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새온실과 집짐승 키우기 장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534부대 산하 종합식료 가공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534부대 산하 종합식료 가공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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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군인들의 부식물 문제 해결하기 위해 북한 군 당국이 남새온실과 풀 먹는 집짐승 키우기를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해상을 통해 러시아로 탈출하는 주민들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극단적인 처벌을 가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1. 북한군, 남새온실과 풀먹는 집짐승 키우기 장려

오중석: 자,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군인들의 먹는 문제해결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북한선전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11월 15일 인민무력부 산하 '2월 20일 종합식료공장'을 현지시찰한데 이어 17일에는 534군부대 종합식료가공공장을 현지 시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의 현지시찰 소식을 들으며 지금 북한 군인들의 식생활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궁금해집니다. 이와 관련해서 알려진 소식이 좀 있는지요?

문성휘: 네, 집권 후 김정은이 가장 크게 신경을 쓰는 부분이 군인들의 먹는 문제해결이라고 합니다. "군인들을 펄펄 나는 싸움꾼으로 키우자면 우선 그들을 잘 먹여야 한다"는 게 그동안 김정은이 거듭 강조한 내용인데요.

올해 8월 20일 김정은은 군인들의 식생활 문제 개선을 위해 남새온실 건설과 풀 먹는 집짐승 키우기를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하면서 군 지휘관들과 군인가족들이 앞장에 서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북한군 후방총국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각 군부대들에 남새온실을 짓도록 하고 남새온실을 짓기 위한 비닐박막 공급도 우선적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병사들속에서는 남새온실에 대해 불만을 감추지 않는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오중석: 남새온실을 지어 병사들이 사철 신선한 남새를 먹을 수 있게 한다는 건데 왜 불만이 많다는 거죠?

문성휘: 현재 북한 군인들은 땔감이 없어 군인들의 병실(막사)조차도 제대로 덥히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운 물이 없어 찬물에 세수를 하다나니 손발이 다 부르터 말할 형편이 못된다고 하고요. 그런데 남새온실을 지으면 땔감은 무엇으로 해결하느냐, 이런 불만입니다.

오중석: 아, 땔감 문제도 있었군요. 그럼 풀 먹는 집짐승 기르기는 어떻습니까? 이건 좀 가망이 있는 사업인가요?

문성휘: 풀 먹는 집짐승을 키우려면 풀판 조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양이나 염소를 무작정 내 쫓으면 저절로 자라는 게 아니라고 하는데요. 기존에도 북한당국은 군인들에게 염소와 토끼 기르기를 강요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군 병사들은 풀 먹는 집짐승 기르기에 대해 군관(장교)들이나 좋은 짓이라며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여태껏 풀 먹는 집짐승을 키워 보아야 병사들의 입에 들어가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뜻인데요.

현실에 맞는 과학적 타산도 없이 강요하는 남새온실이나 풀 먹는 집짐승 기르기로 하여 그렇지 않아도 고달픈 병사들의 고통만 가증될 수 있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오중석: 네, 남새온실이나 풀 먹는 집짐승 기르기가 병사들의 식생활을 개선할 대안이 못 된다는 건데 과거에도 북한 당국은 현실을 무시한 계획을 밀어붙여 실패를 거듭한 사례가 많지 않습니까? 무리한 사업을 되풀이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큰 사회적 낭비인지를 알아야겠습니다.

2. 북, 러시아로 탈출하는 주민들 크게 늘어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지난 9월 북한과 러시아가 러시아 내 불법 체류자나 탈북자를 강제 송환하는 협정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문 기자는 "근래에 북한에서 러시아로 탈북하는 주민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 북한주민들이 러시아로 탈출하는 게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설명을 좀 해주시죠.

문성휘: 네, 현재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대략 2만명 정도로 추산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언론들은 이들 중 상당수가 탈북을 꿈꾸고 있다고 보도를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오중석: 실제로 오래 전부터 러시아에 벌목을 나갔던 북한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탈출하고 있지 않습니까? 지난 2009년엔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에 파견됐던 북한 근로자 12명이 한국으로 집단 탈출하는 사건도 있었고요.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북한이 러시아 당국과 불법체류자, 탈북자 강제송환 협정을 체결한 것 아닌가요?

문성휘: 네, 물론 그런 의도가 상당히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꼭 그런 벌목공 문제때문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최근 러시아로 탈북하는 주민들이 크게 늘고 있어 북한당국으로선 어떤 대책이 시급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문 기자의 얘기는 러시아에 나갔던 근로자들이 탈출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북한에서 직접 러시아로 탈출하는 주민들이 더 큰 문제다, 이런 얘긴가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최근 몇 년간 북한에서 러시아로 탈북하는 주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이로 하여 북한도 러시아도 다 같이 속을 썩이고 있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고기잡이를 명분으로 목선을 타고 바다를 통해 러시아로 탈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러시아로 탈북을 시도하게 된 덴 다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요.

우선 러시아와 북한 해상은 한국과 북한의 해상경계선처럼 경비가 삼엄하지 않다고 합니다. 북한주민들이 러시아로 탈출하데 이용하는 어선들은 대부분 목선인데 보통 5~6명, 많게는 7~8명이 탈수 있어서 해상감시선을 피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중석: 네, 고기잡이를 구실로 바다에 나갔다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러시아 영해로 들어가 탈북을 한다는 거군요.

문성휘: 네, 북한주민들이 목선을 통해 해상으로 탈북하는데 유리한 점은 또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는 해삼과 성계, 꽃게와 같은 고급어족 자원이 고갈됐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러시아 국경 쪽엔 고급어족이 풍부하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설령 러시아 국경을 넘다 해상감시선에 적발된다고 해도 고기잡이를 위해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은 것으로 되기 때문에 북한 당국의 처벌의 강도가 상당히 약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오중석: 해상을 통해 러시아로 넘어가기 쉽다는 이유만으로 러시아로 탈북하는 주민들이 급증한다는 얘기는 설득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은데요. 중국으로 탈북한 사람들의 경우처럼 북한주민들도 러시아에 가서 숨어살아야 하는 게 아닌가요?

문성휘: 북한 주민들이 러시아로 많이 탈북하는 것은 현지에서 발붙이기가 쉽다는 점도 크게 한몫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대개 러시아 원동지방엔 러시아 본토 주민들보다 중국 사람들이 더 많이 나와 있다고 합니다.

러시아 원동지방에서 중국 사람들은 보따리 장사를 하거나 물고기를 가공하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데요. 러시아로 탈북한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중국 사람으로 취급당한다고 합니다.

러시아에 발을 들여 놓은 북한 주민들은 중국사람 행세를 하며 물고기 가공이나 현지 건설장과 같은 곳에서 쉽게 일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러시아 국경을 넘는 주민들이 얼마나 많은가는 9월 중순 함경북도 청진수산사업소에서 80여명의 어부들을 처벌한 사건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고 합니다.

5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청진수산사업소에서 러시아 해상으로 넘어가 불법어로활동을 하려던 목선들이 적발된 것만 30여척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중엔 어부가 아닌 주민들이 80여명이 있었는데 북한 당국은 그들이 러시아로 탈북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이들 80명 중 30여명을 10개월의 '노동단련대' 형에 처했다고 합니다. 나머지 인원들도 '노동단련대' 2개월에서 3개월까지 처벌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또 이들을 태우고 바다에 나갔던 어부들에겐 6개월간 어로 활동을 못한다는 처벌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이 적발한 목선만 30여척이니 적발하지 못한 어선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로 하여 북한은 최근 바닷가 주변 마을과 도시들에서 행불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갔다는 것이 소식통들이 전하는 말입니다.

오중석: 북한 주민들속에서 러시아가 새로운 탈북경유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얘기인데요. 오늘 문 기자의 얘기를 들으면서 북한 당국이 아무리 단속을 철저히 하고 적발된 사람들을 가혹하게 처벌한다 해도 주민들의 탈북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문 기자 오늘도 수고하셨고요. 다음 시간 또 뵙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