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됐나요: 북한, 경제관리개선조치 주민의식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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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지난 1일을 기해 북한당국이 국가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일부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한 ‘경제관리개선조치’를 단행한지 5년이 됐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경재개혁은 주민들의 평균생활 향상보다는 주민들이 스스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의식의 변화를 가져다 줬다고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개혁 정책 단행 5년을 “어찌 됐나요”에서 알아봅니다.

북한의 ‘경제관리개선조치중’ 주민들에게 직접 영향을 준 것 중 하나가 북한정부가 공시한 가격보다 암시장에서 수십배에서 수백배까지 높게 거래 되던 물건 가격을 직접 정부가 통제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장마당에서 거래되던 물건 값이 올랐고 이처럼 치솟는 물가에 맞춰 당국은 임금도 올리게 됐습니다. 또한 열심히 일한 사람은 남보다 좀 더 가져갈 수 있는 시장경제 요소인 인센티브, 즉 동기부여 제도도 도입을 했습니다.

이러한 북한 당국의 7.1 경제개선 조치에 대해 한 탈북자는 당국의 경제개혁 조치 이후 생활이 나아진 것은 북한 주민들 스스로의 생각이 많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지난 2004년 남한에 입국했습니다.

탈북자: 나라가 못살게 되니까 사람들이 자체로 산을 개간해서 소토지 일궜어요. 그것이 기본 농장의 밭의 절반 몫은 차지할 겁니다. 땅 면적이 그렇게 늘어났습니다. 알곡 생산양이 늘어나면서 농민들이 생산한 것을 팔아서 나라 안에 쌀이 유통 되니까 잘살게 됐고 ...

이 탈북여성이 말한 것처럼 북한당국이 물가를 현실화 하면서 kg당 200원에서 300원 하던 쌀 가격이 10배 오른 1000원까지 치솟았고 여타 다른 공산품의 가격도 다를 것이 없습니다. 장마당이 활성화 되면서 물건을 찾는 사람은 많은데 공급이 되지 않았고 혹은 내다 팔려는 사람은 많은데 훌쩍 뛰어버린 값을 치루고 물건을 살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아 장마당에는 물건을 사는 사람보다 장사꾼이 더 많다는 소리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여름까지 북한에 살다가 최근 남한생활을 시작한 또 다른 탈북자가 들려주는 함경북도 무산의 한 장마당 소식입니다.

탈북자: 상표가 붙은 것은 팔지를 못하니까 상표를 떼고 팔아요. 중국으로 해서 차에 싣고 나오는 경우도 있고 우리 사람이 여권을 내고 중국 가서 차로 텔레비, 옷, 가전제품을 사와요. 없는 것이 없어요. 기본이 돈인데 돈이 없어서 못 사요. 중국 것과 한국 것은 싸게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자꾸 값이 올라가요. 그러니까 농민들이 살기가 제일 힘든 겁니다. 낟알을 싼값으로 팔아서 그걸 살려고 하면 엄청 낟알을 많이 팔아야 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할 수 없이 사서 입고 쓰고 해야겠으니까 낟알을 팔고 낟알은 모자라서 식량 곤란에 들어가고 ...

지난 2002년 7.1경재관리개선 조치 이후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는 이동의 자유입니다. 장사를 위해 무산에서 청진을 오갈때도 뇌물만 쓰면 예전 보다는 다니기가 수월해 졌습니다. 또 장사에서 이익을 남긴 사람들은 예전보다 여유롭게 살게 됐습니다.

탈북자: 돈만 있으면 증명서가 없어도 차를 탈수가 있는 겁니다. 사는 것도 좀 나아졌어요. 상품도 이전 보다 많이 나오고 하니까 사는 것은 나아졌습니다. 경제생활에서 오는 변화는 의식에도 변화로 끼쳤습니다. 이 탈북여성은 사고 싶은 가전제품을 마련하기 위해 북한에서 소토지에 담배 농사를 짓고, 고추를 말려서 팔고, 거기다 낟알을 판 돈까지 모두 합쳐 원하는 물건을 살 정도가 됐습니다.

탈북자: 한국에서 보는 색텔레비, 냉동기 녹화기를 농장원들이 제일 부러워했습니다. 색텔레비는 우리가 있을때만 해도 15만원에 샀는데 지금은 40만원, 25만원도 있고 클수록 비싸고 작을수록 싸고, 냉동기는 농장원들이 엄두도 못내죠, 부러워 할뿐이죠. 냉동기는 북한 돈으로 30만 원정도 녹화기는 15만원, 7만원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해물을 먹고 싶어 해서 그런 것을 사왔어요. 이면수는 명절 생일이면 다 사고 했어요. 싸면서도 맛있고 하니까... 이면수 두 마리에 2천원에서 3원원을 했는데 한국 것 보다 엄청 맛있습니다.

무산 향초 또는 독초라고 불리는 담배는 잘산다는 사람이 보통 뒷마당에 담배 농사를 하면 20만원 못해도10만원은 한해 벌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못사는 사람은 텔레비나 녹화기 를 사는 것보다 당장 한 끼의 끼니를 잇기 위해 아직도 몸부림 치고 있는 것이 북한의 현실입니다.

탈북자: 지금 7월이면 먹을 것이 없어요. 없는 사람들은 산에 가서 약초, 황경피, 도라지, 고사리 말렸다가 이때 팔아서 쌀을 사먹어요. 7월이면 땅에서 바로 올라온 토엽을 뜯어서 잘게 썰어서 팔아서 쌀을 사먹고 ...

지난해 8월까지 북한에 살았던 한 탈북남성은 지금 북한에는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만 있고 중간 계층이 없어졌다고 말합니다. 돈 가치가 떨어진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탈북자: 장백산 줄기 권력 있는 사람들은 다 잘산다고 하는데 그 사람들 외에 평민이 좀 산다는 것이 북한 돈 몇십만원 가지고 있는데 그 돈이 북한에서는 대단했죠. 그런데 경제관리 체계를 하면서 돈 가치가 없어졌어요. 그전에는 쌀 한 키로에 100원 미만 할때니까요. 그런데 경제관리체계 하면서 물건 값은 올리고 돈 값은 내리니까 우리는 돈을 쥐고 있었지 물건을 사놓을 궁리를 못했으니까...

탈북 전까지 청진에서 장사를 했다는 이 탈북남성은 경제개혁 조치 이후에 달러는 북한에서 더 중요한 화폐가 됐으며 잘사는 사람들은 북한의 고액권 선호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탈북자: 기본은 중국 인민폐를 많이 쓰고 달라는 영원한 것이라고 해서 돈 여유가 있는 사람은 달러를 저축해놔요. 엔도 재일교포가 있으니까 쓰는데 인민폐, 달러, 엔을 쓰지 유로는 별로 안씁니다.

북한 외부에서는 7.1 경제관리개선조치 경제정책에 대해 쌀 가격이 10배로 치솟은 점, 무역적자가 지난해의 경우 11억 200만 달러로 그 전해년도보다 1억 달러 정도가 많아지고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 등을 들어서 북한이 경제개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북한 주민들의 1인당 국민총소득이 6달러에서 3배가량 많아진 20달러가 됐고, 평균 소비도 이전에 비해 배는 늘어난 것 그리고 장마당의 활성화 등이 경제개혁 이후의 변화들이라며 몇 가지 선행 조건들만 해결되면 북한경제가 나아질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제개혁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경제에만 영향을 준 것은 아닙니다. 기자는 탈북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보다 크게 변화 시켰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탈북자의 말을 다시 들어보시죠.

탈북자: 이제는 아야, 아야 하면서 많이 깼어요. 우상 이란 것이 앞을 못보고 과거와 현재만 보면서 예속 돼서 살잖아요. 미래는 없잖아요. 이제는 한국 문화도 많이 침투되고 솔직히 2003년에는 북한에서 남한 텔레비를 안봤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중국에서 녹화기가 들어가서 한 개 인민반이면 20개집이 되는데 절반은 녹화기가 들어가 있습니다. 텔레비는 못 보니까 녹화한 것을 다 봅니다. 북한 주민들이 남한 영화 중국, 미국 영화를 보고 세계가 어떻게 나가는지 다 압니다.

남한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경제개혁 조치를 단행한 2002년 남한입국 탈북자의 수는 처음으로 한해 입국자 수가 천명을 넘었고 지난해에는 2천명을 넘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나아지고 있는지 아니면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돼서 살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인지는 북한 당국이 공식 발표한 바가 없기에 알 수가 없지만 통일부 자료가 말해주듯 남한에 입국하는 탈북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