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통신] 유엔인권이사회의 북한상황 검토 토론회

북한 인권의 참상은 국제사회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공론화됐고, 유엔에서도 북한 당국에 인권 상황의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여러 번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2월 초 유엔 인권이사회가 국가별 보편적 인권검토(UPR) 대상으로 북한을 처음으로 심의할 예정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서울-변창섭 pyonc@rfa.org
2009-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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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한 유엔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인권검토 회의를 약 5개월 앞두고 남한의 시민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과 대한변호사협회가 29일 4.19 혁명기념도서관에서 공동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북한에 대한 유엔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인권검토 회의를 약 5개월 앞두고 남한의 시민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과 대한변호사협회가 29일 4.19 혁명기념도서관에서 공동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RFA PHOTO/변창섭
이와 관련해 남한의 북한인권 전문가들과 정부 관리가 29일 한자리에 모여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특히 이 자리에 참석한 신각수 남한 외교통상부 차관은 북한의 보편적 인권검토의 결과가 북한의 인권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습니다. 서울 통신 오늘 순서에서는 토론회에서 나온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서울에서 변창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가별 ‘보편적 인권검토’ 제도는 유엔 인권위원회가 지난 2006년 3월 유엔인권이사회로 격상하면서 처음 마련됐습니다. 이 제도에 따라 192개 유엔회원국은 4년마다 자국의 인권 상황에 관한 질의와 평가, 개선 권고를 받습니다. 이 제도는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5회에 걸쳐 모두 80개국이 심의를 받았습니다. 남한도 지난해 5월 제2차 회의에서 심의를 받았고, 북한은 올해 12월 처음으로 유엔인권이사회의 제6차 보편적 인권검토 회의에서 심의를 받게 됩니다.

이처럼 유엔인권이사회가 북한에 대한 보편적 인권검토 회의를 약 5개월 앞두고 남한의 시민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과 대한변호사협회가 29일 공동으로 토론회를 마련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은 유엔인권이사회에서 공식 문건이 채택되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더욱 강해질 걸로 전망했습니다.

윤현: 북한은 그동안 유엔 무대에서 자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를 특정 몇 개국의 반북모략이라고 폄훼하고, 진심으로 도움을 주고자 하는 유엔의 국가별, 분야별 특별보고관의 계속된 방북 허용 요청도 거부하여왔습니다. 하지만 다른 모든 유엔 회원국들로부터 국제적, 보편적 기준에 따라 상황이 평가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인권침해에 대한 은폐와 거부로 일관한다면 국제사회의 더욱 강한 비난과 압력을 자초하게 될 것입니다.


국내외 인권단체들은 북한에 대해 처음으로 이뤄지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국가별 보편적 인권검토가 북한 인권문제를 공론화하고 국제적인 압력과 협력을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국내외 11개 주요 대북인권 단체들은 이미 지난 4월 8편의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했습니다. 이 가운데 북한인권시민연합과 대한변호사협회가 공동으로 제출한 보고서는 북한 인권탄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부각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나선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연구이사인 허만호 경북대 교수는 유엔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인권검토와 같은 ‘외부의 간섭’이 그다지 북한인권의 개선에 별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일부의 비판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허만호: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특히 국내에서는 ‘결국 공산권에서 외부 개입으로 인권개선된 적이 없다. 따라서 외부 압력을 아무리 넣어봐야 소용없는 짓이다’라는 것이 지난 10년간 두 정권과 지지했던 사람들의 입장이었다. 그런데 토마스 리세라는 독일 학자가 전세계 11개국을 샘플링해서 국제인권규범이 국내인권정책을 개선하는 데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이론적으로 모형화했다. 그걸 보면 가장 기본적인 것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인권억압 국가의 정부에게 구체적인 위반사항이 무엇이고 지켜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국내외 인권단체 저항단체와 국제인권기구, 단체와 네트워트를 형성해 압력을 넣어서 그 정부가 국제사회에 대해 인권개선을 안하고는 견딜 수 없도록 만드는 방안이 결국 가장 빠른 모범 답안이다. 그런 관점에서 UPR에 대비한 보고서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북한인권소위원회의 김태훈 위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 주민이 건강하게 활동하고 생활하는 데 충분한 영향을 섭취할 수 있도록 식량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식량권 문제를 제기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김 위원은 특히 북한의 식량난은 홍수와 가뭄 같은 자연재해와 소련이나 중국 등 외부의 지원 차질만으로 빚어진 일시적인 재앙이 아니라 철저하게 수령 독재와 사회주의가 결합한 북한 체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이라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실정을 통렬히 비판했습니다.

김태훈: 김정일은 기근 진행 도중 금수산 기념궁전 건설공사 현장에는 수십 차례 현지지도를 나가 김일성의 시신을 영구 보존하기 위한 사업에 8억 9천만 달러를 쏟아 부으면서도 기근 피해를 입은 현장에 대한 현지지도는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그 후에도 북한은 1998년 3억 달러를 들였다는 대포동 1호를 발사하였고, 2006년 1차 핵실험 후 4월 5일엔 광명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 은하 2호를 발사하였고, 2009년 2월 2차 핵실험을 하였는 바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에 26억 달러를 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 행사에는 신각수 외교통상부 제2차관이 참석해 북한 인권문제에 관한 남한 정부의 의지를 재천명했습니다. 신 차관은 남한 정부가 지난 2008년 11월부터 유엔총회와 유엔인권이사회에 상정되는 북한인권결의안에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한 사실을 상기하고, 오는 12월 유엔인권이사회의 북한에 관한 보편적 인권검토 결과가 나오면 북한인권을 향상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 노력을 강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신각수: 앞으로 정부는 EU, 미국, 일본 등 여타 이사국들과 긴밀히 협조하여 북한 UPR 심의가 북한의 인권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할 것입니다. 북한과 같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나라는 자생적 인권보호 능력의 배양이 어려운 만큼 국제사회의 관심과 촉구가 없으면 개선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유엔과 국제시민사회가 UPR의 장을 통해 북한인권의 열악상을 지적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신각수 차관은 특히 북한을 ‘인권의 블랙홀’이라고 규정하고, 북한의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NGO, 즉 비정부 기구의 활동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대북인권전문가들은 유엔인권이사회가 오는 12월 북한의 보편적 인권검토 회의를 통해 북한의 인권개선에 관한 권고 사항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권고 사항은 비록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북한에 대해 인권 상황을 개선하도록 요구하는 구체적인 제안이라는 점에서 북한 당국에 커다란 압박 요인이 될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날 토론회에 나온 조태익 남한 외교통상부 인권사회과장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비판에 관해 강력히 반발해온 태도를 감안할 때 유엔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인권 검토를 전면 거부하거나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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