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10월 27 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의 참된 애국자가 되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시련이 크다고 하여 주저앉으면 더 엄혹한 장애가 가로놓이게 될 것이며 강국건설의 시간표는 그만큼 드티여 지게 된다"면서 "지금이야말로 누구나 애국의 성실한 땀"과 "위대한 역사를 써나가려는 결사의 각오를 안고 더욱 분발하고 분투해 나가야 할 때"라고 밝혀, 대내정세의 어려움과 위기돌파의 절박성을 실토했습니다. 전체인민을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의 애국자로 튼튼히 준비하는 과정은 "혁명진지, 사상진지가 억척으로 다져지는 과정"으로 된다며 전체인민을 당중앙에 충성을 다하는 "참된 애국자"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총비서동지는 "천하제일강국을 일떠 세우기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가는 절세의 애국자"라며, 인민들은 그의 "애국의 세계"를 따라 배워, 나라와 인민, 조국을 위한 참된 애국자, 견결한 혁명전사가 되고 당중앙과 사상과 뜻, 발걸음을 함께하는 "열혈충신"이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일군들은 "해당부문과 단위사업을 당과 국가앞에 책임진 주인"이라며 대중과 수천만 아들 딸들을 당정책관철과 애국투쟁으로 불러일으키는 "능숙한 정치활동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전체 인민들에게 '참된 애국자와 열혈충신, 견결한 혁명전사'가 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이 전인민을 대상으로 '충성몰이'에 나선 것인데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전체 인민들은 "총비서동지의 탁월한 국가건설사상과 불멸의 업적"을 "혁명의 만년재보로 튼튼히 틀어쥐고 나가야"하며,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바치는 총비서동지의 희생적 헌신이 얼마나 값비싼 것인가를 심장깊이" 새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당중앙의 사상과 뜻, 발검을을 함께하는 열혈충신이 되어야"하며, "총비서동지의 숭고한 애국의 세계를 따라 배워 나라와 인민을 열렬히 사랑하고 조국의 부름이라면 한목숨 서슴없이 내대는 참된 애국자"가 돼야 한다고 강요했습니다. 이어 "오늘의 하루하루를 총비서동지에 대한 충실성을 검증받는 중요한 계기로 여기고, 당중앙이 구상하고 의도하는 문제들을 완벽하게 실천해 나가는 견결한 혁명전사"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모든 인민이 총비서를 위해 목숨을 걸고 희생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런 '충성몰이'의 본질은 권력의 1인집중과 1인천하의 세계를 만들려는 것으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우리 국가제일주의 시대에 '참된 애국자'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과 행동방침을 상세하게 적시했습니다. 인민들에 대한 '자기 통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인민통제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에 따르면 '참된 애국자'란 "당중앙의 뜨락에 운명의 피줄을 잇고 당중앙의 사상과 영도에 절대충성하는 충신"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들은 "조국이 부여한 혁명임무를 책임적으로 수행"해야 하며, "가사보다 국사를 더 중히 여기는 관점"을 가지고 "자기의 지혜와 노력으로 조국의 부흥발전을 위해 투신"하며 "국가의 큰 짐을 덜기 위한 투쟁에서 자기의 힘과 지혜, 열정을 다 바쳐 헌신하는 자"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총비서동지의 애국헌신의 발걸음에 심장의 박동을 맞추어야 하며", "당결정은 조건과 가능성을 따지기 전에 무조건 집행할 의무밖에 없다는 확고한 관점"과 "당이 바란다면 산도 옮기고 바다도 메우는 강용한 기상"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같은 통제조치는 인민들의 자유의 숨결을 완전히 짓밟는 히틀러나 스탈린 시절의 전체주의와 집단주의의 통제 및 억압과 같은 것으로 반인민적인 폭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을 '신성불가침의 독립적인 인격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한번 쓰고 버리는 '소모품'으로 보는 인명경시사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통치자는 '신기루'와 같은 혁명을 앞세우고 쫓을 것이 아니라 인민들의 정신적 물질적 필요와 요구가 무엇인지를 살피고 이를 충족시키는 인민의 충복이 되어야 마땅합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당원들과 근로자들에게 '참된 애국자'가 될 것을 요구하면서 지금이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라는 점을 유난히 강조했습니다. 노동신문이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를 계속 선전하고 있는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국가핵무력완성' 선언(2017.11.30)을 계기로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주창했습니다. '핵무력완성으로 세계에서 가장 으뜸가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후 '우리 국가제일주의'에 대한 '전인민 신념화'를 위해 대대적인 선전전에 나섰으며 제8차 당대회(2021.1.5)에서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를 선언하고 그 의미를 '자존과 번영의 새 시대'로 규정했습니다.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 구호는 핵개발 질주로 인해 최악의 삶으로 내몰린 주민들의 불평과 불만을 무마하고 '핵무력 강화'의 정당성을 호소하며 '전략국가의 위상'을 과시하려는 의도에서 나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핵무력 고집'이 인민들에게 선사한 것은 '형극의 앞날'일 뿐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의 선전전 강화는 '희망심기'와 '정신승리'를 조장함으로써 민심이반을 차단하고 내부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술책의 하나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조국의 부름에 심장을 내대는 불굴의 투쟁정신이 강렬히 분출되는 것만큼 강국건설이 앞당겨"진다며 '강국건설'을 위한 전력투쟁을 요구했습니다. 일군들과 근로자,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 정권은 '천하제일강국' 건설을 호기롭게 약속하고 있습니다. 선대(先代)는 선군정치를 표방하며 '동방의 강성대국' 건설을 약속했지만 역량에 부처 '강성대국' 대신 '강국'으로 건설목표 수위를 낮추었습니다. 나라의 '진정한 강대함'은 핵무기 보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 민주화, 인치가 아닌 법치의 확립, 경제적 자립과 풍요, 개인의 자유와 인권보장 등이 두루 갖추어져 인민이 먼저 강건해져야 비로소 가능합니다. 하지만 북한 통치집단이 추구하는 '강국건설'은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한 강국건설인지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통치자 1인과 세습권력을 위한 '강국건설' 선전에 더 이상 속아 넘어갈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