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인민들에 ‘혁명적 사상공세 강화’ 촉구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11월 1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혁명적 사상공세의 포성을 더 높이 울리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오늘의 기세찬 진군은 사상의 총진군"이라고 규정하고 "대중의 정신력을 총폭발시켜 국가부흥의 새 지평을 열어나가려는 당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며 "사상사업에 혁명의 승패, 나라의 전도가 달려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사상혁명에 계속 큰 힘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닭 알에도 사상을 재우면 바위를 깰 수 있고 보총에도 사상을 만장약하면 그 어떤 현대적인 무장장비보다 더 큰 위력을 낼 수 있다는 당의 지론은 과학"이라며, "지금이야말로 5개년계획 목표달성을 위해 사상전선에서 혁명의 북소리, 진격의 나팔소리를 더 높이 울려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승리를 당겨와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당 사상사업의 기본 임무는 "전당과 온 사회를 당중앙의 혁명사상으로 일색화하는 것"이라고 전하며, 특히 인민경제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경제선동의 북소리를 더욱 힘차게 울려 자력갱생의 불길, 생산적 앙양의 불길이 세차게 타오르게 해야 한다고 선동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사상의 위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혁명의 전진을 가속화 해나가는 것이 당의 전통적인 투쟁방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상공세를 통해 직면한 난제들을 해결하겠다는 것 같은데요. 관련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혁명의 승패와 진퇴를 판가리하는 간고한 시련의 고비들이 막아 설 때마다 사상의 위력으로 전환적 국면을 열어 자기의 발전행로에 자랑찬 영웅서사시를 빛나게 아로새겨왔다"고 적고, "혁명발전의 동력은 수백만 당원들과 인민들의 심장 속에 있으므로 사상전의 도수를 높여 인민을 당 정책관철로 총분기시킬 때 뚫지 못할 난관, 점령 못할 요새가 있을 수 없다"고 단정했습니다. 또한 "혁명적 사상공세야 말로 무에서 유를 낳고 그 어떤 불가능도 가능으로 전환시키는 기적 창조의 위력한 무기라는 것이 조선혁명의 역사적 총화"라고 강변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상전의 숨은 목적은 직면한 난제해결이나 보다 나은 사회주의혁명 또는 건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민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착취와 정신적, 육체적 억압을 통해 수령 전체주의체제를 영구적으로 유지하려는데 있습니다. 인민들은 더 이상 당 사상전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북한이 직면한 대내외적인 난제들은 북한 특유의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이며 비이성적인 사상전으로 결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사회주의 건설의 대비약을 일으키기 위해 사상전이 필요하다면서도, 사상전의 기본 임무는 김정은의 혁명사상으로 온 사회를 일색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상투적이고 모순적인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의 사상전은 태어나면서부터 부여받은 인간본성을 무시하고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집단주의와 전체주의, 수령절대주의 사회를 건설하는데 맞게 북한 인민들을 사상적으로 개조하는 사상혁명을 말합니다. 이러한 사상혁명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이 이념들은 이미 역사적으로 실패한 이념들이기 때문입니다. 인권존중이 최상, 최고의 보편적 가치로 자리잡고 있는 21세기 현 시점에서 북한 인민들을 실패한 이념세계에 맞게 개조하려는 행태는 중지되어야 합니다. 더욱이 사회주의건설의 대비약이나 고조국면을 일으키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김정은의 혁명사상'으로 북한의 온 사회와 온 인민들을 일색화하라는 것은 북한 인민들의 주체성과 자주성을 무시하고 이들을 사람이 아닌 물건으로 취급하는 반인민적인 죄악입니다. 지금이라도 북한 통치집단은 대 인민 사상전을 폐기하고 지난 70여 년간 본성적인 삶을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인민들에게 자유, 평등, 행복과 같은 기본적인 인권을 누릴 수 있는 조치를 조속히 강구해야 합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모든 당 조직과 일꾼들에게 "당중앙의 혁명사상을 인민들 속에 심어주는 확성기, 마이크의 출력을 끊임없이 높여야 한다"며, 강도 높은 사상전을 주문했습니다. 북한이 사상총력전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은 대중에 대한 사상전을 통해 알곡증수의 새로운 시대속도가 창조되고 국가방위력강화의 전성기가 열어졌다며 사상전의 효과를 과시했습니다. 하지만 인민경제발전 12개 중요고지의 성과수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5개년계획과 관련하여 "목표를 빛나게 달성하여야 할 무거운 과업이 나서고 있다"고 적어 현재의 성과부진상황을 스스로 고백했습니다. 또한 지금은 "국가부흥의 고조국면을 힘차게 열고,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승리를 당겨와야 할 때"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김정은의 혁명사상과 불멸의 업적을 심어주는 사업을 폭넓게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런 내용들로 볼 때 이번 사상총력전 전개는 연말까지 2개월을 남겨둔 시점에서 인민경제발전 12개 중요고지와 5개년 계획의 올해 목표를 최대한 실현해보고, 김정은의 핵무력 강화실적을 불멸의 업적으로 부풀려 선전함으로써 그의 경제실패 책임소재를 축소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사상이 모든 것을 결정하며 사람들의 사상을 발동하면 못해낼 일이 없다는 '주체의 사상론'의 견인력과 생활력은 앞으로도 영원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공산주의는 기본적으로 '역사결정론'에 기초합니다. 역사결정론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 그리고 사회와 인민을 그 틀로 재단합니다. 북한은 역사결정론에 더해 '사상결정론'을 주장합니다. 그리고 사상결정론은 '수령결정론'으로 이어집니다. 역사결정론이든 사상결정론이든 수령결정론이든 결정론의 문제점은 '인간 개인의 자유의지'를 부정한다는데 있습니다. 북한의 수령전체주의와 인간개조, 인민탄압은 바로 이러한 결정론에 따른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번 사설의 사상결정론 주장을 접하면서 미래세대의 앞날을 걱정하는 깊은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