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의 하나 되는 교육 이야기] 초등학교 입학식 “김정일에 감사하단 말로 첫 수업 ”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경험을 하게 되는 게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학부모가 됩니다. 학부모가 되는 첫 시작은 아마도 초등학교 입학식이 아닐까요, 한국은 매년 3월 2일이면 전국적으로 '초등학교 입학식'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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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날 중학교와 고등학교, 또 대학교까지 일제히 입학식이 치러집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입학식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오랜 학교생활의 첫 관문'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남북녀의 하나 되는 교육이야기] 진행을 맡은 노재완입니다 방금 프로그램 제목을 듣자마자 눈치 챈 분들 계시죠? 이 프로그램은 2명이 진행하게 됩니다. 남남은 저 노재완이고요, 북녀는 북한 교원 출신의 이나경 씨입니다.

이번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봄철 프로그램 개편에 따라 오늘부터 매주 목요일 이 시간에는 교육을 주제로 이나경 씨와 함께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노재완:

나경 씨~ 청취자들에게 간단히 인사 한마디 하시죠?

이나경:

안녕하십니까. "이나경"입니다.


노재완:

한국에서는 보통 입학식이 시작되는 날이 항상 3월 2일인데요. 3월 1일이 3.1절 휴일이기 때문에 그 다음 날인 3월 2일에 시작하는 겁니다. 그런데 북한은 4월 1일에 입학식이 시작된다면서요?

이나경:

네. 맞습니다. 한때는 9월 1일에 했다가 1996년부터 4월 1일로 바뀌었던 걸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노재완:

아 그래요? 한국과는 좀 다르네요. 지난 3월 2일 제가 서울의 어느 초등학교 입학식에 가서 현장의 소리를 좀 담아왔습니다. 잠깐 들어보고 또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INSERT: 한양초등학교 입학식 사운드]

노재완:

어떻습니까? 느낌이..

이나경:

아이들의 목소리가 너무 귀엽고 해맑은 것 같아요.

노재완:

네. 저는 6학년 학생들이 1학년 신입생들의 손을 잡고 걸어 나오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습니다.

곧 4월인데요. 북한의 소학교 입학생들도 설렐 것 같아요. 부모들은 아이들 위해 이것저것 챙기고 준비하느라 바쁠 것 같고. 어떻습니까? 북한의 새 학기 분위기..

이나경:

네. 그렇습니다. 이곳 남한의 학부모들은 입학식날 학교에 찾아가 축하의 꽃다발과 격려의 말을 해 주는 것은 북한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답니다. 단지 북한은 소학교에 들어가는 학생 부모님들이 학용품 준비와 교과서 책표지를 밤새워 만들어 준비해야 하지만 이곳 남한에선 학교 교실의 개인 사물함 안에 두고 다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노재완:

요즘 남한의 입학식을 보면 예전보다 간소하게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입학식을 했는데, 요즘에는 거의 학교마다 강당이 있어서 강당에서 입학식을 합니다. 그리고 공식 입학식이 끝나면 각자 교실로 들어가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죠. 이때 선생님은 보통 칠판에 자신의 이름을 아주 대문짝만 하게 쓰고 학생들과 상견례를 하기도 하죠. 북한은 어떻습니까?

이나경:

네. 입학식 순서가 있는데요, (소학교) 입학식 날만큼은 시와 군에서 노동당 간부들이 무조건 참석하게 돼 있습니다.

행사 순서를 보면 제일 먼저 김일성 장군의 노래, 김정일 장군의 노래 1, 2절을 부르고 나서 신입생 대표가 연단에 나가서 김일성, 김정일 덕분에 사랑의 꽃대문에 들어서면 앞으로 두 사람께 충성을 다하는 조국의 꽃봉오리로 자라나겠다는 결의문 낭독을 하고요. 또한, 선생님들도 입학식 날에는 예쁘고 화려한 조선 치마저고리를 입는 북한과 달리 한국에선 세련된 세미 정장 차림으로 오시더라고요. 또 꽃 테이프, 꽃 보라를 신입생들에게 사용합니다.

보니까 한국에서는 예쁜 색깔의 풍선을 많이 날리는 것과 비교되더라고요. 그리고 북한에서는 소학교 입학식 날 첫 수업을 칠판에다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일 원수님 고맙습니다” 를 제일 먼저 가르쳐줍니다.

노재완:

그러면 선생님 이름은 언제 가르쳐 주나요?

이나경:

선생님 이름은 안 가르쳐줍니다. 후에 학생들이 자기네들끼리 알아냅니다.

노재완: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이름을 밝히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나경:

원래 선생님은 병풍처럼 돼 있습니다. 교권 때문에..

노재완:

한국에서는 눈높이 교육이라고 해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도 예전에는 그런 교권이 있어서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못할 정도로 선생님을 어려워했는데, 언제부터인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네. 그러면 이번에 올해 처음으로 초등학교에 보낸 어느 어머니의 말을 들어보고 또 얘기를 이어가겠습니다.

[INSERT: 초등학교 입학생 어머니 말]

어머니:

저희는 첫째 애라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고요. 저도 입학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유아 티를 벗고 학교에 가는 건데요. 제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랑은 교육 환경이 많이 달라졌잖아요. 게다가 저희 아이 같은 경우는 여자애거든요. 또 요즘 집에 아이가 적다 보니까 자기 중심적인 성향이 있어 친구들 잘 사귈 수 있을까 제일 염려가 됐는데요.

요즘 교육이 과열돼 있잖아요. 학교에서만큼은 조금 더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깊이 할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선생님 또한 아이들의 요즘 성향을 잘 이해하시니까 잘 바쳐주리라 생각합니다.

이나경:

참, 말씀이 되게 진솔하고, 맘에 와 닿습니다. 북쪽 학부모들은 사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지만, 발언을 잘못해서 후에 문제가 생길까 봐 굉장히 조심합니다. 교육 문제에 대해서 남쪽 학부모들만큼 자기 의견을 잘 얘기를 못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되게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는 사회인 것 같습니다.

노재완:

네. 그렇죠. 그래도 남이나 북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 어머니의 맘은 다 이와 같을 겁니다.

노재완:

나경 씨~ 보면 남북한 학제가 다르지 않습니까. 간단히 학제를 비교해 주시겠습니까?

이나경:

네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북한은 크게 소학년 4년, 고등중학교 6년제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 한국은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으로 되어 있는 것과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노재완:

한국에서는 교복을 입는 학교도 있지만, 대부분 공립학교는 교복을 입지 않습니다. 그냥 집에서 단정한 옷을 입혀 보냅니다. 북한에선 어떻습니까?

이나경:

네. 북한은 소학교부터 모든 학생이 교복을 입습니다. 여기는 보니까 말씀하신 대로 초등학교 때는 자유로운 복장으로 학교에 가더라고요. 교복은 중학교부터 입고요. 학생들이 머리단장도 북한은 소학교부터 귀밑에서 여학생은 2cm, 남학생은 1.5cm 이상 기르면 안 되게끔 통제하지만, 한국에서는 초등학교는 자유로운 머리를 선택할 수 있고, 중학교 여학생, 고등학생 여학생들도 학교별로 좀 다르기는 하지만 머리 기른 학생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답니다.

그리고 한국의 담임선생님들은 해마다 바뀌더라고요. 북한은 1학년 때 한번 맡은 담임선생님이 소학교 졸업할 때까지 맡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요.

노재완:

정말요? 그러면 1학년 담임이 4학년 졸업 때까지 함께 가는 거네?

이나경:

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선생님 눈치를 자주 봅니다. 그래서 입학해서 선생님께 한번 잘못 보이면 졸업 때까지 고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웃음) 아무튼 한국 학생들은 정말 마음껏 자유롭게 공부하면서 균형 있는 식단에 따라 밥을 먹고 성장하기 때문에 너무너무 멋진 학생들로 자라나는 것 같습니다.

노재완:

네. 오늘 <남남북녀의 하나 되는 교육 이야기> 여기까지 전해 드리고요. 지금까지 제작에 서울지국, 진행에 노재완 이나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