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권탄압제도 해체는 정상국가로 가는 길”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18.03.21
UNHCR_NKHR_b 스위스 제네바에서 14일 열린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조치에 관해 구두 설명하는 케이트 길모어 부대표(왼쪽에서 두번째).
사진-유엔 웹 TV 캡쳐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3월19일자 6면에 게재된 “제국주의자들의 침략과 내정간섭책동을 단호히 짓부셔 버려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동 기사는 노동신문이 미국의 인권신장을 위한 각종 활동을 ‘미국의 이익을 위해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호도하면서 반미투쟁을 선동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반미투쟁에 불을 지피기 위해 미국이 북한에 촉구해온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와 테러문제를 정면 반박하고 있어 북한의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 및 테러에 대한 기본적 인식과 태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사입니다.

오중석: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부정할 뿐 아니라, 이러한 인간의 기본권 신장을 위해 국제사회와 인권선진국의 적극적인 조사 및 권고 활동을 비난하는데 앞장서 왔습니다. 기사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네. 첫째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 반 테러전’은 제국주의자들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내정간섭을 하기 위해 들고나오는 간판”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참다운 인권과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한 미국의 지도를 실현’하고 강권질서를 수립하기 위한 “침략과 내정간섭을 합리화하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둘째, 국제규범은 “어떤 나라, 어떤 세력이 자기의 이기적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주권국가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해마다 발표하는 ‘인권보고서’는 다른 나라의 내정에 마수를 뻗치고 지도부를 전복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인권보고서’는 유엔의 세계인권선언과 같은 보편적으로 정립되고 세계적으로 확립된 인권을 독재정권의 유지나 개인적 탐욕을 위해 침해하는 비인간적인 살육이나 비인도적인 참상을 공개함으로써 인권개선을 촉구하는데 있습니다.

셋째, 제국주의자들이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반제자주적인 나라들의 정치체제와 사회제도를 변화시키려는 교활한 침략수법’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다당제와 다원제를 도입할 것을 강요하는 것도 서방식 가치관과 민주주의를 들이 먹이려는 것’으로 진짜 민주주의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으며, 신 식민주의질서에 얽어 매놓으려는 책동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서방식 민주주의는 개인주의적인 실용주의 철학에 기초하고 있는 미국식 민주주의로 근로인민 대중의 의사와 요구가 아니라 독점자본가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그들의 이익을 절대적으로 옹호하는 가장 반동적이며 반인민적인 부르주아 정치방식이라는 것입니다.

넷째, 미국이 감행하는 반테러전은 반미자주적인 나라들을 대상으로 한 국가 테러행위이며 새로운 변종의 노골적인 내정간섭이고 침략 전쟁책동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배와 예속, 침략과 간섭이 없는 세계에서 살려는 것은 세계 평화애호인민들의 한결같은 지향이고 요구이며, 제국주의자들의 침략과 내정간섭책동에 각성을 높이고 그것을 철저히 짓 부셔버리기 위한 투쟁을 강도 높게 벌려 나가야 한다고 선동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최근 노동신문은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관련 동향’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이를 비난하는 기사를 연이어 내놓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의 이런 보도행태의 배경과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말씀해 주실까요?

이현웅: 네.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자초하여 체제위기에 처하게 된 것은 국제규범을 무시하고 핵무기개발에 나섰다는 점과 ‘최악의 인권국가’라는 정치적 후진성 때문입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무기개발을 위한 각종 도발이 있기 이전부터 북한의 인권참상 실태를 파악하고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 신장을 위한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필요성, 국제테러활동 중단 등을 촉구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요구와는 반대로 항공기 폭파, 외국 국빈 방문단의 폭탄테러, 일본인 납치, 미국관광객 억류 및 고문 등 반인권적인 행위를 지속해왔습니다. 김정은 세습독재정권 역시 반인권적인 행태를 이어갔습니다. 북한 안에서는 장성택 등 고위관료에 대한 고사포 처형과 같은 잔인한 공개처형을 여전히 실시하고 있으며, 북한 밖에서도 제3국 공항에서 이복 형인 김정남을 백주의 대낮에 독살하는 비인간적이고 부도덕한 행태를 스스럼 없이 보여주었습니다. 탈북자들에 대한 검거와 조사과정에서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인권탄압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비열한 정치행태와 열악한 인권상황을 고려해 볼 때 최근 노동신문이 ‘인권 지적’을 외면하면서 ‘비난기사’를 연일 게재하고 있는 것은 첫째, 미국 등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에 대한 지적과 개선 촉구가 김정은 세습독재정권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에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둘째, 아직 북한이 인권문제로부터 오는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든다면, 정치범 수용소를 없앨 경우, 여기에서 풀려난 반체제 인사들의 활동이 더 큰 체제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인권참상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중석: 이번 기사는 ‘북한 인권보고서’를 발표한 미국을 “북한에 대한 침략이나 내정간섭”으로 몰아가고 있는데요 이런 보도행태가 갖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지구상에서 가장 처참하게 인권말살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곳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한 번 들어가면 죽어야만 나올 수 있는 정치범 수용소가 6개나 있습니다. 이 곳에서 파리목숨보다 못한 인간 이하의 학대를 받으며 살고 있는 정치범의 수는 8만에서 15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정치범수용소는 ‘교화소’로 불리는 ‘교도소’와는 차원이 다른 ‘인간생지옥’과 같은 곳이라고 합니다. 이런 ‘대규모 정치범 수용소’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북한 세습독재정권에만 있는 인권유린제도입니다. 국제사회가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기 전에 당연히 ‘없어져야 할 폭압제도’입니다. 그럼에도 북한 정권은 이러한 정치범 수용소 운용사실을 부인하고 숨기고 있으며 이를 문제 삼는 국가들을 오히려 ‘제국주의자들의 침략 또는 내정간섭’이라고 호도하면서 북한주민들의 눈과 입을 막는데 급급해 하고 있습니다. 이런 보도행태는 북한 독재자들로 하여금 정치범 수용소를 더욱 강경하게 운용하려는 ‘정책적 선호’를 심화시키는 한편, ‘개선하려는 의지나 노력’을 봉쇄하는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북한이 영원한 인권 후진국으로 남도록 방조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인권개선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와 인권선진국들을 모략하고 적대시하기 보다는 그들의 지적과 권고를 겸허히 받아 들여 인권탄압제도를 해체하는 길을 열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길만이 체제위기를 모면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인권을 보장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위원님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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