서 청부살인까지도 서슴지 않고 있다, 7월 24일 문성휘 기자가 이런 기사를 보도했는데요. 북한에서 소위 ‘돈주’라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돈이 있는 사람들이고 또 그들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좀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주시지요.

문성휘: 네, 북한에서 ‘돈주’라고 하면 돈 많은 사람들, 한마디로 최고의 부자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김정은 시대를 맞으며 북한의 ‘돈주’들은 신흥권력으로 부상하고 이젠 기성권력도 감당키 어려울 만큼 힘이 커졌다고 합니다.

오중석: 돈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새로운 권력으로 부상하면서 기성권력에 도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흥권력은 자본주의 식으로 말하면 자본가들인데 이들과 북한의 기성권력에는 큰 차이가 있지 않을까요?

문성휘: 네,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북한에서 기성권력은 당, 사법, 행정기관 간부들을 가리키는 말로 주로 직업을 이용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집단입니다. 반면 신흥권력으로 떠오른 북한의 ‘돈주’들은 특별한 직업이 없다고 합니다.

김정일 시대까지 이런 ‘돈주’들은 기성권력, 즉 직업적인 권력을 가진 자들의 머슴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면서 ‘돈주’들은 특별한 직업도 없이 권력을 마음대로 행사하는 세력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중석: 북한과 같은 폐쇄사회에서 특별한 직업도 없는 ‘돈주’들이 생겨나고 이들이 권력을 마음대로 행사한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인데요?

문성휘: 네, 그게 바로 북한 신흥권력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기존에는 직업이 없는 ‘돈주’들이 권력층들에게 늘 농락당했지만 지금은 ‘돈주’들이 북한의 경제를 잠식하면서 신흥세력을 형성하고 매수당한 직업적 권력층을 악용해 마음대로 권력까지 휘두르게 됐다는 거죠.

오늘날 북한에서 직업적인 권력을 가진 자들은 ‘돈주’들에게 붙어사는 한갓 기생물에 불과하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신흥권력이 기성권력을 먹여 살리면서 그들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게 힘이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오중석: 특별한 직업도 없는 신흥권력이 큰돈을 벌수 있다면 북한의 지하경제, 시장경제가 그만큼 활발하게 발전되고 있다는 건데 김정은 정권 등장 이후 북한의 장마당 경제가 크게 활성화 되었다는 건 사실인가요?

문성휘: 네, 북한 장마당 경제가 김정은 시대 들어 크게 활성화 되었습니다. 김정일 정권과 달리 김정은 정권은 지금까지 장마당에 일체 개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신 북한의 장마당은 김정일 시대와 달리 지금은 몇 명 안 되는 ‘돈주’들이 틀어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중석: 네, 그렇군요. 북한에서 돈이 얼마나 있으면 신흥권력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까?

문성휘: 네, 아직 신흥권력이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이런 특별한 기준은 없습니다. 다만 북한에서 ‘돈주’, 이른바 신흥권력에 속하자면 수십명의 인력을 고용할 수 있고 그들에게 높은 수준의 월급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가 힘을 합치기도 하고 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세력들을 끊임없이 견제해야 한다는데요. 이런 신흥세력들의 관계를 사례로 들자면 많은 사건들이 있습니다.

투자금을 절약하면서 더 많은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돈주’들 사이에 끝을 모를 전쟁이 일고 있는데 지어 깡패들을 시켜 경쟁자들을 참혹하게 살해하는 사건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7월 19일 함경북도 은덕군 귀락리에서 지역주민들과 외지주민들 사이에 석탄채굴권을 둘러싼 큰 패싸움이 있었는데 이 패싸움을 조장한 자들은 현지 주민들을 몰아내기 위한 ‘돈주’들로 알려졌습니다.

오중석: 네, ‘돈주’들이 패싸움뿐 아니라 세력 확장을 위해 청부살인까지 저지르고 있다는 얘기는 저도 들어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돈주’들에게 고용된 주민들은 월급을 얼마나 받고 있나요?

문성휘: 함경북도 은덕군의 채탄장에서 ‘돈주’들에게 고용된 주민들은 일당으로 돈을 받는데 점심 한끼는 ‘돈주’들이 먹여준다고 합니다. 하루 일을 하면 차례지는 돈은 적게는 북한 돈 1만원, 많게는 1만 5천원을 받는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오중석: 하루 북한 돈 1만원씩 받는다고 해도 한 달이면 북한 돈 30만원을 받는 셈이군요. 공장기업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기껏해야 한 달에 몇 만원 정도밖에 벌지 못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문성휘: 네, 한달에 몇 만원 정도를 벌려고 해도 생산을 할 수 있는 기업소여야 한다고 합니다. 북한이 7월 중순 ‘백두산관광철도’ 건설에 나선 청년돌격대원들에게 첫 월급을 지급했는데 고작해야 북한 돈 5만원씩이었다고 합니다.

오중석: 전문적인 건설에 동원된 돌격대원들보다 ‘돈주’들에게 고용된 사람들이 평균 6배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그런 얘기가 되네요.

문성휘: 네, 그렇죠. 문제는 ‘돈주’들이 북한 당국이 허가하지 않은 곳에서 마구 돈을 벌고 있다는 거죠. 은덕군만 해도 ‘돈주’들이 석탄을 캐는 채탄장들은 북한 당국이 개인들에게 허가하지 않은 장소들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이런 ‘돈주’들의 무허가 돈벌이를 막아야 할 인민보안부라든지, 국토환경부, 그리고 당 간부들까지도 이들에게서 막대한 뇌물을 받아 챙기고 있다는 겁니다. 뇌물을 먹은 권력자들이 ‘돈주’들을 막을 수가 없다는 거죠.

은덕군에서 ‘돈주’들이 캐낸 석탄은 톤당 북한 돈 15만원씩 그 자리에서 팔린다고 합니다. 이 석탄을 사서 ‘되거리’를 하는 청진시의 한 운송업자는 10톤 적재의 컨테이너 자동차 5대를 가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오중석: 개인이 10톤 적재의 화물자동차 5대를 가지고 있다면 상당한 재산이겠는데 이들 ‘돈주’들을 감시하고 단속해야 할 권력자들은 막아내지 못한다는 얘기군요.

문성휘: 네, 그렇죠. 더 큰 문제는 이런 신흥권력들이 북한의 수많은 주민들을 먹여 살린다는 겁니다. 양강도 혜산시에서 화물자동차 2대와 버스 2대를 가지고 있는 한 ‘돈주’는 운전수를 비롯해 11명의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 이 ‘돈주’의 뇌물로 살아가는 간부들까지 다 합치면 그 인원은 배로 더 늘어난다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인데요. 그러다나니 이젠 김정은 정권의 능력으로 더 이상 ‘돈주’들을 감당할 수가 없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판단입니다.

오중석: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까지 무자비하게 처형한 김정은이 ‘돈주’들이 날뛰는 것을 강력하게 막지 못한다는 건 좀 지나친 분석이 아닐까요?

문성휘: 네, 북한에서 ‘돈주’들은 현재 경공업 분야뿐만 아니라 광산, 건설, 운송사업, 어업권까지 중요한 산업의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합니다. 지어는 화물열차까지도 ‘돈주’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권력 유지를 위해 수많은 간부들을 숙청하는 사이 북한의 ‘돈주’들이 경제를 잠식해버렸다는 거죠. 이제 장마당 경제를 뛰어넘어 이들이 실제 북한 주민들을 먹여 살리는 주인으로 등장하면서 신흥권력을 형성했다는 설명입니다.

오중석: 김정일 정권이 장마당을 없애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결국 김정은 정권이 국가경제를 장악한 ‘돈주’들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되나요?

문성휘: 네, 김정은 정권이 이들 ‘돈주’들을 없애려 들 경우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또 그들이 먹여 살리던 수많은 주민들도 저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이 말한 전언입니다.

오중석: 네, 자본주의 폐해를 비난하면서 주체경제로 인민을 먹여 살린다는 북한이 피도 눈물도 없는 신흥 자본가 ‘돈주’들의 위세에 경제를 맡기고 있다는 얘기로 들리는데요. 요즘 북한에서 나오는 소식을 듣다보면 북한의 미래를 한 치 앞도 예견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