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전승절 연설 통해 ‘핵전쟁불사’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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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7월 28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조국해방전쟁참전자들은 우리 공화국의 가장 영웅적인 세대이다"라는 기사인데요. 김정은의 '전승 69돌 기념행사 연설'을 그대로 전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조국해방전쟁이 "영토와 인민을 사수하기 위한 생사존망의 조국방위전"이었고 "인류사적인 승리"를 이룩한 전쟁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전승세대"처럼 우리도 "다음세대를 위해 끊임없이 분투해야"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국가방위력을 더욱 강하게 다지는 것은 공화국의 국익수호와 자주적 발전의 근본담보"라고 밝히고 "전략적 잠재력을 강력히 비축한 것은 조국해방전쟁에서 이룩한 승리에 못지 않는, 그 보다 더 위대한 승리"로 된다며 '핵무력 고도화'의 정당성을 부각시켰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그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대처할 철저한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언한다"고 밝혀, 대미 대립각을 곧추세웠습니다. 한국에 대해서는 "윤석열이 집권전과 집권후에 내뱉은 망언들과 추태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고, "모든 군사적 행동들을 놓침없이 살피고있다"면서 "지금 같은 작태를 이어간다면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습니다. 이에 더해 "핵전쟁 억제력 또한 절대적인 자기의 힘을 자기의 사명에 충실히, 정확히, 신속히 동원할 만전태세"에 있다며 '핵전쟁불사'를 위협했습니다.

오중석: 김정은은 이번 연설에서 김일성의 불법남침으로 시작된 '6.25남침전쟁'을 '조선전쟁'과 '조국해방전쟁', '조국방위전'이라고 언급함으로써 전쟁의 기본성격을 왜곡 날조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김정은은 이번 연설에서 "지난 '조국해방전쟁'은 우리 공화국에 있어서 영토와 인민을 사수하기 위한 생사존망의 '조국방위전'이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이후 민주주의진영과 제국주의진영으로 대립된 두 극간의 처음으로 되는 격렬한 대결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전쟁에서 미제국주의와 그의 동맹국 군사력은 심대한 패배를 당한 것"이라고 적어, 조국해방전쟁과 조국방위전, 조선전쟁이라는 명칭을 혼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조국해방전쟁'은 '6.25남침전쟁'입니다. 공산주의의 전쟁개념은 일반적인 전쟁개념과 다릅니다.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압제 및 예속으로부터 인민을 해방하는 전쟁은 모두 '정의의 전쟁' 또는 '정의로운 민족해방전쟁'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조국해방전쟁'은 공산주의의 '민족해방전쟁'에서 본 딴 것입니다. 하지만 '조선전쟁'이 북한이 저지른 '불의의 침략전쟁'이며, 북한이 철저하게 패배한 전쟁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오중석: 김정은은 연설에서 '조국해방전쟁의 승리'는 "인류사적인 승리"라고 추켜세우는 한편, 자신이 '국가방위력'을 강화한 것은 "더 위대한 승리"라며 '핵무력 고도화'를 자화자찬했습니다. 김정은의 '핵무력 고도화 집착'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폭력은 그 자체로서 '정당성'을 가질 수 없습니다. 전쟁은 폭력이 극대화된 것입니다. 핵전쟁은 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핵무기는 만들기 보다 감축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입니다. 침략전쟁 역시 거부되어야 합니다. 부득이 침략전쟁을 막기 위한 방어적 전쟁이라 할지라도 핵을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김정은 정권이 있지도 않는 미국과 한국의 핵전쟁위협을 거론하며 핵무기 고도화에 올인하고 있는 것은 주민들을 거짓으로 속이고 우롱하는 것입니다. 미국과 한국처럼 자유민주주의국가는 헌법에서 침략전쟁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지도자 한 사람이 전쟁수행을 결정할 수도 없습니다. 김정은 정권의 '핵무력 고도화'는 '핵무기 우민화 정치'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11년째 강행하고 있는 '핵무기 고도화'가 더 이상 북한의 안보와 인민생활향상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실토하고 비핵화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오중석: 김정은은 연설에서 한국이 "절대병기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 국가를 상대로 군사적 행동을 운운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자멸적인 행위"라고 위협했습니다. 김정은이 한국 새정부에 '말폭탄'을 쏟아낸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 어려움'은 '혁명적인 정책전환' 없이 극복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장기적인 국경봉쇄로 '장마당 체제'마저 무너져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고 올해 들어 18회에 걸친 탄도미사일 도발로 난국타개의 실마리를 찾으려 했으나 국제사회는 냉담하며, 종전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김정은 정권을 옥죄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김정은의 직설적인 말폭탄은 북한의 현재 어려움이 한국 보수정권의 대북 강경정책에 기인하고 있는 양 선전함으로써, 증폭되고 있는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준전시 위기의식을 조장하여 내부결속을 다져보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의 합동군사연습에 제약을 가하고 한미동맹강화움직임을 저지해보려는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 말폭탄의 수위를 높이면 높일수록 남북관계의 교착국면 심화와 국제적 고립만 자초할 것이며, 이로 인해 주민들의 인내도 참기 어려운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오중석: 김정은은 이번 연설에서 '한국형3축체계'강화에 대해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청년들은 이런 '공갈협박'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 6위입니다. 북한은 세계 30위권입니다. 육군, 해군, 공군 모두 한국이 북한 보다 현대화에서 우위에 있습니다. 한국은 비대칭전력인 핵무기가 없지만 한미동맹과 미국의 핵우산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의 미사일공격 징후가 보인다면 한국의 '대량응징보복체계'를 통해 북한을 초토화시킬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한미동맹의 전략자산이 전개될 경우 북한 정권은 붕괴되고 말 것입니다. 이러한 관측은 '하나의 시나리오'에 불과한 것이 아니며, 유사시 실질적으로 가동될 수 있습니다. 외부정보에 익숙한 청년세대들은 김정은의 대남 '공갈협박'이 '메아리 없는 외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중석: 네.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