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자 동상 건립, 인민의 염원?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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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혁명일화집'표지. 2015년 3월 촬영
김정은 '혁명일화집'표지. 2015년 3월 촬영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우상화를 목적으로 2014년에 발간한 ‘혁명일화집’은 김 제1위원장을 미화하고 정권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에 걸쳐 건립 중인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동상은 ‘주민의 염원’과 ‘간부들의 충성’ 때문이었다며 배경을 설명하는데요,

“아직도 권위가 없고, 권력계승의 정당성이 없는 김정은을 우상화하려면 김일성․김정일의 권위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북한 주민이 동상 건설의 자재를 떠안고, 추모 행사에도 강제로 동원되면서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황당하면서도 실생활과 맞지 않는 ‘혁명일화집’의 내용까지 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최근 발간한 ‘혁명일화집’으로 김정은 우상화

- ‘초인적 능력’, ‘고결한 인품’ 지난 인물로 묘사

- 김 부자 동상 건립 배경, 간부들의 충성과 인민의 염원

- 실제로는 강제 동원과 자재 상납 강요

- 일화집 내용, 그대로 믿는 북한 주민 없어


북한이 '혁명일화집'의 출간을 통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우상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7일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내용과 사진 등에 따르면 '우러러 따르는 김정은 동지'란 제목의 혁명일화집은 2014년에 출간한 것으로 총 4장, 220페이지로 구성돼 있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을 '초인적 능력'과 '고결한 인품'을 지닌 인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1장과 2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관한 일화, 3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어릴 때부터 얼마나 많은 재능이 있었고 뛰어났는지, 마지막 장에서는 해외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관한 내용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특징을 말씀드리면 1장, 2장은 김정일이 얼마나 위대한 사람이었고, 얼마나 인민이 그리워하는지, 그리고 김정일이 김정은을 얼마나 높이 평가하는 지가 나옵니다. 3장에서는 김정은이 어릴 때부터 얼마나 재능 있고 우수한 사람이었는지에 관한 이야기, 마지막으로 외국에서 김정은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 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김정은 우상화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젊고 실적이 없는 김정은의 모든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우상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죠.

김 부자의 동상이 건설되게 된 경위를 소개한 일화집의 내용.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김 부자의 동상이 건설되게 된 경위를 소개한 일화집의 내용.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Photo: RFA

이밖에도 '혁명일화집'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어린이를 매우 사랑하고 있으며 군사적 지식은 어릴 때부터 전문가를 가르칠 정도로 뛰어났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 일화집의 내용 중에는 '만수대 언덕에 모시도록'이란 제목으로 현재 북한 전역에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동상을 건립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데요, 이를 모두 북한 주민의 ‘한결같은 염원’, ‘김정은의 충성․덕망’과 연계해 장황하게 서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프레스’는 김 부자의 동상을 건설하게 된 일화집의 내용과 함께 동상 건립에 필요한 자재를 주민에게 부담하는 인민반회의의 내용도 함께 공개했는데요, 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의 사망이라는 '비보'를 접한 북한 주민들은 장군님을 목메어 부르며 참배할 곳을 찾았지만 김정일의 동상은 없었다.]

[12월 24일, 김정은은 고위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 당원들과 군인들, 인민들은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까지 한결같이 '장군님께 조의를 표시할 데가 없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왜 장군님의 동상을 한 상도 모시지 못하였는가?'라며 의문시하고 있다.]

[이에 죄책감을 느껴 간부들이 머리를 숙이자 김정은은 '동상을 세우지 못한 것은 당신들의 잘못이 아니다'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을 잇는다. "그 문제에 관련해서는 장군님께서 너무도 엄숙하시었기 때문에 할 수 없었습니다. (중략) 자신의 동상이나 기념비를 세우겠다는 데 대하여서는 절대로 승인하지 않으시었습니다"]

이에 대해 간부들은 ‘위인의 역사는 동상이나 기념비로 빛나는 것이 아니라 사상과 업적으로 빛나는 것이다’라며 ‘동상 건립을 허용하지 않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이 떠올라 애절함을 금할 수 없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또, 동상 건립 내용의 후반부를 살펴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부친의 업적과 주민의 ‘한결같은 염원’에 대해 장황히 설명하면서 동상 건설을 다음과 같이 결정합니다.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책임일꾼들이 장군님의 동상을 꼭 모시겠다고 하는데, 이제라도 우리가 장군님의 동상을 잘 모십시다. (중략) 수령님과 장군님의 동상을 새로 형상하여 만수대 언덕에 함께 모시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하지만 ‘아시아프레스’의 취재 협력자는 일화집이 선전하는 내용과 달리 북한 당국이 김정일의 추모 행사나 동상 건설에 주민들을 강제로 동원하고 건설 자재를 요구하기 때문에 주민의 불만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일화집이 현실을 미화하는 내용으로만 가득하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신의 동상 건설을 반대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김정일은 김일성의 시신을 안치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들여 '궁전'을 개조하며 전국을 김일성의 우상화 상징물로 치장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Ishimaru Jiro] 이번에 소개한 것은 김일성․김정일의 동상 건립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실제로 전국 방방곡곡에 동상 건립이 진행 중입니다. 왜 동상이 필요할까요? 그것은 아직도 권위가 없고, 권력계승의 정당성이 없는 김정은을 우상화하려면 김일성․김정일의 권위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김일성․김정일의 위대성을 계속 선전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할아버지, 아버지가 위대하니까 그 권력을 계승한 지도자도 위대하다’는 겁니다.

또 일화집에는 김정일의 사망 소식에 북한 주민이 '비분에 젖어 피눈물을 뿌렸다'라고 쓰여 있지만, 김정일 사망 당시 북한 내부의 여러 취재협력자가 전해 온 소식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애도 분위기가 저조하자 보안원은 물론 보위부까지 동원해 주민 개개인의 참배 현황을 파악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는데요, 당시 지역 주민을 추모 행사에 동원해 주민의 불만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동상 건립도 ‘주민의 한결같은 염원’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동상 건설의 자재를 주민들이 떠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3월 ‘아시아프레스’가 입수한 북한 인민반 회의 녹음 음성을 들어보면 북한 당국은 지역 주민에게 동상 건설에 필요한 파철을 가구당 5kg씩 시(市)인민위원회에 직접 바칠 것을 강요했는데요,

이시마루 대표는 '혁명일화집'의 내용과 관련해 북한 주민의 실제 생각은 많이 다르고, 일화집의 내용을 그대로 믿는 주민도 거의 없다고 지적합니다. '영도자'로서의 '인품'이나 '능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황당하고 의심된 내용도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Ishimaru Jiro] 외부 사람이 보면 너무나 우스운 내용이 많고, ‘과연 이런 이야기를 믿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북한 사람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고요, ‘현지 방문하면 비가 그쳤다, 무지개가 이중으로 나타났다’ 등 초자연적인 일들도 많이 소개되지 않았습니까? 그동안 북한 사람에게 유치한 표현과 우상화 작업을 해왔는데요, 북한 사람 중에 진심으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프레스’는 김정은의 우상화를 다룬 '혁명일화집'이 학교의 교양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상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김정은 정권의 우상화와 세습의 정통성을 강요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주민에게 온갖 부담을 부여하고 있는데요, 이런 현실 속에서 일화집에 나타난 ‘한결같은 염원’, ‘숭고한 충정’ 등의 표현은 북한 주민의 실제 생각과 큰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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