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첨입식 사상사업’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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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이예진입니다.

이예진 :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 안녕하세요.

이예진 :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네. 9월 26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당 사상사업개선에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당 사상사업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야 전반적인 당 사업과 혁명과 건설에서 일대 전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정치사상공세를 첨입식, 집초식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적고, "첨입식, 집초식 정치사상공세란 박달나무를 쐐기를 박아 짜개듯이, 렌즈로 햇빛을 한 점에 모아 불을 일으키듯이 사상의 포문을 일제히 열고 요진통에 집중포화, 연속포화, 명중포화를 들이 댄다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사상사업의 내용과 형식, 수단과 방법을 철저히 혁명과업수행에 지향 복종시키고 전임 당선전일군들과 당초급선전일군들이 떨쳐나 사상공세를 강력히 들이대라"며, 공격적인 사상사업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대중의 인식능력과 수준, 감정정서에 맞는 참신한 방법론과 경험을 창조하는데 주목하라"고 다그쳤습니다.

이예진 : 이번주 보도에서는 사상사업간부들에게 '첨입식 정치사상공세' 의미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그 방법의 하나로 대중의 의식 수준과 성향에 따른 '맞춤형 사상사업'을 전개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 이번 기사는 사상사업 앞에 나선 "초미의 과제"는 "사상사업의 형식과 방법을 부단히 개선하는 데서 선전선동활동을 참신하게, 전투적으로 전개하는 것"이라고 제시하고, 이를 위해서는 "대중의 준비 정도와 심리적 특성, 감정과 실천능력에 맞게 사상사업을 역동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방식과 수법을 적극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 단위에 만 명의 종업원이 있다면, 매 사람의 마음속을 손금 보듯이 들여다봐야 하며 만가지 처방을 갖고 사상사업을 해야 하며, 사상개조와 정신력 발동이 대중자신의 사업으로 확고히 전환되도록 하는 방향에서 당 사상사업형식과 방법들을 새롭게 탐구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인간 심연의 본성은 불의한 사상적 명분과 불합리한 당위성만으로는 설득되거나 개조되지 않습니다. 인간본성을 연구한 전문가들에 의하면 인간본성은 자유와 이성, 정의, 사랑, 연대정신으로 집약됩니다. 전체 인민을 주체사상으로 일색화하여 통제할 수 있다는 발상과 이에 근거한 사상사업은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한 도전이었습니다.

이예진 : 이번 기사를 보면 '사상개조 방식'의 하나로 제시한 '첨입식 사상사업'에서 사상의 포문을 열고, 집중포화, 연속포화, 명중포화를 들이대라며, 전투적이고 공격적인 사상사업을 주문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의 '사상사업방식'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북한의 사상사업 목표는 북한 주민을 수령과 당에 무조건 충성하고 복종하는 북한 특유의 공산주의적 인간으로 육성하는데 있습니다. 그 수단의 핵심은 주체사상입니다. 이러한 사상사업의 최종 목적은 김씨 일가의 독재 세습권력을 유지하고 영구히 존속시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인 목표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국민을 대상으로 '사상의 집중포화, 연속포화, 명중포화'를 들이대라는 요구는 인간본성을 부정하는 집단이 아닌 이상 생각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행태입니다. 전투의 최전선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공포 조성과 심리조작으로 주민들의 본성을 왜곡, 말살시키려는 북한의 사상사업방식은 사라져야 합니다. 정치범수용소의 여전한 실재와 북한주민 수십만 명이 이탈해 있는 현실 상황이 말해 주듯이 사상개조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불행과 부작용만 낳기 때문입니다. 박달나무 쐐기를 쪼아 박는 '구속과 억압'의 사상개조사업보다는 수령과 유일사상의 굴레 및 속박으로부터 주민들을 풀어주는 '사상해방사업'을 전개해야 마땅합니다.

이예진 : 신문에서는 현재 북한 사상사업의 초미의 과제가 '선전선동활동의 전투적인 전개'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이 사상사업의 형식과 방법을 전투적으로 전환하고 사상통제를 강화하려는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이번 기사는 당에서 새로운 과업을 제시하면 "중앙의 일군으로부터 심심산골의 농장원들에 이르기까지 속속들이 알려주어야 한다"고 지적해, 당 정책과 노선이 일반 대중에게 깊이 침투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색적인 사상조류와 생활양식을 쓸어버리기 위한 사상투쟁도 멈춤 없이 강도 높게 벌려야한다"고 말해, 주민들이 외부정보에 민감하고 북한사회의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당원과 근로자들이 "당의 노선과 정책의 진수를 잘 알고 사업에 정통하며 실천에 나서는 문제들을 정확히 풀어나가는데 도움이 되게 학습정형을 요해검열하고 그에 대한 총화평가사업을 잘해야 한다"고 지적해, 사상사업 간부들의 일본새가 형식적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시인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백들에 근거해 볼 때 이번 사상사업강화 주문은 북한의 국경 걸어잠그기와 핵무력강화 일변도 정책이 주민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고, 지난 70여 년간의 '공산주의 인간 육성사업'이 실패로 귀결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웨이식 궁여지책'의 하나로 해석됩니다.

이예진 : 신문에서는 또 사상일군들에게 "사상교양자료들을 진실성, 참신성, 호소성이 보장되게 만들기 위한 연구를 끊임없이 심화시켜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북한의 일선 선전선동일군들은 이런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선전선동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선전선동의 목적과 주제, 내용 자체가 정의롭고 공정한 것이어야 합니다. 인권 말살과 노력 착취를 본질로 하는 사상교양자료에 주민 심금을 울리고 대중의 자발성을 고취할 수 있는 '진실성과 참신성, 호소성'은 자리잡을 공간이 없습니다. 북한 사상사업의 반인륜적 성격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을 선전선동일군들로서는 이번 노동신문의 비인도적인 강압적 요구사항에 절대로 동조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예진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네.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