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통신] 대북 지원 활동가 "중국 내 무국적 탈북 고아 관심 가져야"

중국 내 탈북 여성의 인신매매가 급증하면서 덩달아 무국적 탈북 고아문제가 심각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탈북 여성들이 중국 남자와 살다 아이를 낳고 나서 북한으로 끌려가거나 다른 곳으로 팔려가면서 이들이 낳은 중국 국적도 북한 국적도 없는 고아가 양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변창섭 xallsl@rfa.org
200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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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평양 시내 가게 앞에서 꼬마가 지나가는 사람을 쳐다 보고 있다.
2004년 5월 평양 시내 가게 앞에서 꼬마가 지나가는 사람을 쳐다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처럼 중국 내에서 버려진 무국적 탈북 고아는 3만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부터 동남아시아에서 탈북자들을 돕다가 지난해부터 중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남한의 대북지원활동가 최 모 씨는 10대 전후의 무국적 고아 외에도 최근에는 2살 미만의 고아들도 크게 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서울통신에서는 현재 최 모 씨로부터 중국 내 무국적 탈북 고아의 현황에 관해 들어봅니다. 신변 안전상 최 모 씨의 이름은 밝히지 않습니다.

질문: 작년부터 동남아가 아닌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고 있는데 어떤 계기가 있나?

답: 동남아에 이미 올 정도면 중국을 벗어난 사람들이다. 그러나 거길 거쳐 한국에 와도 정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한국이 자본주의 사회이다 보니 적응을 잘 못한다. 차라리 중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정보를 줘서 올바른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 또 내 신분이 목회자다 보니 가능하면 중국에서 그들에게 하나님에 대한 신앙도 심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중국으로 결정했다.

질문: 현재 중국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가?

답: 그동안은 주된 목표가 탈북자 성인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을 중국에 정착시키고 신앙훈련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중국에 들어가면 방향을 바꿔서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삼으려고 한다. 어렵기는 성인이나 어린이나 마찬가지지만 성인들은 노력하면 밥벌이는 할 수 있다. 그런데다 중국에는 북한 여성이 낳은 무국적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어려움이 크고,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주 대상을 이런 무국적 아이들로 바꾸려 한다.

질문: 직접 만나본 무국적 탈북 고아의 심리 상태는 어떤가?

답: 혼란 가운데 있다. 쉽게 말해서 자기에 대한 혼란 속에 있다. 내가 만난 경우는 엄마가 한국에 온 아이들의 경우다. 엄마가 어릴 때 자기를 버렸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이들은 자기가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갖는다. 다시 엄마를 만나도 자길 버렸다는 기억은 쉽게 안 지워진다. 엄마가 급한 일이 있어 아이를 옆집에 맡겨놓고 일을 보러 가려 해도 아이가 ‘나 또 버리는 거야?’라고 말할 정도다. 그래서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중국에서 치유해주고자 한다. 비록 엄마는 지금 없지만, 엄마의 마음은 원래 널 사랑한다는 점을 심어줘서 아이들을 위로하고 싶다.

질문: 무국적 탈북 고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무엇이라 보는가?

답: 한국 정부가 나서면 좋겠지만, 지금은 그게 애매한 상황이다. 아이들의 국적이 불분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와 뜻을 같이하는 동역자들의 생각으론 이 아이들의 나이가 10대 전후반이 대다수이고, 최근 들어선 2세 미만의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때 온 사람들이 두 번째 애를 낳거나 아니면 최근에 온 사람들이 애를 낳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10대 전후의 아이들은 더 지나면 학교도 못 가고 문제가 커진다. 그런 아이들은 앞으로 2-3년 지나면 한국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방법을 최대한 연구해 이들을 한국이 품어야 한다고 본다.

질문: 그럼 중국에서 무국적 탈북 고아를 돕는 목적도 결국은 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려는 것인가?

답: 우선은 중국과 한국을 떠나서 자신의 존재감을, 내가 원래 버려져서 이렇게 비참한 존재가 아니고 나도 사랑받는 떳떳한 인간임을 회복해서 그들이 제대로 성장하길 바라는 것이다. 그 이후에 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올지 중국 정부에 넘길지는 그다음 문제다. 아마 중국 정부가 발 벗고 나서기 전에는 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중국이 지역에 따라 초등학교, 중국식으론 인민학교까지는 공부할 수 있는 지역도 있지만, 실제로 중학교 이상은 입학이 힘들다. 그렇게 되면 12~13살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그 시기엔 중국에서 입학을 시켜주기 전에는 한국에 와서 생활할 수 있게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질문: 중국에서 무국적 탈북 고아들을 돕는 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답: 제일 힘든 게 그런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데 도와주는 분이 없어 안타깝다. 정말 그때는 안타깝다. 예를 들면 집에 있어도 거지처럼 사는 아이들을 데려다 피난처를 마련해주고 싶어도 어차피 거기에 대한 기본적 비용이 들어가는 데 부족하다. 아이들을 만나보면 항상 엄마는 보고 싶은데 못 만나고, 어른들은 ‘네 엄마는 도망갔다’ 또는 ‘네 엄마는 북한 사람이라 잡혀갔다’ 이런 얘기를 하니까 아이들이 너무 마음 아파한다. 그런 것도 안타깝다.

질문: 중국에서 무국적 탈북 고아를 위한 피난처를 마련하기도 했는데, 피난처를 마련하는 비용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드나?

답: 만약 여섯 명의 아이를 한 곳에 보호할 수 있다고 할 때 기본 세팅(정착)비가 3백만 원 든다. 그리고 한 달에 6명 기준으로 아이들에 들어가는 비용이 70-80만 원 예상한다. 거기엔 월세가 포함되고 도와줄 조선족 보모의 인건비, 먹는 것, 학용품비가 다 포함된다. 제일 비싼 게 인건비와 집값이다.

질문: 중국에서 활동하면서 신변상 위험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답: 그게 문제다. 지금 중국 현행법상 범법을 하는 셈이다. 만약에 잘 못 되더라도 나는 중국 감옥에 살면 될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중국에 들어간다. 내가 조금 고생해서 아이들이 더 밝고, 자기를 찾아가면 더 보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대한 조심은 하고 있다. 만일 어쩔 수 없이 사고가 나도 어떤 미련도 없이 마음을 비우고 중국에 들어간다.

질문: 아무래도 위험한 일을 하다 보면 부인이 반대하지 않는가?

답: 지금은 같이 따라주는 입장이다. 그래서 이번엔 아내도 같이 간다. 왜냐하면, 아이들을 상대하다 보니 나도 좋지만, 여성이 해주는 게 틀리니까 아내도 같이 간다. 아내가 전에는 반대는 아닌데 호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젠 아내와 함께하기로 했다.

질문: 다시 중국에 들어가는데, 이번엔 어떤 일을 하게 되나?

답: 우선은 이번에 들어가면 도움을 요청한 50명의 아이를 만나보고, 그들의 환경을 확인해보려 한다. 그래서 우선 피난처가 필요한 사람은 보호하고, 아니면 그들의 집을 방문해 도와줄 생각이다. 현재론 힘이 닿을 때까진 이런 사역을 하겠다. 나중에 문제가 돼 중국에 들어갈 수 없으면 한국에 온 탈북자들을 위한 복지센터처럼 교회도 같이하면서 상담도 하고 자기 직업훈련도 할 수 있는 그런 센터를 만들 생각이다.

질문: 중국 정부나 한국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답: 중국 정부가 국제법을 지켜줬으면 좋겠다. 국제 난민법을 준용해서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주면 중국에서 어려움도 덜 당하고, 무조건 한국 한국 하는 것도 덜 할 것이다. 중국이 국제법을 지켰으면 한다. 한국 정부도 그 사람들의 아픔을 더 깊이 바라보고 어떻게 하면 헌법에 기록한 대로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해 그들이 중국에 있더라도 보호하고 도와줄 것인지를 생각해봤으면 한다.

한편, 최 모 활동가는 이번에 중국에 들어가면 오는 12월까지 무국적 탈북 고아들의 피난처를 마련해주고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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