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김정은을 ‘걸출한 정치사상이론가’로 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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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10월 27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위대한 혁명사상은 새로운 비약과 줄기찬 전진의 강력한 보검이다"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혁명하는 인민에게 가장 큰 행운은 투쟁의 앞길을 휘황히 밝혀주는 탁월한 사상이론의 영재를 높이 모시는 것"이라고 적고, 김정은은 "천재적인 예지와 과학적인 분석판단력으로 복잡다단한 현 정세와 추이를 통찰하고 멀리 앞을 내다보며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진로를 명확히 밝혀주는 걸출한 정치사상 이론가"라고 그를 칭송했습니다. 그의 혁명사상은 "인민의 아름다운 꿈과 이상을 꽃피우기 위한 명확한 방도들이 전면적으로 담겨진 고귀한 실천강령이며 최단기간 내에 최상의 성과를 이룩해 나갈 수 있게 하는 비약과 혁신의 고귀한 지침"이라고 찬양했습니다. 또 그의 사상이론은 "자연과 사회와 인간을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의 요구대로 개조해 나가는 데서 일관하게 틀어쥐고 나가야 할 과업과 방도들이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일례로, 그의 자위적 국방건설사상은 "국가최고법에 핵무력강화 정책기조를 명명백백히 규제하는 일대 사변을 안아왔고 자력갱생전략은 적대세력들의 끈질긴 압력 속에서 우리의 힘과 기술, 지혜가 깃든 값진 재부들을 끊임없이 창조하게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북한이 지난 10년간 혁명과 건설에서 뚜렷한 발전을 이룩한 것은 전적으로 김정은의 탁월한 혁명사상과 이론 때문이라며, 김정은의 '사상이론가적 자질'을 부각하는데 주력하였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현재 북한에서 자부할만한 변혁적 실체들이 이뤄지고 새로운 승리를 향한 토대가 억척으로 다져지고 있는 것은 "혁명과 건설에서 제기되는 이론실천적 문제들에 완벽한 해답을 주는 총비서동지의 혁명사상이 안아온 고귀한 결실"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비범한 사상이론적 예지로 혁명의 진로를 밝히는 총비서동지가 있어 우리의 진군기세는 더욱 고조되고 새 승리는 더욱 앞당겨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김정은의 사상이론에는 "모든 부문이 비약해나갈 수 있는 방향과 방도들이 전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사상이론에 관한 창시와 해석권을 독점하고 있는 제도에서 비교단위와 평가기준도 없이 김정은의 혁명사상과 그의 사상이론적 자질을 찬양일색으로 평가하고,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며, 정상적인 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김정은의 사상이론은 모든 문제들을 최단 기간 내에 최상의 수준에서 풀어나가는 방법과 묘술들을 밝혀주고 있다며, 연말을 앞두고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의 '속도중시책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김정은의 속도중시실적과 관련하여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노선이 제시된 때(2013.3)로부터 불과 몇 년 만에 국가핵무력완성(2017.11)의 역사적 대업이 이룩되고, 건국이래 처음 맞다든 공공보건사태가 짧은 기간(2022.5.12-8.10)에 극복되었다"고 서술한 데 이어 "새로운 주체 100년대의 특대사변들과 변혁적 성과들은 그 하나하나가 다 짧은 역사적 기간에 이룩된 것으로 특징지어진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속도중시책략은 1950년대 경제발전전략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김씨 일가 3대가 추진한 중공업우선발전전략, 경제국방병진노선, 경제핵병진노선, 경제건설총력집중노선의 공통점은 인민노력착취와 선전용 성과창출을 위해 속도를 중시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지나친 속도중시는 부실과 파탄으로 이어졌습니다. 북한의 제1차(1961-1967), 제2차(1978-1984), 제3차(1987-1993) 7개년계획과 제1차 6개년계획(1971-1976) 및 5개년전략(2016-2021) 등이 모두 실패로 끝난 사실이 이를 입증합니다. 일방적인 속도중시는 김일성의 주체전법인 전격전과 섬멸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경제건설에는 적용될 수 없는 전략입니다. 속도에 매몰될 경우 이번 5개년계획(2021-2025)도 실패로 귀결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김정은이 혁명사상과 이론에 정통"할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 해박한 지식과 식견을 갖추었다"는 김정일의 생전교시까지 소개하였습니다. 북한이 '김정은의 사상이론적 자질 띄우기'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체제에서 '탁월한 사상이론가'는 오직 수령만이 될 수 있으며 수령의 혁명과 건설에 관한 사상이론은 완벽한 것으로 전제되어 있습니다. 또 수령이 제시한 사상과 이론만이 북한 사회주의를 수호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김정은이 내놓은 사상은 모두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확립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그의 백두산정신과 백년대계전략사상은 김씨 일가 세습독재 영구화를, 국가방위력건설사상은 핵무력강화와 핵전쟁도발을, 자력갱생전략은 인민생활향상 포기를, 새로운 농촌혁명건설사상은 농민의 3대혁명사상개조를, 새시대 5대 당건설노선은 김정은의 당내 정치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민이 원하는 사회주의이상사회 건설과는 정반대입니다. 따라서 김정은의 사상이론적 자질 띄우기는 이런 사상적 부조리를 은폐하고 그의 유일영도체계를 더욱 강화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총비서동지의 혁명사상이 있기에 공화국은 강대성과 저력을 더 높이 떨치며 세계가 또다시 새롭게 보는 역사적 변천들을 수없이 떠올릴 것이라고 선전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선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김정은의 지난 '10년 영도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 지지와 무기지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무기제공, 4차에 걸친 핵실험과 수백 회의 미사일시험발사, 전술핵전쟁연습 및 열병식 일상화, 남북관계 완전파괴, 개혁개방 회피와 인민경제발전 포기, 사회주의통제강화, 국제사회의 강경제재와 고립 자초, 딸 김주애를 앞세운 독재권력 세습기반 닦기 등으로 일관되어 있습니다. 참담한 역사였습니다. 주민들은 지난 10년을 이처럼 반인민적이고 반민주적이며 반인권적인 역사로 물들인 김정은의 혁명사상에 대해 그 어떤 희망도, 기대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