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단 상황이 반세기 넘게 계속 되는 상황에서 탈북을 해 남한으로 가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의 수가 이제 만 여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이들 남한입국 탈북자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남한사회 전반에 알리고자 모임을 만들어 활동을 하는 단체만도 수 십 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남한내 탈북자들은 무엇을 원하고 있고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정태웅: 1만 명은 자기들의 세를 나타낼 수 있는 숫자라고 봅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한 집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남한입국 탈북자들의 정착지원 사업을 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후원회 정태웅 총무부장은 탈북자들이 민주사회에서 아직까지는 자신들의 얘기를 전하는 방법과 절차의 미숙 등으로 자신들의 권리와 이익을 주장하며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이익집단으로 까지는 발전하지 못했지만 크고 작은 탈북자 단체들은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합니다.
정태웅: 지금 현재 25-30개 정도가 있는데 대부분이 반공 황장엽 선생을 구심점으로 해서 움직이는 단체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 분의 뜻을 따르는 단체들 반공단체로 보는 데 그런 단체가 가장 많고 친목단체들도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기자가 탈북자들과 만나고 얘기한 바로 알 수 있었던 것은 탈북자들이 새로운 사회에 살기 위해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취업에 대한 고민이 첫째고 그 다음이 아팠을 때 치료와 관련한 건강보험에 관한 문제 그리고 자녀교육에 관한 문제 등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남한입국 탈북자들의 그동안 입국 현황과 배경을 살펴보면 남한에서는 탈북자들을 80년대까지 귀순자, 망명자, 귀순북한동포 등으로 부르다가 지난 1993년 ‘귀순북한동포법’이 제정되면서 북한출신의 남한입국자를 탈북자라고 불렀습니다. 그 후 1996년 북한이탈주민으로 명칭이 바뀌었다가 지난 2004년부터는 ‘새로운 터전에서 삶의 희망을 갖고 사는 사람’이라는 뜻의 새터 민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최근 남한에 입국하는 탈북자들의 특징은 가족단위의 입국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이로 인해 노인층과 여성들 그리고 청소년과 유아까지 그 층이 다양해지면서 이들의 남한 적응문제가 남한사람들에게도 사회 문제로 인식이 되고 있습니다. 남한입국 탈북자들은 엄연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일부 부적응 탈북자들의 문제가 남한 언론에 보도될 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정태웅 총부부장의 말입니다.
정태웅: 사건이 하나 일어났다고 치면 신문에 보도될 때 이 사람들의 경우는 앞에 탈북자 내지 새터민이라고 나갑니다. 이런 것들을 빼달라.
탈북자의 남한입국은 매년 10여명 정도 되다가 김일성 사망과 북한의 경제난으로 식량난이 발생한 90년대 이후 그 규모가 급격히 늘어 지난해의 경우는 한해 남한입국 탈북자의 수가 2천명을 넘었습니다.
현재 남한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은 남한 입국 전 배고픔을 잊고 살면 좋겠다는 것에서 남한 입국 후에는 그 기대치가 높아져 인간답게 살기 위해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탈북자 단체인 숭의 동지회 최청하 사무국장의 말입니다.
최청하: 지금 여기 만 명이 왔다고 해도 만 명이 오기 까지 54년이 걸리지 않았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옛날에 오신 분들은 연로해서 퇴직을 했고 최근 2000년대에 집중적으로 왔는데 종합을 해보니까 일할 수 있는 근로 능력자가 3000명이 조금 넘습니다. 그런데 설문 조사를 해보니까 정규직이 1.4 퍼센트 밖에는 안돼요. 나머지는 다 일용직으로 식당에서 일하고 건설 현장에서 일하면서 하루, 하루 사는데... 취업문제가 가장 절박한 문제죠.
실제로 남한생활이 4년째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현재는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한 탈북여성은 탈북자들 사이에서는 취업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말하면서 탈북자 스스로의 자세에도 문제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탈북여성: 몇 십 년 동안 북한에서 살던 관습이나 생각을 완벽하게 버리고 여기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아이가 태어나서 세상에 첫걸음을 내딛듯이 그런 생각으로 다시 배워서 살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 되나봐요.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그것을 잘 파악하고 배울 것은 배우고... 없으면 어때요. 낮에는 건설현장에서 벌고 밤에는 배우고 똑같이 노력을 해야죠. 생각전환을 가장 힘들어 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탈북자들의 현실적인 직업난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위원장으로 하는 탈북자 연합 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가 결성되자 이를 두고 남한 언론에서는 남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탈북자들이 정치적 행보에 나섰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탈북자 지원 단체에서는 탈북자 대표를 선출해 국회에 보내자는 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간간히 들려오는 말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최청하씨는 말합니다.
최청하: 일부에서 얘기였지 실질적으로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살기 힘들어 왔는데 남조선 혁명하러 왔는가 이런 부류도 많고...현재로서는 무슨 소릴 낼 수 있는 근거가 없습니다. 정부에다 취업문제 해결해달라, 의료보험 문제 해결해달라 이런 사활적 문제인데 이것을 정치적으로 힘든 상황인데 그래서 우리 탈북자들이 모두 기다리는 것이 새로운 정권이 들어와라 그러면 우리 문제가 좀 나아지지 않겠는가 이런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탈북자 사회에서 평가받고 있는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박상학 대표는 남한입국 탈북자들 현실을 이렇게 말합니다.
박상학: 절대 다수가 북한에서 가장 생존권에 시달리던 사람들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에 수 십 만 명이 나갔는데 그 사람들 가족들은 북한에서 박해를 하는 겁니다. 또 다른 탈북을 부른 겁니다. 먼저 대한민국에 온 사람들이 자기 가족이랑 데려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분들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정체성과 사상성은 없고 그냥 먹는 것 경제적인 것만 생각하다보니까...
박상학 대표는 남한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이 북한의 현실을 제대로 알리고 남한 언론도 이들 탈북자들의 북한에서의 삶을 남한사회 일반인들에게 전달함으로 해서 남북이 하나 되는 날을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상학: 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얘기를 해야죠. 북한이 못살게 된 이유도 말하고... 현실에서 밑바닥에서 힘들게 살다 온 사람들이 얘기를 해야 동포심도 끌어내고 분노도 사고 그럴텐데 그런 사람들이 언론에 나가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창구를 닫았으니까 그것이 문제죠. 내가 지금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행동과 단결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만 명이 중요한 것이 아니예요. 천 명, 백 명이라도 제대로 하나로 뭉쳐서 행동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지...
현재 남한내 탈북자들은 강요가 아닌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탈북자 단체들에 중복 가입을 하고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일부는 일체 탈북자 단체에 관심을 갖지 않고 생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순수 탈북들이 모여 만든 단체로는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고 있는 탈북자 동지회와 숭의 동지회가 있습니다.
순수 친목단체로는 대학생들의 모임인 백두 한라회,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협회 등이 있고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일하는 북한민주화 운동본부와 탈북자들이 방송하는 자유북한방송, 그리고 탈북자 연합단체인 북한민주화 위원회 등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