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지방주권선거 투표율 최악

서울-문성휘 moons@rfa.org
2011-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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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ction_local_305 북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일인 24일 투표장으로 향하는 북한 주민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 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24일에 치러진 지방주권 선거가 북한 역사상 최악의 선거라는 북한 주민들의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불참한 주민들이 적지 않아 앞으로 당국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당수의 북한주민들이 중국으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후계자 김정은의 지시로 대폭 강화된 각종 검열이 대규모 탈북의 원인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사회 혼란하다는 증거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지난 일요일이었죠. 그러니까 24일에 북한의 지방주권 선거가 있었죠? 해마다 보면 그렇습니다. 해외출장이나 장기체류중인 일부 주민들을 제외하고 유권자의 100%가 참가해서 100% 찬성투표 했다. 뭐 항상 이렇게 북한 당국이 자랑해왔지 않습니까? 이번 선거는 어떻습니까?

문성휘 : 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이 “평양시 제264호구 제150호 분구 선거장에서 투표했다” 이렇게 보도했는데요.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전체 유권자의 투표율이 99.97%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뭐, 이런 뉴스는 기존의 선거때에도 토한자 틀리지 않고 늘 반복되던 것이니까 별로 이상할 것도 없는것인데 북한 당국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현지 주민들은 “이번 선거가 북한 역사상 최악의 선거였다” 이런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선거를 가장 큰 정치행사로 간주하기 때문에 만약 선거에 빠지거나 선거에 참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정치범으로 간주해 가족들까지 통째로 정치범수용소에 보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이번 지방주권선거에는 상당수 유권자들이 불참했다는 것입니다. 불참이라기보다는 참가할 형편이 못됐다, 이런 얘기들이 흘러나오는데요.

현재의 북한사회가 그만큼 혼란스럽다는 얘기이겠죠.

박성우 : 아무리 혼란스럽다고 해도 선거에 불참하면 처벌을 받지 않습니까?

문성휘 : 네, 그렇죠.

박성우 : 처벌까지 감수하면서 선거에 불참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문성휘 : 네. 우선 이번 선거에 군부대들을 탈영한 적지 않은 군인들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초부터 식량난과 가혹한 군 생활을 견디지 못한 일부 군인들과 신입병사들이 개별적, 혹은 집단적인 탈영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대북소식통들을 통해 많이 들려오지 않았습니까?

군인들의 탈영행위가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들이 처벌이 두려워 부대에 복귀하지 못하면서 이번 선거에 참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성우 : 탈영병들이니까 합법적인 선거권을 행사할 형편이 안됐다는 얘긴가요?

문성휘 : 네, 북한도 물론 부득이한 출장이라든지, 가족들 중에 사망자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지역에서 선거할 수 있는 ‘이동 선거증’이라는 걸 발급해 줍니다. 그러나 탈영병들 같은 경우엔 ‘이동 선거증’도 받을 수가 없으니까 선거에 불참한 거죠.

박성우 : 네,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갑니다.

문성휘 ; 그리고 또 다른 경우는 북한이 강행하는 건설들이 많지 않습니까? 평양시 10만 세대살림집 건설이라든지, 이런 건설장들에서 도주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합니다.

어랑천 발전소 건설장에서는 돌격대 간부들이 “제발 선거가 끝날 때가지만이라도 도주하지 말아 달라”고 대원들에게 사정을 하는 상황까지 벌어 졌다니까요. 오죽이나 도주병들이 많았으면 이런 상황까지 벌어졌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일부는 처벌이 두려워 건설현장에 복귀해 선거에 참가했지만 대부분의 도주병들은 선거에 불참했다고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이번 선거에 많은 사람들이 불참한 중요한 이유가 또 있습니다.

우선 이번 선거가 국방위원장 추대라든지, 최고인민회의 선거와는 달리 지방주권선거, 한국으로 말하면 지방의원들을 뽑는 선거였다는 거죠.

박성우 : 아, 중앙선거보다 지방선거니까 불참해도 처벌의 강도가 좀 약하다는 거군요?

문성휘 : 그렇죠. 물론 처벌 수위는 북한 당국이 정하는 것이겠지만 선거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의 심리가 중앙선거가 아니고 지방주권 선거이니까 처벌 수위가 약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또 여기에 ‘화폐개혁’ 이후 집을 잃고 꽃제비로 전락한 사람들도 많다고 하니깐요.

박성우 : 네, 참 꽃제비로 전락한 주민들도 있군요?

문성휘 : 네, 거기에다 중국에 친척방문을 나온 주민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 중에 저하고 연계를 가지고 있는 분도 있는데요. 이 분도 보름동안의 여권을 발급받아 중국에 나왔는데 이젠 몇 달째 들어가지 않고 연길의 작은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돈을 벌어야 되니 깐요.

제가 전화를 걸어 “선거에 안 참가해도 되냐?” 하니까 “난 몰랐다고 하면 그만이다. 선거보다는 우선 돈부터 벌어야 되지 않냐?”하는 거예요. 그런 사람들까지 합치면 이번 북한의 지방주권 선거가 최악의 선거라는 북한 주민들의 말이 신뢰가 갑니다. 북한 당국의 선전과는 달리 역대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했다는 거죠.

= 선거 앞두고 주민들 탈북 줄 이어


박성우 : 이번에도 역시 지방주권 선거와 관련된 얘기인데요. 이번 선거와 관련해 국경연선에 대한 경비가 상당히 강화되었다고 문 기자가 보도하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주민들이 이번 선거기간에 탈북을 강행했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는데요.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진 겁니까?

문성휘 : 네, 저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 선거기간동안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만 다섯 가족, 모두 17명의 주민들이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다고 합니다.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선거기간동안 4가족이 통째로 행불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양강도 사법당국도 이들이 모두 탈북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와 양강도 혜산시에서 들어 온 소식이 이러하니까 국경연선의 다른 도시들에서 있는 주민들의 탈북까지 합치면 이번 선거기간동안에 상당수 주민들이 탈북했을 것이다, 이런 추정도 가능한데요.

이번 선거와 관련해 북한은 유권자발표가 있은 6월 25일부터 7월 24일까지를 선거기간으로 정하고 공장, 기업소들은 물론 국경연선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고 합니다.

또 최근에 북한도 상당한 장마피해를 입지 않았습니까? 비록 국경연선 지역은 장마피해의 영향에서 벗어났다고 하지만 그래도 일정하게 비가 내렸습니다. 압록강과 두만강도 물이 불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을 동반한 탈북이 늘게 된 것은 후계자 김정은의 지시로 진행되고 있는 강도 높은 검열과 연관이 있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경우 5월 초부터 시작된 ‘호위총국’ 검열이 총화단계에 접어들면서 대대적인 검거소동이 벌어지고 있고요. 양강도 혜산시 역시 5월 초부터 시작된 ‘보위총국’검열과 중앙당 검열로 많은 사람들이 쇠고랑을 찼다는 겁니다.

이번 검열이 군부와 당 간부들에 대한 물갈이 작업을 위한 것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마약, 매음행위, 그리고 국경연선에서 불법휴대전화 사용자들도 표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걸려들기만 하면 끝장이라는 공포감에 주민들이 떨고 있는데요.

이 기간중 탈북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돈벌이를 위해 마약에 손을 댔던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번 검열을 통해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 시범적으로 몇 사람을 ‘공개처형’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마약이나 불법휴대폰을 사용하다 적발된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 이러한 소식을 알려 온 대북 소식통들의 증언입니다.

박성우 : 압록강과 두만강 물도 불었고 게다가 지방주권 선거와 관련해 특별경비 조치가 내려진 형편에서도 가족까지 데리고 사선을 넘어 탈북을 강행한 주민들이 늘었다는 사실이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증언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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