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강원도 정신’은 주민희생 합리화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7-01-30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강원도 고산군 소재 고산과수종합농장(과일농장)의 사과 수확 모습.
강원도 고산군 소재 고산과수종합농장(과일농장)의 사과 수확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여러 가지 현상들에 대해 알아보는 ‘북한은 오늘’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 로케트(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한국과 미국의 인공위성들에 포착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죤”은 지난해 8월 24일에 있었던 중거리 로케트 발사장면을 연이어 방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대륙간탄도 로케트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언급했습니다.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 로케트 발사시험을 이제야 하겠다는 건데 참 어리석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8발의 중거리 로케트 발사시험을 강행했습니다. 그 중에 성공했다고 자평하는 것이 8월 24일에 있었던 발사시험 단 한건입니다. 중거리 로케트를 실전에 배치하려면 앞으로 십여 발 이상의 발사시험을 성공적으로 치러야 합니다.

중거리 로케트도 완성하지 못한 주제에 대륙간탄도 로케트 발사시험을 한다니 허황하기 짝이 없습니다. 설령 북한이 대륙간탄도 로케트를 만들었다고 해도 미국의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를 뚫을 가능성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의 고위급 간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김정은에게 장난감 수준의 로케트나 만지고 있을 경황이 있을까 싶습니다. 김정은에게 대륙간탄도 로케트를 만들 수 있는 돈이 있으면 차라리 인민생활을 돌보라고 조언합니다.

과거 동유럽 사회주의도 미국과 군비경쟁에 집착하던 나머지 경제를 파탄내고 체제붕괴를 맞았습니다. 김정은 역시 권력을 지키고 싶으면 군비경쟁으로 붕괴된 과거 사회주의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은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의 ‘노동신문’이 1월 13일 “조선은 또다시 질풍쳐 달린다”라는 정론에서 ‘강원도 정신’이라는 구호를 새로 내놓았습니다. 새해 김정은의 신년사에서도 전혀 언급이 없던 구호여서 북한의 주민들도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이라는데요.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앞으로 ‘강원도 정신’을 구실로 인민들에게 또 무엇을 강요하려 들겠는지 모르겠다”며 “궁극적으로 ‘강원도 정신’도 ‘고난의 행군 정신’처럼 인민들에게 고통을 감수하라는 뜻이 아니겠냐”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반면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1월 13일 노동신문의 정론은 김정은의 원산군민발전소 현지지도 한 달을 맞으며 작성한 특집기사였다”며 “김정은이 현지지도 과정에서 ‘강원도 정신을 따라 배워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 같다”고 추정했습니다.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새해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밝힌 올해의 구호는 ‘자력자강의 위대한 동력으로 사회주의의 승리적 전진을 다그치자’였다”며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제시한 구호는 내용이 너무도 추상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구호를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놓고 당 선전일꾼들도 난감해 했다”며 “중앙에서도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내놓은 추상적인 구호를 뒷받침할 무언가 새로운 구호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정은이 이미 제시한 구호들이 별 효력을 보지 못하고 있는데다 새해 신년사에서 내놓은 구호마저 추상적이어서 주민들에게 선전할 보다 구체적인 구호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강원도 정신’이라고 소식통들은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북한에서 구호로 내놓는 그 무슨 운동이나 정신은 내용적인 면에서 별로 차이가 없다며 과거 김일성 정권이 내놓은 ‘천리마 운동’, ‘천리마 속도’, ‘천리마 정신’도 쓰임새에서 다를 뿐 내용적으로는 다 같은 의미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김정일의 후계자로 처음 등장하면서 내놓은 구호가 ‘희천속도’와 ‘새로운 평양속도’였다며 이러한 구호들은 당시 희천발전소 건설과 평양시 10만세대 살림집 건설을 배경으로 내놓은 구호들이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희천발전소가 실패하고 평양시 10만세대 살림집건설도 중도 포기함으로서 김정은이 내놓은 구호들은 다시 꺼내들기 민망하게 됐다며 집권 후 김정은이 내놓은 ‘만리마 정신’도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고 소식통들은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새해 들어 로동신문이 들고 나온 ‘강원도 정신’은 기존의 허무한 선동들과 비교하면 일정한 성공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김정은 시대 북한이 성공했다는 건설들이 주로 강원도에서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북한은 강원도에 마식령스키장을 건설하고 원산비행장과 송도원야영소를 현대화했다며 세계최대 규모라는 세포등판 목축지 조성과 고산과수농장, 원산군민발전소도 모두 강원도에 건설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이 강원도에 이처럼 품을 많이 들인 원인에 대해 소식통들은 김정은의 고향이 강원도 원산시라는 이야기들이 주민들속에 많이 알려져 있다며 김정은의 고향을 꾸리는 차원에서 강원도에 특별히 품을 들이지 않았겠냐고 반문했습니다.

노동신문이 정론을 통해 ‘강원도 정신’이라는 구호를 내놓은 지 열흘도 못되는 사이 북한은 그 구체적인 내용까지 규정했다며 북한 당국이 내놓은 ‘강원도 정신’은 “고난을 극복하고 반드시 미래를 열어 나가자”는 내용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소식통들은 북한이 내놓은 ‘강원도 정신’은 “눈 덮인 땅을 파헤치고 세포등판을 개관한 ‘맨손의 정신’, 당의 결심에 주판알을 튕기지 않고 무조건 호응해 나선 ‘결사의 정신’, 황무지에 불과했던 산천을 과일바다로 전변시킨 ‘미래개척의 정신’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그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이 이러한 ‘강원도 정신’을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속에서 강인하게 일떠서는 힘”이라고 결론지으며 “강원도 정신을 제국주의자들의 대북제재를 돌파하자”고 선전하는데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앞으로 ‘고난의 행군’이 또 다시 들이닥친다 해도 자력자강의 힘으로 극복해 나가야 한다”며 앞으로 닥칠 수도 있는 제2의 ‘고난의 행군’이 제국주의자들의 대북제제에서 비롯될 것임을 미리 예고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은 ‘자강도 정신’으로 승리를 안아 오려면 “무엇보다 간부들이 인민에 대한 멸사복무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며 “이제 넘고 헤쳐야 할 험산준령은 중중첩첩”이라고 간부들에게 고난을 각오하라는 경고를 보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주민들을 향해서도 “시대와 혁명이 요구하는 자력자강의 선구자가 되려거든 강원도 정신의 창조자들처럼 죽음도 불사해야 한다”고 선전해 강원도 꾸리기를 위해 많은 인민들이 죽음을 강요당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돌아 본 ‘원산군민발전소’는 17년 만에 겨우 완공된 발전소라며 세포등판과 고산과수농장도 아직 성공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며 북한 당국이 내세우고 있는 ‘강원도 정신’은 인민의 희생을 합리화하기 위한 궤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청취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