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혜산청년광산 복구 막바지

서울-문성휘 moons@rfa.org
2011.05.16
young_mine_305 2011년 북한 최영림 내각총리가 양강도의 혜산청년광산을 료해(파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최근의 북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최대 구리 생산기지인 혜산청년광산이 오랜 복구 작업의 마지막 공정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올해 노동당 창건일까지 생산정상화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농사철을 맞아 산속으로 들어가 개인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늘면서 북한 당국이 단속 강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 노동당 창건일까지 정상화 목표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얼마 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혜산청년광산을 현지시찰했다. 이렇게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는데요. 북한 당국이 혜산청년광산의 복구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문성휘 : 네, 일단 복구공사가 상당히 진척 돼서 올해 10월 10일 전에는 생산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복구공사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면 1년에 약 4천 톤의 구리 정광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박성우 : 4천 톤이요?

문성휘 : 네, 지난 4월 20일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혜산청년광산을 현지 시찰한데 이어 이달 3일에는 최영림 내각 총리가 또 광산을 찾아와서 개발정형을 구체적으로 요해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말 많고 탈도 많았던 혜산청년광산이 이번에는 정말 북한이 선전하는 대로 완전히 복구될지 관심이 상당히 집중되고 있습니다.

박성우 : 혜산청년광산, 이게 생산을 중단한 게 침수 때문이었죠? 그게 15년 전이라고 들었는데 그동안 광산복구에 힘을 많이 썼지만 매번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북한이 이처럼 혜산청년광산에 목을 매는 까닭이 뭡니까?

문성휘 : 네, 북한에서 처음 중국으로 구리가 밀수되기 시작한 것이 1990년대 초부터 입니다. 그 후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알루미늄, 고철을 비롯한 금속밀수가 성행해 지금은 살림집을 지을 철강재까지 도리어 중국에서 사다 쓰는 형편입니다.

특히 국방 분야에 절실히 필요한 구리의 경우, 밀수로 구리자원이 말라버린 데다 갑산광산이라든지, 양강도 운흥군에 있는 8월 광산, 용암광산과 같은 구리 광산들이 광석의 고갈로 이제는 폐광되거나 생산가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북한은 국방 분야나 경제부분에 필요한 구리가 없어서 칠레나 러시아 쪽에서 오히려 수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혜산청년광산만 살려내면 이러한 구리수요를 상당부분 충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혜산청년광산에 약 40만 톤의 구리 정광이 묻혀있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의 전문가들은 경제적 효과성, 그러니까 캐서 사용할 수 있는 구리가 약 22만 톤가량 매장되어있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박성우 : 22만 톤이면 이것만 해도 상당한 매장량 아닌가요?

문성휘 : 네, 그렇죠. 1년에 1만 톤의 구리를 캐어낸다고 해도 22년 동안 생산할 수 있는 량이니깐 자금난에 허덕이는 북한으로선 그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겁니다. 북한으로선 광산복구에 매달릴 수밖에 없죠.

혜산청년광산은 ‘고난의 행군’시기 전력공급이 중단되면서 지하수에 의해 침수되었는데 그동안 북한당국이 혜산청년광산 복구를 끝마쳤다고 선포하고 준공식을 가진 것만 해도 2002년 5월과 2005년 4월, 이렇게 두 차례나 됩니다. 그런데도 당국의 요란한 선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생산을 못하고 있는데요.

지난 2005년부터 2008년 사이에는 중국 최대의 광물투자회사인 ‘중광국제투자사’를 끌어들여 ‘혜-중 광업합영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기계설비들을 받아들인 북한 당국이 정작 조업 시작을 앞두고 광산노동자들의 월급을 높여줄 것을 무리하게 요구하면서 애초의 계약조건을 뒤집고 중국기업을 몰아냈습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당국이 혜산청년광산에 보내주던 전기를 차단해버림으로서 북한은 수풍발전소의 전력을 긴급 투입해 광산의 재 침수를 가까스로 막아 냈습니다.

박성우 : 그런 일이 있었군요.

문성휘 : 네, 이렇게 협잡에 가까운 방법으로 외화를 끌어들여서 광산은 간신히 설비들을 교체할 수 있었는데요.

북한 내부소식통들에 의하면 지난 2009년, 외국의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야심차게 출범시킨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있지 않습니까? 이것이 실패한 원인이 ‘혜·중 광업합영회사’를 통한 북한 당국의 조직적인 약속 위반행위 때문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설비들을 차린 북한 당국은 혜산청년광산을 2012년 강성대국 완성의 성과물로 등장시키기 위해 안간 힘을 쏟고 있습니다.

박성우 : 모든 게 2012년에 맞춰져 있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죠. 광산복구의 가장 어려운 문제였던 ‘마산선광’ 복구공사를 현재 마친 상태이고 이제 지하 500m 갱도에서 마산선광장까지 이어지는 콘베아 공사만 마치면 생산정상화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혜산청년광산을 광물생산의 본보기 기지로 꾸리기 위해 각 갱도들을 감시하고 원격 제어하는 컴퓨터 관제센터를 비롯해 지금 갱내 여러 곳에 식당들을 차리고 또 광부들을 위한 살림집 건설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 원래는 중국이 들어와서 조업시작을 하려고 했는데 그런데 갑자기 북한이 월급을 높여 줄 것을 무리하게 요구하면서 애초의 계약조건을 뒤집는 바람에 중국기업이 물러났다. 그래서 이제 북한이 스스로 다시 광산을 운영하려고 하는 거군요? 좀 비정상적인 모양새가 보입니다. 다시 광산을 살리려고 하는 북한을 중국은 어떻게 바라볼 지 궁금합니다.

2. 군 복무조건에 따라 별칭도 달라


박성우 : 자, 이번엔 농사이야기를 좀 해 보려고 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농사철이라 뙈기밭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정신없이 바쁠 것 같은데요. 씨 붙임(파종)은 제대로 돼가고 있습니까?

문성휘 : 네, 서울도 5월 초까지 날씨가 변덕스럽지 않았습니까?

박성우 : 그랬었죠.

문성휘 : 북한도 예년보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농사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요새 와서 날씨가 좋아지면서 북한에서 제일 추운 지방으로 알려진 양강도에서도 감자심기가 마감을 앞두고 있다고 하는데요.

개인들의 경우 짐을 싸들고 아예 산으로 들어가는 주민들이 많아 북한 당국이 이들을 막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아예 산으로 들어가 버린다고요? 그런데 왜 농사짓겠다고 산속에 들어간 주민들을 쫒아 낸 다는 거죠?

문성휘 : 일단 북한 당국이 제일 경계하고 있는 주민통제가 안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말에 양강도에서 정부전화선 절단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습니다. 정부전화선이라는 건 구리로 된 선인데요. 북한은 정부전화선을 자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사형에 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선 절단사건들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 양강도 사법당국은 전화선을 절단한 사람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산속에 들어간 사람들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그들을 산에서 쫓아 낼 수밖에 없는 거죠.

특히 최근엔 산에 들어가지 않고도 얼마든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주민들까지도 이웃이나 가까운 친척들에게 집을 맡겨두고 산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은 이러한 주민들에 대해 사회 불만세력들로 간주하고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아, 그러니깐 북한 당국에 대한 불만이 생겨서 일부러 산속에 은거하는 걸로 추정하는 거군요?

문성휘 : 네, 물론 그들 중에 사회적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해도 단순히 그런 불만 때문에 산속에 은거한다고 보기는 어렵고요. 북한 당국이 그만큼 산속에 들어가는 주민들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겁니다.

박성우 : 왜 그렇습니까?

문성휘 : 그게 이렇게 산속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후유증들이 적지 않다는 거죠.

박성우 : 어떤 후유증들이 있죠?

문성휘 : 올해 봄 같은 때에 북한 전역을 휩쓸면서 막대한 피해를 준 산불이 있지 않습니까? 이 산불이 대부분 이런 주민들에 의해 일어났다는 겁니다.

박성우 : 아, 뙈기밭을 일구다가 불을 낸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죠. 또 북한의 경우는 매 가정세대들이 부담해야 할 사회적 과제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군인들의 명절이면 ‘인민군대 지원’을 해야 하고 또 다달이 장갑이라든지 된장 같은 것을 거두어 돌격대를 지원하고, 그 외에 ‘충성의 외화벌이’라는 것도 있지 않습니까? 또 매일 인민반 동원 같은 것도 있거든요. 이런 일에서 전부 제외되니깐 그로부터 북한 당국이 입는 손해도 적지 않다는 겁니다.

그러다나니 북한 당국이 급기야 산속에 은거해 농사를 짓는 주민들을 쫒아내기에 이르렀다는 거죠. 현재 산림보호원들과 보안원들이 산에 은거한 주민들을 찾아내 임시로 지어놓은 가옥들을 모조리 허물어 버리고 그들을 강제로 마을로 귀가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참, 이게 배급도 제대로 못 주니깐 주민들이 산속으로 농사를 지으려 도망을 쳐버리고 그런데 또 당국은 노동력이 부족해지니까 산속에 도망친 주민들을 찾아내려고 안간 힘을 쓰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 같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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