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시 중심, 압록강변 철조망 설치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4.05.27
iron_wire1_305 북한 측의 압록강변을 따라 철조망 설치를 위한 기둥이 세워져 있다. 우측의 자그마한 건물은 국경 경비대초소. 장소는 혜산시 강구동.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5월 중순 북․중 국경지방을 살펴보니 양강도 혜산을 중심으로 압록강 변에 경비초소가 늘어나고 철조망을 설치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이미 양강도 혜산시의 중심부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 철조망이 설치됐는데요,

"압록강 자체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압록강 상류 지역에서 밀수와 월경, 정보 유출, 한국 동영상 유입 등이 일어나기 때문에 작년부터 북한 당국에서는 압록강 상류 지역을 중심으로 경비를 강화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혜산 시내에서 압록강 변으로 나가는 길가에 새로운 경비초소를 만들어 허락을 받은 사람만 압록강에 내려갈 수 있는데요, 온갖 단속과 통제에도 효과를 보지 못한 북한 당국이 아예 압록강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통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 감시초소 늘리고 강변과 도로 따라 철조망 설치

- 철조망 말뚝, 경비초소, 주민 단속 모습

- 두만강 제외 '밀수, 월경, 정보 교류 빈번한 압록강 상류'

- 아예 압록강 변 접근 봉쇄하려는 의도 엿보여


북한 당국이 양강도 혜산을 중심으로 압록강 주변에 경비초소를 늘리고 철조망 설치에 나서는 등 국경 지역의 경계를 한층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북한 취재팀은 지난 4월에 이어 5월 중순, 10일 정도 압록강 상류 지역을 취재했는데요, 압록강 상류 지역의 경비 상황, 그리고 중국과 무역 거래에 관해 살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시아프레스'는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사진을 통해 5월 중순의 북․중 국경 지역, 그중에서도 압록강 변의 모습을 전했는데요, 장성택의 숙청 이후 경계가 강화된 국경지역의 모습과 무질서한 남벌로 황폐해진 산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북․중 국경 지역의 변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압록강 변의 넓은 구간에 감시초소와 철조망 설치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었는데요, 특히 양강도 혜산시의 중심부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 철조망이 설치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눈에 띄는 것은 북한 쪽, 특히 양강도 혜산시 주변에 새로운 경비초소와 철조망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압록강 자체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인 것 같습니다. 혜산 시내에서 압록강 변으로 나가는 길가에 새로운 경비초소를 만들어 허락을 받은 사람만 압록강에 내려갈 수 있더라고요. 하지만 압록강 물은 혜산시민에 있어서 생활용수이기 때문에 압록강물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단 압록강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통제하기 위해 경비초소를 새롭게 만들고 철조망도 새로 설치하는 것 같습니다.

도로 옆으로 철조망 설치를 위한 말뚝이 세워져 있다. 폐허 같은 건물은 시멘트 공장이다.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도로 옆으로 철조망 설치를 위한 말뚝이 세워져 있다. 폐허 같은 건물은 시멘트 공장이다.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아시아프레스'가 제공한 사진을 보니 북한 측(혜산시 강구동)의 압록강 변을 따라 철조망 설치를 위한 기둥이 세워져 있습니다. 사진 오른쪽의 건물은 국경 경비대의 초소입니다. (사진 1) 또 다른 사진에서도 도로 옆으로 철조망 설치를 위한 말뚝이 세워져 있습니다. (사진 2)

혜산시 중심지역 강둑을 따라 철조망이 쳐져 있다. 하얀 벽 같은 것은 주민의 강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나무 울타리다. 우측의 국경 경비초소 앞에 무장한 국경 경비대원이 강 출입구를 지키고 있다. 혜강동 인근.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혜산시 중심지역 강둑을 따라 철조망이 쳐져 있다. 하얀 벽 같은 것은 주민의 강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나무 울타리다. 우측의 국경 경비초소 앞에 무장한 국경 경비대원이 강 출입구를 지키고 있다. 혜강동 인근.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혜산시 중심지역의 강둑을 따라 설치된 철조망. 철조망과 함께 주민의 강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하얀색 나무 울타리도 쳐져 있는데요, 한쪽의 국경 경비초소 앞에는 무장한 국경 경비대원이 강의 출입구를 지키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사진3)

이시마루 대표는 두만강과 압록강 상류 지역이 북한 내부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고 외부의 정보가 북한 내부에 유입되는 통로일 뿐만 아니라 밀수와 탈북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경비를 강화해왔다고 전했는데요,

[Ishimaru Jiro] 지금 북한에 정보가 유입되고, 북한 내부의 정보가 외부 세계에 유출되는 것은 두만강과 압록강을 통해서 이뤄지는 겁니다. 두만강 쪽은 4~5년 전부터 경비가 많이 엄격해졌고 중국 쪽에서 철조망 공사가 완공돼 많이 차단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압록강 상류 지역에서 밀수와 월경, 정보 유출, 한국 동영상 유입 등이 일어나기 때문에 작년부터 북한 당국에서는 압록강 상류 지역을 중심으로 경비를 강화했습니다. (혜산시의 철조망 설치도) 그것의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양강도 혜산시는 국경을 중심으로 북한과 중국의 양측 주민이 가까이 마주하고 있고, 특히 건너편 중국 측의 길림성 장백현은 인구가 약 9만 명에 달하는 큰 도시로 20년 가까이 탈북과 밀수의 중심 지역이었기 때문에 혜산시는 이같은 지역적 특성에 따라 단속과 통제가 매우 강한 곳이라는 게 이시마루 대표의 설명입니다.

국경 경비초소에서 취조를 받는 여러 명의 소년들. '허가 없이 강에서 고기잡이를 한 것으로 단속됐다'고 촬영자가 전함. 보천군 근방.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국경 경비초소에서 취조를 받는 여러 명의 소년들. '허가 없이 강에서 고기잡이를 한 것으로 단속됐다'고 촬영자가 전함. 보천군 근방.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실제로 또 다른 사진에서는 국경 경비초소의 검열을 마친 주민이 빨래를 위해 강으로 내려오는 장면을 볼 수 있는가 하면 '허가 없이 강에서 고기잡이를 했다'는 이유로 단속에 걸려 국경 경비초소에서 취조를 받는 소년들의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사진 4)

이밖에 중국 측 압록강 변에도 철조망이 설치됐는데요, (사진 5) 북한 당국은 지난해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북한 전역의 국경 지역에 대한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번 경비초소와 철조망의 설치는 국경 지역에서 정보의 유출입은 물론 장성택 관련 인물의 탈북방지에도 목적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중국 측의 압록강 변에 설치된 철조망.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중국 측의 압록강 변에 설치된 철조망.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Ishimaru Jiro] 장성택이라는 실력자가 숙청되면서 관련자가 엄청 큰 피해를 받았습니다. 북한 당국에서는 당연히 탈북을 방지하기 위해 국경 경비를 강화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는데, 두만강(경비 강화, 철조망 설치)과 압록강 하류 쪽은(강폭이 넓어) 도강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거든요. 중국으로 탈출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장성택 숙청과 관련된 탈북자를 막기 위해 압록강 상류 지역에 집중적으로 단속을 강화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압록강에 대한 경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사실상 탈북과 밀수 행위, 정보의 유입 등은 이제 북한의 단속만으로는 막을 수 없게 됐는데요, 온갖 노력도 해도 정보의 유입과 유출을 막는 데 효과를 보지 못한 북한 당국이 '이제는 아예 압록강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방식을 바꾼 것이 아닌가?'란 분석을 낳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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