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 스키장

서울-노재완, 이하영 nohjw@rfa.org
201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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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어들이 강원도내 스키장을 찾아 겨울스포츠를 만끽했다.
스키어들이 강원도내 스키장을 찾아 겨울스포츠를 만끽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숨 가쁘게 달려온 2012년도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31일 마지막 날 직장마다 송년회가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12월 초부터 시작된 한국의 송년회는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며 조금은 특별하게 송년회를 보내는 곳도 있습니다. 단체로 극장에 가서 영화를 관람한다든가, 아니면 스키장 같은 곳에서 함께 스키를 타면서 한 해를 마감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돈 있는 사람만 가는 곳이 스키장이었는데요. 요즘엔 남녀노소 누구나 찾는 국민 시설로 바뀌었습니다. 이번 시간은 스키장에 대한 얘깁니다. 오늘도 탈북자 이하영 씨와 함께합니다.

노재완: 안녕하세요?

이하영: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성탄절 잘 보내셨습니까? 북한에서 오신 분들은 특별히 교회나 성당에 나가지 않으면 성탄절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어 하시는데, 이하영 씨 같은 경우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하영: 한국에 와서 처음 몇 해만 낯설었지, 이제는 신 나고 즐거운 날로 인식하고 저도 열심히 축제 보러 다니고, 맛있는 것도 사 먹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요즘 북한에서도 성탄절에 대해서 잘 압니다. 중국에서 성탄절을 의미 있게 보내고 있기 때문에 그런 소식들이 국경 연선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도 알려지고 있습니다.

노재완: 그러면 이번 성탄절에 이하영 씨는 뭐하면서 보냈어요?

이하영: 가까운 친구들과 스키장 다녀왔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가 화요일이다 보니 월요일에 출근했다가 오후에 반가를 내고 스키장에 갔는데요. 6명이 함께 다녀왔습니다.

노재완: 야간에 스키를 타면 정말 멋있죠? 조명에 비친 새하얀 눈을 보고 있으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아름답고 좋습니다.

이하영: 스키장의 밤은 정말로 아름다워요. 또 밤에 눈까지 내려서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재완: 또 야간 스키의 매력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가 상할 일도 없고 눈의 피로감도 덜어줘서 오래 타도 덜 피곤하죠.

이하영: 또 비용에서도 저렴합니다. 낮에 타는 것보다 30% 정도는 할인해주는데요. 무엇보다 주간보다는 사람들이 적으니까 줄도 덜 서게 되고 아무래도 편하죠.

노재완: 스키장은 어디로 가셨어요?

이하영: 지산스키장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스키장인데요. 경기도 이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시설도 괜찮고 주변 경관도 좋습니다.

노재완: 보통 야간 스키장은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타는데, 그러면 끝나고 바로 서울로 오셨어요? 아니면 하룻밤 근처에서 묵으셨어요?

이하영: 사실 6시 퇴근 후 서울에서 가까운 스키장에서 7시부터 11시까지 타고 자정에 집에 와서 자면 다음날 정상 출근하기도 하는데요. 다음날이 공휴일인 성탄절이었으니까 오지 않고 거기서 더 놀았습니다.

노재완: 그러면 1박 2일로 다녀 오신 거군요?

이하영: 네, 그런데 주변에 숙소를 예약하지 못해서 스키장 옆의 찜질방에서 하루를 묵었습니다. 저희처럼 예약하지 못하고 찜질방에서 자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노재완: 좋은 방도 좋지만 설원을 한참 누빈 뒤엔 찜질방에서 추위에 지친 몸을 뜨끈하게 지지는 것도 스키 못지않게 즐거움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이하영: ‘숙박전쟁’이란 말이 따라붙을 만큼 성수기 스키장 숙소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습니다.

노재완: 이럴 때 찜질방을 이용하면 손쉽게 해결되죠.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찜질방에 대해 잠시 설명 드리겠습니다. 찜질방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여가 시설인데요. 황토, 또는 맥반석 같은 것을 바른 방에서 높은 온도의 공기로 땀을 내면서 피로를 푸는 편의시설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보낼 수 있어 겨울철 인기 편의시설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총각 때, 특히 대학생 때 열심히 찜질방에서 놀았습니다. 돈이 별로 없을 때 하룻밤 지내기에는 찜질방만 한 게 없죠. 수면실이 따로 있고, 맥반석 찜질방, 황토 찜질방, 소금 찜질방, 옥석 찜질방 등을 이용하면서 피로를 풀 수가 있습니다.

이하영: 찜질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먹는 구운 달걀은 또 얼마나 맛있습니까? 그리고 나란히 누워 얼굴에 팩을 붙이고 피부 관리도 하고.. 또 라면을 시켜놓고 북한에서 즐겁게 했던 흥수(카드놀이)를 하면 겨울밤 지새는지 모릅니다. 찜질방 곳곳에 저희와 같이 알뜰족들이 얼마나 많은지 특히 대학생들이 참 많더라고요.

노재완: 야간 스키를 타고 찜질방에서 휴식을 취하면 낮에 스키를 탈 수 있는 금액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이하영: 북한 주민들이 추운 겨울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여기 남쪽 스키장을 본다면 북한에서처럼 산에 동원돼 가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노재완: 그렇겠네요. 북한은 높은 산이 많고 춥기 때문에 눈이 많이 오고 겨울이 깁니다. 정말로 스키 타기에 적합한 환경이죠. 북한에도 백두산 주변 삼지연과 베개봉 등에 스키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거기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좀 있나요?

이하영: 거긴 일반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스키장이 아닙니다. 외국 관광객을 위해 만든 건데요. 외국인들도 거의 없다고 들었습니다.

노재완: 시설을 확충하고 숙소만 잘 갖추면 많은 외국인들이 찾을텐데 말입니다. 남쪽 사람들에게도 개방하면 아마 스키 원정을 갈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이하영: 그렇습니다. 북한은 명소마다 스키장을 만들어 관광지로 개방하면 적지 않은 돈을 벌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 주민들의 생활도 향상되겠죠. 식량과 땔감부족으로 추운 겨울을 보낼 고향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여 옵니다. 언제쯤 제가 누리는 이런 생활문화를 함께 누릴 수 있을까요. 고향 뒷산을 올라가 볼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노재완: 네, 저도 인사드리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희망이 넘치는 새해를 맞으시길 바랍니다.

네, 오늘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 이하영, 제작에 서울지국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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