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군사적 도발, 관심 없다”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6.05.03
eat_corn_b 앙상한 모습의 병사들이 훔쳐온 옥수수를 먹기 위해 불을 지필 준비를 하고 있다. 조선인민군에는 영양실조가 만연돼 있다.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오는 6일 제7차 노동당 대회의 개최를 전후로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비롯한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 대회를 맞아 군사적 도발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성과로 내세우려는 의도가 짙어 보이는데요, 정작 북한 주민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북한 주민은 너무 피곤하고 지겨워합니다. 당 대회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것이 공통적인 느낌인 것 같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접촉한 북한 여성은 당 대회를 앞두고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는데요, 북한 주민이 바라는 것은 군사대국이 아닌 경제적 풍요와 사회적 자유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잘 먹고 잘살 수 있을까?’, 이것이 당 대회에 기대하는 바인데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5차 핵실험·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도발에 관심 없어

- 전쟁이 나도 지금보다는 나을 것

- 오늘날 영양실조 군대로 전쟁할 수 없어

- 우리가 바라는 것은 군사대국이 아닌 경제적 풍요와 사회적 자유


오는 6일 제7차 노동당 대회의 개최를 전후로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비롯한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은 최근에도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과 ‘잠수함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에 나서면서 김정은 정권의 성과를 과시하는 분위기인데요, 실제로 지난달 23일에 있었던 ‘잠수함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에 관해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현지 시찰 사진을 게재하면서 ‘대성공’이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국제사회의 반대와 경고에도 당 대회를 앞둔 시점에 군사 도발을 반복하고 있는데요, 정작 북한 주민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한마디로 말해 북한 주민은 너무 피곤하고 지겨워합니다. 계속 ‘70일 전투’에다 국경지대 주민에는 ‘숙박검열’, 그리고 전화 단속 등 통제가 길어지고 심해졌기 때문에 너무 피곤하고, 당 대회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것이 공통적인 느낌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에 대한 북한 주민의 반응은 어떨까요? ‘아시아프레스’가 북부 지역에 사는 여성의 생각을 들어봤는데요, 북한 주민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지적합니다.

- 김정은 정권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4일에는 '잠수함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성공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북한 내부에선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북한 여성] 여기는 전기도 없으니 보도를 못 봅니다. 그런데 그딴 거 왜 자꾸 한답니까? 이전부터 국방력을 강화한답시고 계속 그런 데만 돈을 처넣고, 앞으로 잘 산다고 거짓말만 하고, 이제는 사람들이 실험을 하든 어찌하든 믿지도 않고 별로 신경도 쓰지 않습니다.

- 핵과 미사일이 인민 생활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면, 왜 김정은은 실험을 계속할까요?

[북한 여성] 자기 자리를 뺏길까 봐 그러겠지요. 솔직히 말해 전쟁이 나도 우린 아무 밑에 가서 살아도 지금보다 나을 겁니다. 그저 가진 것들은 뇌물을 받아먹겠다고만 하고, 장사 좀 하려고 하면 비법이라고 하고, 윗대가리들은 주민이 굶어 죽어야 편한 건지...점점 살기 바쁩니다.

- 핵, 미사일 실험에 대해 유엔에서도 제재하고 있습니다. 제재로 김정은이 실험을 멈출까요?

[북한 여성] 그거 하지 말란다고 안 할 것 같습니까? 옛날부터 뻐다구 잘하는데...

이 여성은 북한 인민군의 현실에 대해서도 돌직구를 날렸는데요, 북한 당국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군사 강국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군대 내에는 영양실조에 걸린 병사가 가득해 전쟁도 제대로 치르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습니다.

- 또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쟁할 생각일까요?

[북한 여성] 조그만 나라가 전쟁은 무슨 전쟁입니까? 그냥 미국이랑 협상하자고 그러는 거겠지. 그것도 한두 번도 아니고. 우리끼리도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뻐다구(고집이 세고)고 교활하다고. 원래 김정일이도 교활하지 않았습니까?

- 전쟁용이 아니라, 핵과 미사일로 위협해서 대북제재를 풀려는 것일까요?

[북한 여성] 전쟁이요? 지금 우리 군대 상태로는 전쟁했다가 다 먹히고 맙니다. 그걸 아니까 큰소리만 치는 거지요. 경비대란 건 정신이 썩어빠지고 전연지역 군대들은 허약 걸리고, 군대에 가면 국가가 먹이는 것이 아니고, 허약 걸릴까 봐 부모들이 매달 돈을 보낼 정도입니다.

[Ishimaru Jiro]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면서 두 번의 핵실험, 두 번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잠수함, 이동식 미사일 발사 등도 실험했는데, 이를 김정은의 실적으로 선전하고 과시하고 있어요. 한편으로 북한 국민은 인민군대가 얼마나 약한지를 다 알고 있습니다. 자기 자식이나 주변 사람이 군대에 가면 많은 사람이 영양실조에 걸린다는 것은 북한 주민이라면 다 아는 상식이잖아요. 사상적으로도 싸울 수 있는 군대가 아니라는 것은 북한 주민도 다 아는 공통적인 인식입니다. 군사대국이 됐고, 언제든지 싸우겠다고 하지만, 실상을 아니까 이를 솔직하게 토로해준 것 같습니다.

북한 주민을 힘들게 했던 ‘70일 전투’가 지난 2일 끝나고 북한은 당 대회 분위기로 전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국방부는 북한이 당 대회를 전후로 5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고요, 북한도 이미 전국적으로 특별경비기간을 선포했고, 최전방에는 특별경계태세를 발령했는데요,

하지만 북한 주민은 이같은 군사적 긴장이 아닌 경제적 풍요와 사회적 자유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36년 만에 열리는 당 대회의 목표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성과를 과시하고 우상화하는 것이 아닌 정말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건데요,

[Ishimaru Jiro] 북한 주민이 너무 오랫동안 경제적인 고통을 겪어왔기 때문에 누구에게 물어봐도 ‘경제적으로 나아졌으면 좋겠다’, ‘자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합니다. 결코 ‘군사 강국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36년 만에 노동당 대회를 한다고 하는데, 이것을 통해 무언가 나라가 발전하고 경제적으로 좋아질 것이란 선전도 잘 믿지 않고 있어요. 북한 주민이 바라는 것은 첫째는 생활이고 둘째는 자유입니다.

북한의 당 대회 개최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북한 당국으로서는 당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새로운 시대를 선포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인데요, 하지만 북한 주민은 여기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막대한 자본과 자원을 들여 허공에 날려버리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이 아닌 당 대회를 통해 북한 주민의 생활을 개선하는 정책,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살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정부, 고립이 아닌 국제사회와 공존하는 현명한 지도자를 북한 주민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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