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통신] 탈북자와 소외 계층을 위한 남북도시락 공장 '행복나눔식당'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에게 일자리도 마련해주고 어려운 소외계층도 도와주기 위한 도시락 공장이 서울 송파구 내에 있는 가락시장에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도시락은 저렴한 가격으로 서울시 전역에 공급되며, 극빈자에게도 도시락과 반찬이 무료로 제공됩니다. ‘행복나눔식당’ 겸 ‘나눔과 기쁨 반찬공장’이란 상호로 개업한 도시락 공장을 서울통신이 찾아가봤습니다.
서울-변창섭 xallsl@rfa.org
200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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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문을 연 '행복나눔식당'의 탈북자 종업원들이 정성껏 도시락을 싸고 있다.
31일 문을 연 '행복나눔식당'의 탈북자 종업원들이 정성껏 도시락을 싸고 있다.
RFA PHOTO/변창섭
서울의 대표적인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 탈북자를 종업원으로 둔 명물 식당이 개업했습니다. 31일 문을 연 ‘행복나눔식당’이 바로 그 식당입니다. 20평 남짓한 식당에는 15명의 탈북자 종업원이 도시락도 만들고 반찬을 만드느라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특히 이 식당은 가락시장에서 상인들이 팔다 남은 신선한 농수산품을 기증받아 재료로 쓰는 만큼 가격도 저렴합니다. 냉면과 칼국수, 만둣국, 순댓국 같은 식사류는 3천 원, 그리고 찹쌀 순대와 왕만두, 보쌈 등 요리류는 4천 원에 불과해 시중의 가격의 절반값도 안 됩니다. 상호는 ‘행복나눔식당’이지만, 여기에선 저렴한 가격으로 반찬도 만들어 팔고, 소외계층에게 반찬도 지원하는 반찬공장도 겸합니다.

이처럼 탈북자에게 일자리도 마련해주고 남한 소외계층도 돕는 일종의 ‘남북 도시락 공장’을 추진해온 탈북자단체총연합회 한창권 회장의 말입니다.

한창권: 이번에 탈북인단체총연합회가 나눔과 기쁨하고 같이 사회적 일자리를 받아 탈북자들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소외된 계층에게 가락 시장의 잔품을 이용해 김치도 만들고 도시락도 만들어 무료로 공급도 하고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탈북자들이 일자리도 창출도 하고 소외계층에 무료 급식도 하고 좋은 일 하려고 한다.

지난 2004년부터 남한 전역에서 빈곤층을 위한 반찬 나누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나눔과 기쁨’의 서경석 상임대표도 이번 사업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서경석: 잔품을 우리에게 기증을 해달라. 가격대로 기부금 영수증을 끊어주겠다.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 물건을 받아서 반찬을 만들겠다. 반찬 도시락을 만들어 극빈자에게 도시락 반찬을 나눠주는 일을 하다 보니까 그분들이 밥해 먹는 건 어렵지 않은 데 반찬이 힘들어 한 주일 분을 도시락에 담아 나눠주면 눈물을 흘리며 감사한다.


서 대표는 특히 이 식당이 잘 되면 여기서 일하는 탈북자들이 월 140만 원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서경석: 우리가 그런 자세로 하면 틀림없이 많은 분이 모금도 기부도 할 것이다. 여기서 정말 사랑의 운동이 진행될 것이다. 그래서 가락시장이 사랑이 넘치는 시장이 될 것이고, 여기 행복나눔식당과 반찬공장이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실제로 이 식당은 노동부가 후원하는 ‘사회적 일자리’ 형태의 공장이어서 탈북자 종업원에게는 1인당 80만 원의 기본임금이 지급됩니다. 나머지 월급은 이 식당이 도시락과 반찬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충당됩니다.

이날 개업식에 참석한 북한이탈후원회의 김일주 회장은 특히 이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탈북자들에 대한 고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김일주: 이 공장은 성공하리라 본다. 공장에 관계하는 이탈주민이 참가하는데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기본에 철저해야 한다. 두 번째는 날마다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세 번째는 주무를 맡은 동지들이 열정과 도전 없이 발전 못 한다.

원래 이 식당은 교회 전도사로 있는 김순애 씨의 소유입니다. 그러나 김 씨는 탈북자들에게 일자리도 제공하고, 이들이 만든 도시락과 반찬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소외된 극빈 계층에겐 무료로 제공하고자 이 식당을 도시락공장으로 전용하는 데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김순애 씨한테 그 연유를 들어봤습니다.

김순애: 북한에서 왔다고 해서 우리가 안 좋게만 생각하는데 그런 게 아니고 내 형제, 자매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분들이 일자리는 맡아놨지만, 가게를 얻을 수 있는 돈은 없어 애를 태운다는 소식을 듣고 이 가게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교회의 전도사이기도 한 김순애 씨는 탈북자를 종업원으로 두게 된 데는 특히 탈북자단체총연합회의 한창권 회장의 권유가 컸다고 말합니다.

김순애: 한 회장이 와서 탈북자를 위한 남한의 어머니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가게도 가게지만, 탈북자의 가정과 애로 사항을 같이 해주고 가락시장의 어머니한테 가면 내 문제가 해결되고, 그러면 여기서 천대받지 않도록 하고. 남한에선 그분들이 오는 걸 싫어하는 데 왜 싫어하느냐? 모두 내 사촌인데. 이 가게가 도움돼서 꼭 그런 일을 할 수 있으면 한다.

이런 열정을 가진 사람을 사장으로 둔 만큼 여기서 일하는 탈북자들의 기대감도 높습니다. 함경북도에서 살다 탈북했다는 30대 여성 김 모 씨와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기자: 여기가 첫 직장인가?

김 모: 그렇다.

기자: 어떤가?

김 모: 좋다.

기자: 전에는 다른 직장에서 일 안 해봤나?

김 모: 전에는 그냥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기자: 여긴 어떻게 해서 오게 됐나?

김 모: 탈북자들끼리 서로 연결해 알게 됐다.

이날 개업식에 참석한 탈북자들은 남한의 소외계층에 도움도 주고 탈북자들에게 일자리도 마련해주는 이 같은 식당이 문을 연 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남과 북 결혼정보사의 한현옥 대표입니다.

한현옥: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남한에 어려운 분들한테도 도움을 준다니까 반갑다.


행복나눔공장이 앞으로 번성해 얼마나 더 많은 탈북자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줄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지만, 탈북인단체총연합회의 한창권 회장은 가락시장이 있는 한 행복나눔식당의 사업 전망도 밝고, 탈북자들의 일자리도 더 많이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창권: 전국에 네트워크가 돼 있고, 가락시장이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잔품은 가락시장이 존재하는 한 계속 나온다. 원료가 무궁무진하다. 그렇게 해 전국적으로 확대하다 보면 전국의 탈북자들을 활용해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행복나눔식당의 주인 김순애 씨는 식당을 찾는 손님에겐 돈을 받기 때문에 식당을 운영하는 데 별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 씨는 하루 수백 명, 일주일에 적어도 1만 명분의 도시락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이번 도시락 사업을 후원하는 나눔과 기쁨 측은 우선은 서울 송파구와 성동구 내에서 질병 때문에 생활고를 겪는 1천 가정에 도시락을 공급하고, 차츰 공급 대상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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