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수령절대충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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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7월 20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수령에 대한 충성심은 영웅세대, 영웅조선의 근본이다"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조국해방전쟁의 승리는 위대한 수령님의 탁월한 영도와 수령을 한마음 한 뜻이 되어 절대적으로 받든 우리 인민과 군인들의 불타는 충성심이 안아온 위대한 기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공화국영웅홀에 있는 수령 초상휘장과 영상사진에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하면서 "조국해방전쟁기념관은 세상에 둘도 없는 인간육성의 교정, 충실성 교양의 대전당"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6.25전쟁당시 "적들은 전투를 앞두고 십자가부터 긋곤 하였지만 인민군용사들은 결전을 앞둔 때이면 가슴속에 품은 위대한 수령님의 영상을 우러르며 승리를 맹약했으며 바로 이것이 전승신화의 비결"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전쟁 당시 인민군 입대와 전선 탄원서는 "김일성장군님을 위하여, 김일성장군님 만세"로 요약되며, "이것은 세계 전쟁사에 없는 위대한 전승의 원동력이었고 오늘도 우리를 백승에로 이끄는 무한대한 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생사를 가르는 전화의 불길 속에서도 "수령의 초상화를 심장에 품고 최후의 순간에도 수령만세를 부른 이런 군대, 이런 인민은 세상에 없다"고 부추기면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 그이의 거룩하신 영상을 우러르며 한 목숨 서슴없이 바쳐 싸울 것"을 선동했습니다.

성원: 이번 기사는 북한이 6.25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수령의 초상 휘장과 영상사진"을 가슴에 품고 싸운 영웅들의 충성심" 때문이었다며, 지금은 김정은에게 그 같은 충성을 다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하늘에서 삶과 죽음을 판가르는 비행사가 자기 비행기의 좌실에 가족사진도 아닌 수령의 초상화를 모시고 공중전"을 벌렸으며, "전쟁위훈을 세운 어느 정찰일군은 숨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수령님의 초상화를 가슴에 품고 싸웠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수령님의 거룩하신 영상은 이 나라 용사들을 영웅으로 불사조로 키운 크나큰 힘이었고 이 나라의 모든 고지들을 영웅고지, 승리의 고지로 만든 백승의 위력"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앞으로 인민과 군대는 "김정은동지의 거룩한 영상을 우러르며, 김정은동지를 위하여 한 목숨 서슴없이 바쳐 싸울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김일성과 김정은을 신격화하기 위한 선전책략으로, 북한이 비정상적인 기이한 나라이며, 신정체제라는 후진적 이미지만 강화시킬 것입니다. 노동신문이 인민들로 하여금 수령의 초상 휘장과 영상사진에서 어떤 염력이나 초능력이 나오는 것으로 선전하는 것은 미신장려 행위입니다. 이는 북한 형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비사회주의 행태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김일성이 기습남침으로 일으킨 6.25전쟁을 '조국해방전쟁'으로 미화하고, 북한이 철저하게 실패했음에도 '승리한 전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6.25전쟁 전반에 대한 '날조와 왜곡 선전'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6.25전쟁은 김일성의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입니다. 김일성이 자신이 일으킨 6.25전쟁을 조국해방전쟁으로 성격 지은 것은 남침을 은폐하고 전쟁을 합리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실제로 6.25전쟁은 김일성이 한반도에 친소 괴뢰국가건설을 위해 저지른 불의와 부정의의 전쟁이었고, 민족분단을 고착화시킨 반민족적이며 반인도적인 전쟁이었습니다. 더욱이 붉은 제국주의 소련의 악명높은 독재자 스탈린의 승인과 중국을 가난과 반문명의 암흑시대로 끌어내린 모택동의 지원을 받아 일으킨 반(反)자주적인 전쟁이었으며 외세를 동원한 굴욕적인 전쟁이었습니다. 또한 총사령관 김일성이 강계를 거쳐 만주로 도망칠 만큼 철저하게 패퇴한 전쟁이었습니다. 북한이 이런 사실들을 숨기고 정전협정일을 '전승절'로 부르며 '전승기념일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김일성의 전쟁도발 및 실패책임과 전범이라는 정치, 도덕적 비난을 차단하려는 술책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북한통치집단은 더 이상 6.25전쟁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조작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진실은 영원히 숨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수령에 대한 결사충성'을 요구했는데 그 중에서도 북한이 현 시점에서 '수령 초상화 보위'를 강조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에서 김일성의 초상휘장을 왼쪽 가슴에 달기 시작한 것은 김일성이 독재권력을 장악한 직후인 1970년부터였습니다. 김정일의 휘장은 1982년부터 제작되었으며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진이 함께 들어 있는 '쌍상 휘장'은 김정일이 사망한 이후에 제작되어 당과 군의 고위간부들부터 달고 다녔습니다. 학교와 기관, 가정집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를 가장 안전한 곳에 걸고 '초상화 보위사업'을 목숨걸고 수행해야 합니다. 북한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휘장 및 초상화에 '김일성과 김정일이 살아 깃들어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들의 휘장과 초상화를 훼손한 사람에 대해 '정치적 생명을 저버리고 충성을 포기한 정치범'으로 다룹니다. 이번 기사가 김일성 초상 휘장과 초상화 보위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사회주축인 장마당 세대의 김씨 일가에 대한 맹목적 충성심이 약화되고 있고 수령 초상 휘장들이 헐값에 판매될 정도로, 정치적 생명보다 경제적 삶을 우선시하는 사회분위기를 혁파하고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을 유도해 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6.25전쟁 당시 꼬마연락병 정춘모가 결사전에 나갈 때, 품속에 간직한 김일성의 초상화를 우러르며, "마지막 피 한 방울 다 할 때까지 싸울 것을 다짐했다"고 선전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일성은 6.25전쟁 중에도 전선사령관들을 전투와 방어실패 책임을 물어 무자비하게 숙청했습니다. 정전 이후에는 전쟁참여장군 95%를 숙청하여 장군의 씨를 말렸습니다. 겉으로는 인민공화국을 표방하였지만, 수령 1인의 수직적 통제사회 구축, 자신에 대한 우상화와 신격화, 전제권력과 3대세습독재 구축에 몰두함으로써 사상최악의 독재자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런 자를 위해 꼬마병사가 피 한 방울 다할 때까지 싸웠다는 노동신문의 거짓선전은 북한 주민들로부터 비웃음만 살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