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어민들, 목숨을 건 어로활동 왜?

서울-문성휘, 오중석 xallsl@rfa.org
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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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서남쪽 3마일 해상에서 표류하던 북한 선박 2척을 해군 경비함이 예인하는 모습.
백령도 서남쪽 3마일 해상에서 표류하던 북한 선박 2척을 해군 경비함이 예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 내부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이 시간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어민들의 조난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당국의 해상통제를 뚫고 어민들이 ‘깡어로’를 강행하기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오중석: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최근 두 달 동안 조난당한 북한의 목선 11척이 일본 근해애서 발견됐는데요. “그 속에는 북한 어민으로 추정되는 시신 25구가 있었다” 최근 일본의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북한의 어로 실태가 어떻기에 이런 사고들이 자주 발생하는지 의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알려진 소식이 좀 있는지요.

문성휘: 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일본 근해에서 발견된 북한의 목선들이 모두 175척이며 그 중 최근 두 달간만 해도 목선 11척이 시신 25구와 함께 발견됐다는 것입니다. 사실 일본 근해에서 북한의 조난당한 어선들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해마다 여러 차례씩 보도되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한국에서도 해마다 조난당한 북한 어선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올해 7월 4일 청진수산사업소 어선이 울릉도 근방에서 표류하다 한국해경에 의해 구조됐죠. 그중 3명은 자신들의 의사에 따라 한국에 남고 2명은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한국에서 해마다 발견되고 있는 북한 조난어선들에서는 생존한 어민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발견되고 있는 북한 조난어선에서는 어민들이 부패한 시신으로 발견되고 있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는 거죠.

오중석: 그러기에 남한에서는 많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해류의 흐름으로 놓고 보면 북한에서 조난당한 어선들은 자연히 일본 근해로 떠밀려가기 마련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해마다 일본에서 발견되는 북한 조난어선들의 숫자가 많아지는 거죠.

문성휘: 네, 맞습니다. 북한 어선이 일본으로 표류할 정도면 벌써 기관고장이나 기관을 돌릴 기름이 떨어져 어민들이 어선을 제어할 능력을 잃었다는 의미라는 거죠. 어선을 제어하지 못하고 며칠씩 배가 바다를 떠돌게 되면 더위나 추위, 굶주림과 특히 마실 물이 떨어져 어민들이 목숨을 잃기 마련인데 일본에서 발견되는 조난어선들은 대체로 이렇게 어민들이 목숨을 잃은 배들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오중석: 네, 그런 경우라고 봐야겠군요. 그런데 어떻습니까? 북한에서 이렇게 어민들의 해상 조난 사고가 많은 것이 수산사업소들 간의 실적경쟁 때문이다, 남한에서는 이렇게 알려지고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경쟁이 그렇게 치열한가요?

문성휘: 네, 한국에서는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의 언론들이 최근 수산물 생산량 증대를 독려하는 기사를 연일 내보내고 있는 사정도 수산사업소들의 치열한 실적경쟁이 해상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요.

11월 28일 북한의 ‘노동신문’은 내년 5월에 열리는 제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지금 해상경보가 계속되고 있지만 인민군대 수산 부문 일꾼들과 어로전사들은 불사신이 되어 사나운 날(넓은)바다와 싸우며 결사전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오중석: 한마디로 북한이 선전매체까지 동원해서 해상경보가 발령된 바다에 어선들을 내보내 물고기 잡이를 하도록 조장하는 내용이군요.

문성휘: 네, 그렇죠. 북한의 언론들이 이런 기사들을 마구 내보내 작은 목선들의 조난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겁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해상경보가 발령되면 소형 어선들은 바다에 나가지 않는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해상경보가 발령됐을 때 바다에 나가는 어선들은 북한의 원양어선들과 수산사업소들이 가지고 있는 대형 어선들이라고 그들은 주장했습니다. 중국산 원동기를 얹은 소형 어선들은 날씨가 사나우면 당연히 바다에 나가지 못한다는 거죠.

북한에서 해상 조난 사고는 대체로 동해에서 많이 일고 있습니다. 동해는 물고기 자원이 많은데다 바다가 넓습니다. 동해에서 소형어선들의 사고는 낙지(오징어)잡이가 마감될 때인 8월말 9월초에 대부분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늦더위가 계속되면서 낙지잡이 철이 길어졌는데 어선들의 사고도 예년과 달리 9월초부터 10말까지 사이에 많았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오중석: 9월 초부터 10월말까지 조난사고를 많이 당했다면 낙지잡이가 끝날 무렵인데 이때에 소형어선들이 조난을 당할만한 무슨 기후 변동이라도 있었던 건가요?

문성휘: 네, 그런 기후 변동은 항상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낙지잡이 마감철에 일어나는 기후변동을 ‘가을 태풍’이라고 하는데요. 문제는 이게 딱히 언제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겁니다. ‘가을태풍’은 계절이 바뀔 때 바다의 흐름도 바뀌면서 큰 파도가 이는 현상입니다.

찬 공기에 식혀진 수면위의 바닷물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면서 수십미터 수면아래에 있던 바닷물이 수면위로 솟구치는 현상인데요. 이런 물흐름이 갑자기 발생하면 웬만한 소형어선들은 모두 뒤집힌다고 합니다. 그런데 뒤집혔다고 다 사고가 나는 것도 아닙니다.

소형어선들은 보통 20척 이상씩 떼를 지어 바다에 나가기 때문에 바다에 빠진 어민들이 힘을 합쳐 어선들을 바로 잡고 서로가 손을 잡아 구원해 주면서 생명을 잃는 사람들은 사고에 비하면 적은 편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오중석: 그런 소형 어선의 집단에서 떨어져 나간 어선들이나 몰래 바다에 홀로 나간 어민들은 이른바 ‘가을태풍’을 만나면 피할 길이 없다는 얘기이군요.

문성휘: 그렇습니다. 북한의 동해 바다에서 특별히 조난사고가 많은 것은 바닷물의 흐름과 ‘가을태풍’과 같은 자연현상 때문입니다. 여기에 북한 당국의 어민들에 대한 강한 통제가 맞물려서 사고가 커지는 결과가 발생하는 거라고 소식통들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 당국의 통제가 왜 사고를 키운다는 거죠?

문성휘: 북한에 ‘깡도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경경비대나 다른 방조자가 없이 밀수꾼들이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건너 중국을 넘나드는 걸 가리켜 ‘깡도강’, 한마디로 “깡짜로 도강한다” 이런 표현의 줄임말입니다.

바다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은 주민들의 해상탈북을 막기 위해 소형어선들이 바다에 못나가게 강한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바다에 나가는 것을 승인할 경우 어선들이 서로를 감시하도록 한번에 20척 이상씩 떼를 지어나가도록 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바다에 나가면 어획물이 별반 없다고 합니다. 어민들은 보통 소형어선 5~6척씩 바다에 나가는 게 어획량도 늘이고 사고도 막기에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데요. 하지만 북한 당국이 이렇게 못하게 단속하니까 ‘깡어로’를 한다는 거죠.

오중석: ‘깡어로’라면 지금 말씀하신 ‘깡도강’이나 비슷한 개념인가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북한 해안경비대의 느슨한 경계를 틈타 어민들이 제대로 된 해안경보도 모르고 “깡짜로 바다에 나간다”는 건데요. 이런 경우 어선들이 단독으로 나갈 수밖에 없으니까 사고가 나도 속수무책으로 당한다는 거죠.

특히 ‘깡도강’을 하는 어민들은 배에 그물과 낚시 도구들을 싣고 기관을 움직일 기름까지 가지고 급하게 어업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식수와 먹을 것을 많이 준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난당하면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오중석: 네, 주민들의 해상탈북을 막기 위한 북한 당국의 해상봉쇄 조치가 오히려 어민들의 이른바 ‘깡어로’를 부추기고 있다, 이게 해상 조난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이다, 이런 말씀인데요.

그러니 북한 당국도 가난한 어민들이 바다에 나가지 못하도록 단속만 할 게 아니라 마음 놓고 바다에 나가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사고를 막고 주민들의 탈북도 막을 수 있는 대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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