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가을걷이 이후 전개될 농업부문 개혁에 대해 북한주민들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올해 농사작황이 좋지 않아 내년에 다시 아사사태가 발생하고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북한 주민들 속에서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성우 : 자,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먼저 현안부터 좀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북한 어선들이 서해북방한계선을 잇달아서 침범했죠. 남북 간의 긴장수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뭐, 여러가지 분석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 기자는 왜 북한이 침범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문성휘 : 네, 북한전문가들 속에서 오는 12월에 한국에서 있게 될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사전 도발의 형식이다, 이런 내용들을 비롯해 여러 가지 주장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저는 그와는 반대로 이건 북한 내부를 위한 도발의 성격이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대남성격을 가지고 있다기보다 북한 내부를 겨냥한 의도가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문성휘 : 네, 잘 아시다시피 북한당국은 상당히 지금 의욕적으로, 그리고 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위해 무리하게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부 공장기업소들에서 시험적으로 ‘새경제관리체계’를 도입하고 있고 특히 농업부문에서는 올해 가을걷이부터 ‘새경제관리체계’대로 북한 당국이 70%, 협동농민들이 30%씩 현물분배를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성우 : 7:3으로 나눈다?
문성휘 : 네, 그런데 상황은 김정은 정권의 생각처럼 그리 간단한 것 같지 않습니다. 올해 역시 자연재해로 북한의 농사작황이 시원치 않고, ‘새경제관리체계’를 당장 공업부문에까지 확대할 경우 화폐개혁 때처럼 예상치 못한 대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외부의 투자를 받아 경제를 회복한다는 것도 단기일에는 불가능하고요. 지금 라선시나 황금평도 한창 개발 중이거나 금방 개발을 시작한 상태이고 또 일본과의 관계정상화 회담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박성우 : 그렇죠.
문성휘 : 그런데다 북한 지도부는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만한 역할을 못하고 있어 몹시 초조한 상태입니다. 가시적인 성과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주민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조급함이 역력한데요.
그러니까 북한당국이 이런 경우를 예상하지 않았나 의심이 듭니다. ‘새경제관리체계’ 도입으로 혼란이 일 경우, 또 농사가 안 돼 대량아사사태가 발생하는 것과 같이 이런 여러 사태들을 감안해 그 책임을 모면하고 주민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명분을 지금부터 쌓아 두는 것이 아닌가?
서서히 정세를 긴장시키면서 갑자기 도발할만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어선들을 앞세워 서해북방한계선의 정세를 지속적으로 긴장시키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박성우 : 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문 기자는 외부보다는 내부의 혼란에 대비해서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임의의 시각에 도발하기 위한 명분을 쌓고 있는 거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문성휘 : 네, 현재 북한 내부정세를 놓고 제 개인적으로 판단하는 겁니다.
박성우 : 알겠습니다. 능히 그럴 수도 있겠지만요. 그말이 맞다면 이건 예전의 김정일 시대처럼 구태를 반복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1. 북, 농업개혁 간부들의 배만 불리나?
박성우 : 자, 그럼 본론으로 한번 들어가죠. 북한이 올해 가을걷이가 끝난 다음에 ‘새경제관리체계’대로 본격적인 ‘농업개혁’을 단행할 것이다. 이런 관측이 상당히 높아지면서 외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북한 주민들은 ‘농업개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문성휘 : 네, 우선 농업개혁의 핵심적인 내용을 보면 북한 당국이 소유권을 가지고 농민들에게 경작권을 넘긴다는 겁니다. 명목상으로는 이를 ‘분조도급제’라고 부르고 형식상으로는 3~4명 정도의 가족단위로 분조를 만들어 농업생산을 한다는 건데요. 이게 말이 분조도급제이지, 내용상으로 보면 해방 후 북한이 실시한 ‘토지개혁’과 비슷한 겁니다.
그런데 주민들은 이에 대해 그리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거죠.
박성우 : 해방 직후에 ‘토지개혁’을 했을 때 주민들이 상당히 좋아했다고 들었는데요. 그런데 왜 지금은 반기지 않는 거죠?
문성휘 : 네, 그게 북한의 비대한 통치기구들과 연관이 있습니다. 김정일 시대도 마찬가지였지만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이후 인민보안부에 내무군을 편성하고 기동타격대도 조직했습니다. 또 보위부에도 1118상무를 비롯해 상설적인 조직들을 늘렸고요. 이들 부서들이 각종 검열을 구실로 다 주민들이나 공장기업소들을 착취하는 기구들이라는 거죠. 이런 비대한 기구들 때문에 앞으로 북한의 경제개혁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거라는 겁니다.
분조관리제도 마찬가지죠. 지금의 20명 정도로 구성된 분조를 가족단위로 3~4명씩 운영하면 수많은 분조들이 생겨날 텐데 그러면 간부들이나 각종 명목의 통제기관들만 이득을 얻게 된다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한 구멍으로 퍼내는 게 시원치 않아 열 구멍, 스무 구멍을 내 퍼내려 한다” 이렇게 말들을 하고 있거든요.
박성우 :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문성휘 : 네, 이게 기존에는 한 개 작업반에 3~4개의 분조가 있었으니까 3~4명의 분조장들로부터 뜯어내면 되었는데 이젠 그 3~4개의 분조가 3~40개로 쪼개지니까 간부들이 뜯어먹을 곳도 3~40개로 늘어났다는 거죠.
박성우 : 그렇군요. “한 구멍으로 퍼내는 게 시원치 않아서 열 구멍, 스무 구멍으로 퍼내려 한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런거죠.
박성우 : 알겠습니다. 짐작이 갑니다. 노동당 간부들을 비롯해서 심지어는 산림감독원들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농민들을 착취하는 통치관리들이 너무도 많다는 거, 이게 북한의 현실인 것 같습니다. 이런 통치기구들과 관리 인원들을 간소화하지 않으면 설사 농업개혁을 한다고 해도 농민들에게는 많은 이득이 차례지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 북 주민들, ‘고난의 행군’ 우려
박성우 : 자, 다음 소식. 북한 언론들이요. 지금 한창 벼 가을을 다그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일부 지역의 주민들은 아직까지 벼 가을을 시작도 못했다, 이렇게 전하고 있다는데요? 왜 그렇습니까?
문성휘 : 네, 지금 벼 가을뿐만 아니라 강냉이 가을이나 메주콩 가을도 다 늦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유난히 날씨가 무더웠지 않습니까? 북한도 8월말까지 무더위가 계속 됐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농작물이 계속 성장하기만 했다는 거죠. 그러다 8월 말 태풍 ‘볼라벤’ 있지 않습니까? 이 ‘볼라벤’ 이후부터는 급격히 날씨가 차가와 지면서 지금까지 이상저온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아, 그렇군요. 요즘에 정말 일교 차 크죠?
문성휘 : 네, 그러니까 누렇게 익어야 할 곡식들이 익지 못하고 아직까지 시퍼런 대로 살아있다는 거죠. 강냉이도 그래, 벼나 메주콩도 아직 알아 꽉 차지 않았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렇게 이상저온이 계속 되다가 갑자기 서리가 내리는 경우인데 그러면 농사는 끝이라는 거죠.
박성우 : 농작물이 다 죽어버리죠.
문성휘 : 네, 북한 당국도 이런 조건 때문에 농작물이 여무는 밭들부터 순차적으로 가을을 하라, 이렇게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가을걷이가 자꾸 늦추어지는 거죠.
그러니까 내부적으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 말할 수 없다는 겁니다. 지금 국경연선 도시인 양강도 혜산시나 함경북도 회령시, 청진시 장마당들에서 입쌀 1kg에 북한 돈으로 6천 5백원입니다.
주민들은 이대로 있다가는 내년도 또다시 ‘대량아사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 내년에 ‘제2의 고난의 행군’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얼마 전에 북한 당국이 한국정부의 식량지원 제안 거절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남한에 대한 비방을 계속 하고 있고 또 서해상의 북방한계선에서 긴장수위도 높이고 있는데요. 과연 북한당국이 지금 이런 선택을 해야 할 처지인지, 아니면 남한과 협력해야 하는 상황인지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자,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