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위반 논란의 북 선수, 오스트리아 축구리그 경기 빠져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20.06.03
roster620.jpg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의 공식 홈페이지가 전한 경기 결과에 박광룡은 출장 명단에서 빠졌다.
사진 출처: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의 공식 홈페이지

유엔 대북제제 위반 논란 속에서 경기 출장 여부가 주목되던 유럽 프로축구 소속의 북한 선수가 3개월 만에 재개된 첫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12경기 연속 출장을 하며 소속팀에 가장 많은 골을 선사했던 북한 출신 박광룡 선수는 2일 자신이 소속된 오스트리아 프로축구단 SKN 장크트푈텐(SKN St. Pölten)과 WSG 스와로브스크 트롤와의 경기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장크트푈텐은 이날 경기에서 스와로브스크 트롤을 5대 0으로 누르며 대회 재개 후 기분 좋은 첫 승을 올렸지만 구단의 최고 골잡이로 활약해 온 박광룡 선수를 끝내 경기장에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19 사태로 3개월간 중단되다가 재개된 중요한 첫 경기에 박 선수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과 관련해 유엔의 대북제재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의 박광룡 선수가 소속된 오스트리아 프로축구팀 리그(경기) 재개를 앞두고 유엔 대북제재위원회가 제재 위반이라고 지목한 박 선수의 경기출장과 관련해 유럽연합에 질문했고 유럽연합은 오스트리아 정부가 대북제재의 이행과 관련한 사항을 책임져야 한다는 답을 받은 바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취재한 이경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2020년 5월 26일) 유럽연합 관계자는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소득이 있는 모든 북한 국적자의 송환을 명시한 안보리 결의 2397호(2017년) 의무이행을 위한 유럽연합의 법적체계(legal framework)는 공동외교안보정책(Council Decision 2016/849/CFSP) 제26a(5)조에 명시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 관계자는 “유럽연합의 제한 조치의 적용 및 집행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은 회원국에 있다는 점을 상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스트리아의 유엔 안보리 제재 이행 의무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외교부와 장크트푈텐은 박광룡 선수의 송환 여부와 내달 2일 경기 출전 가능성과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26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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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룡 선수는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의 중앙 공격수로 실질적인 최고 선수로 평가됩니다. 2011년 북한의 월미도 축구단에서 스위스 2부리그 FC빌로 이적했습니다.

스위스 구단을 몇 차례 거친 박광룡 선수는 2017년-2018년 시즌을 앞두고 오스트리아 1부리그 하위권 팀인 장크트푈텐으로 이적합니다. 박광룡 선수는 2019년 2020년 시즌 12경기에 출전해서 5득점 2 골도움으로 구단 최고의 공격수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박 선수가 소속된 구단은 오스트리아 장크트푈텐을 연고지로 한 축구단으로 창단된 지 20년도 안된 짧은 역사를 가진 팀입니다.  12개 팀이 22라운드를 치른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는 2일부터 7월 첫 주까지 상·하위 6개 팀씩 나뉘어 펼치는 최종 라운드 경기들이 이어집니다.

2일 열린 경기는 하위그룹에 속한 장크트푈텐의 최종 라운드 첫 번째 경기였습니다.

박광룡 선수가 속한 장크트푈텐의 다음 경기는 오는 6일에 열립니다. 오스트리가 분데스리가의 인터넷 홈페이지나 장크트푈텐의 홈페이지는 3일 현재 다음 경기에 박 선수가 출장할 지 여부와 관련한 정보가 나와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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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활약해 온 북한 축구대표팀 소속 선수는 경기 불출장 소식을 전했지만, 한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북한 축구대표팀 출신 선수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축구대표팀 공격수 출신으로 한국의 수원FC에서 뛰고 있는 안병준 선수가 2020 한국 K리그에서 가장 잘한 선수, MVP에 선정됐습니다.

안병준은 24일 원정경기에서 충남아산을 맞아 2득점 1도움으로 수원FC 5-0 대승을 주도했습니다. 안병준은 최근 3경기 연속골을 넣는 등 올해 4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인민 홀란드’라는 별칭을 얻었다고 합니다.

안병준은 친북 단체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조총련)’ 산하 서동경조선제일초중급학교와 동경조선중고급학교에서 초·중·고등학교 과정을 밟았습니다.

도쿄 명문 사립 중 하나인 주오대학교 시절 안병준은 간토 지방 아마추어축구 올스타 선발 후 일본 귀화를 권유 받았으나 거절하고 북한 국적을 유지했습니다.

수원FC는 2019시즌 안병준을 영입했습니다. 입단 후 22경기 13득점 2도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안 선수는 북한대표팀 소속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예선 6경기와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경기에 출전했으나 아직 국가대표 축구단간의 경기인 A매치에서 득점은 없습니다.

스포츠 매거진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 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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