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팬 문화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2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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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팬 문화 달성군 ‘옥연지 송해공원’. 최근 미스터 트롯으로 유명해진 한 가수의 팬클럽 회원들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RFA Photo-정진화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함경남도 함흥 열차방송원이었던 정진화 씨는 지금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워싱턴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소식. 지금부터 열차방송 시작합니다.

기자: 이젠 아침저녁으로 춥다고 느낄 정도인데요. 서울 날씨는 어떤 가요?

정진화: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에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낮부터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는데 강원도에서는 서리가 내렸고 서울에서도 얼음이 관측되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도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난방이 공급된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기자: 아파트는 개별 난방이 아니라 전체 난방을 하니까 이제 난방이 공급된다는 말이군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정진화: 네, 오늘은 대한민국의 팬 문화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10월 하면 오래 전부터 각종 문화행사가 많이 진행되는 달인데 지금은 코로나19로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여러 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화행사라고 하면 전시회나 공연행사가 많은데 공연하면 또 팬들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기자: 유명 인사나 연예인이 행사를 하면 그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죠. 그래서 난 누구에 팬이다 이런 말을 하잖아요? 북한 청취자들이 알기 쉽게 부연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정진화: 네. 팬이란 말은 쉽게 풀이하면 적극적인 지지자,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노래를 하는 가수가 있는데 그 가수와 함께 가수가 부르는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연예인들이나 운동선수들 경우에는 거의가 팬 클럽이 있는데 특히 유명 연예인이나 유명 운동선수 경우에는 팬들이 수 만 명 또는 수십만 명에 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개별적인 사람을 좋아하지 못하게 돼있습니다. 오직 지도자만 우상화 하거나 따르고 일편단심을 간직하라고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기 때문에 지도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가족처럼 또는 가족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좋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는 좀 생소한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자: 혹시 정진화 씨도 가입한 모임이 있나요?

정진화: 아니요. 저도 물론 엄청 좋아하는 가수나 운동선수가 있지만 그렇다고 팬클럽 가입까지는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에는 없는 문화라 아직까지 몸에 배지 않았는데 그리고 보니 처음엔 대한민국 사람들의 팬 문화가 너무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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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옥연지 송해공원’. 최근 미스터 트롯으로 유명해진 한 가수의 팬클럽 회원들을 이 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RFA Photo-정진화


기자: 나라와 국적이 달라도 인터넷으로 동 시간대에 행사나 공연을 볼 수 있으니 한류열풍이 불어서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 팬도 굉장하죠?

정진화: 네. 지금은 대한민국의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고요. 규제가 없다 보니까 외국에서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 국내엔 더 많으니까 그 규모는 어떻게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보통 어떤 행사에 가거나 야구나 축구 경기장에 가면 자기가 응원하는 팀의 단체복도 맞춰 입고 통일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혹시 그런 걸 본 적이 있나요?

정진화: 네, 그런 소식에 대해서는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도 자주 봅니다. 또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들은 적도 있고 인터넷에서 “어느 가수, 어느 선수, 펜클럽 가입하세요” 이런 문구를 본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대구 달성군에 갔다가 팬들이 모인 광경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기자: 어떤 행사였나요?

정진화: 행사장은 아니었고요. 지역을 잘 아는 지인을 만나서 관광지인 달성을 둘러보게 되었는데 ‘옥연지 송해공원’에서 최근 미스터 트롯으로 유명해진 한 가수의 팬클럽 회원들이 버스를 타고 왔는데 그 사람들을 보게 됐습니다. 평일이었고 가을비가 내리는 날이었는데 알고 보니 주변에 유명 가수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카페도 들리고 주변의 공원에도 들른 것 같았습니다.

기자: 그런데 서울에도 ‘송해길’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정진화: 맞습니다. 서울 종로에 송해 흉상과 송해길이 있었는데 대구에는 송해공원이 있었는데 “송해선생은 대구 달성공원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할 때 시세리에서 출생한 석옥이 여사와 결혼했습니다. 실향민인 그는 수시로 옥연지를 찾아 고향생각을 했고 처가인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여겨 자신의 묏자리까지 만들었다. 이러한 사연을 달성군에서 관광자원화시켜 송해공원으로 정해 사람들이 찾는 겁니다.

기자: 그랬군요. 오늘의 주제인 팬 문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정진화: 네, 일단 팬클럽 회원은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 가입하는 건 아니고요. 팬클럽 회장 같은 경우엔 해당 가수나 운동선수나 유명인을 좋아하는 특별한 마음이나 감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이나 가족처럼 챙겨주고 생일처럼 특별한 날 그리고 공연이나 전시회나 경기가 진행되는 날짜 같은 걸 일일이 팬클럽 사이트에 공지로 띄워주는데 이런 열정은 일반적으로 그냥 좋아한다는 마음 하나만으로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자기 가족이 아닌 이상 시간을 내서 누구를 좋아하고 응원한다는 게 쉬운 건 아닌데요.

정진화: 네. 그래서 제가 집에 돌아와서 이번에 만난 가수의 팬 카페에 들어가보았더니 공식 팬 카페라는 사이트가 있었고 가입한 회원수가 4만여명이 넘었습니다. 이 가수가 유명해진 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팬이 이렇게 많다는 건 정말 놀라웠습니다. 해당 가수가 부른 모든 노래가 수록되어 있고 출연한 모든 방송 프로그램이 녹화로 올라와 있고 회원들이 직접 사회전산망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볼 수 있게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행사일정 홍보, 노래가 담긴 미니앨범 판매도 팬 카페를 통해서 알려주고 있었는데 팬 카페 연령층도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습니다.

기자: 이런 모임을 보면서 북한의 조직문화와 비교가 될 텐데 어떻습니까?

정진화: 네, 일단 예전보다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인이 출연하면 진짜 가감없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남한 사람들을 보면서 처음에는 이상했는데 살다 보니 차츰 그런 마음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래를 하면 참 잘한다 생각하고 따라하기도 하지만 가족도 아닌 사람의 생일을 기억하고 선물을 한다거나 공연이나 경기 일정을 미리 알고 표를 구입한다거나 특히 팬카페에 가입하는 건 아직까지 쉽게 되지 않습니다.

기자: 그렇죠, 어떤 습관을 바꾼다는 것이 쉬운 건 아니죠.

정진화: 맞습니다. 그래서 주변 친구들에게 이번 미스터 트롯 가수 중 누구를 좋아하냐? 좋아한다면 팬카페에 가입했냐고 물어봤더니 가수는 누구를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는데 팬카페에 가입했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것도 문화적인 차이라고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남한에서는 엄청 환영 받는 인기 가수들이 평양에 가서 공연을 해도 북한사람들이 아무 감정없이 무덤덤하게 심지어 박수도 제대로 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그리고 몇 년 전에 탈북민들을 위한 행사를 방송국에서 진행했는데 그때 가수 주현미, 송대관 씨를 비롯한 대한민국에서 정말 유명한 가수들이 출연했습니다. 그런데 탈북민들도 다 아는 노래를 부르니까 엄청 좋아하면서 박수는 손바닥이 깨져라 열심히 치는데 남한 사람들처럼 함성은 없어서 지금 생각해보니 출연자들이 많이 아쉬워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코로나로 인한 제한이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았는데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는 말이네요.

정진화: 네. 제가 아는 분도 이달 말에 서울에서 하는 공연을 보려고 지방에서 올라온다고 하는데 참석자 수는 제한되지만 전국적으로 공연행사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는 북한에는 없는 공연이 있는데 ‘효도공연’이라는 게 있습니다. 어버이날이나 설 같은 특별한 날에 부모님들에게 바치는 자식들의 마음을 담은 노래만 부르는 공연인데 정말 인기가 높습니다.

기자: 이제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정리를 해 주시죠.

정진화: 네. 남북한은 예로부터 노래와 춤을 참 좋아하는 민족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한민족의 노래라고 하면 아직도 아리랑이 대표 곡이고요. 그런데 남북이 부르는 노래 가사나 즐기는 사람들의 문화적 차이가 생겼습니다. 요즘은 북한 사람들도 대한민국의 트로트를 즐겨 듣는다고 하는데 당국의 통제가 없이 부르고 싶은 노래 마음대로 부르고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도 마음껏 지지하고 응원하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진화: 네, 고맙습니다.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오늘은 남한의 팬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참여자 정진화, 진행 이진서 에디터,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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