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다 보면 세계적으로 공통점이 있죠. 물론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거의 모두가 부부 싸움을 한다는 거죠. 여성시대 오늘은 탈북자들이 한국이나 미국에서 정착하다 보면 물론 부부 싸움도 하지만 남편들이 달라지고 있다는데요.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봅니다.
탈북자들은 남한과 미국생활에서 체제와 생활환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힘들고 어려운 점이 많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그러나 무엇이든 할 수 있기 때문에 보람과 기쁨이 있지만, 가정생활에서 일반 가정과 마찬가지로 경제문제, 아이들 문제 부부간의 문제 등으로 언성이 높아 간다고 하네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사회생활은 물론 가정생활 까지도 당에서 간섭했기 때문에 자유세계에 더 적응하기가 어려웠다고 남한으로 간 지 5년이 된 가명의 윤명선 씨는 전합니다.
cut: 북한에서는 하라는 대로 하면 됐고 살라는 대로 살면 됐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내 뜻대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잖아요?
탈북 여성 가운데 한 가정, 또는 부부가 함께 탈출해 제삼국에서 정착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가서 동반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기도 하지만 다시 헤어지는 아픔을 겪게 된다고 합니다.
cut: 생활관이 완전히 다른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온 사람들과 같이 가정을 이루고 산다는 문제가 마음을 합치고 머리를 합친다는 것이 무척 힘들어요.
북한체제에서 살다온 사람을 충분히 알고 이해한다면 모를까 단순히 쉽게 생각하면 큰코다친다는 윤 씨의 말인데요, 그래서 탈북자들의 가정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많이 일어난다고 얘기합니다.
cut: 북한 사람과 사는 가족, 중국 사람과 사는 가족이 있고 그리고 남한 남자와 가정을 이루고 사는 가족들이 있는데 여러 가지로 생활관이 맞지 않아서 다투는 일이 주변에서 많이 벌어집니다.
북한에서는 가부장제가 아직도 가정 전체를 지배하고 있고 권위를 앞세운 남편들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남한에서 보다 부부 싸움은 덜 하는 상황이라는데요, 이는 여성들은 할 말을 못 하고 그저 참고 순종하고 남성은 아내에 대한 배려나 존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2007년에 북한을 탈출해 최근에 두 아들을 데리고 미국에 정착한 김연화 씨는 설명합니다.
cut: 북한은 아직도 남편이 모든 생활에서 주도권을 쥐고 남편이 하는 일에는 아주머니가 방조나 할 뿐이지 발언권도 크게 없이 사는 것이 여전합니다. 남편이 주도권을 내세울 때 내가 방조라도 하면 남자들은 무슨 일에서든 다 아내를 이겨야 한다는 관점이 있기 때문에 덮어놓고 무시합니다.
남편이 무시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만, 남한에서 가정주부들이 가장 화가 나는 일이 남편이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할 때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부평여성위원회와 인천연대 여성위원회가 부평 지역의 주민 530여 가구를 대상으로 한 기혼 여성의 생활실태와 의식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남편에게 무시당할 때 가장 화가 난다는 응답이 30%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시 탈북 여성들의 얘기로 돌아가죠. 한국이나 미국에 와서 생활 하다보면 권위적인 남편들이 자유세계의 남성들처럼 바뀌어 가는 것이 보인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남한에 정착한 윤명선 씨의 말 들어보죠.
cut: 아무래도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고 하지 않아요? 북한 남자 분들도 한국에 와서 많이 부드러워지는 쪽으로 바뀌고 있어요. 북한에서는 가부장적인 면으로 남존여비가 사상이 있었다는 점이 과언을 아니잖아요? 그런데 한국에 와서 남자들이 많이 달라지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이런 변화의 모습이 다행스러우면서도 아주 좋은 현상이라고 말하는 윤 씨는 북한에서는 남편에게 모든 것을 의존 하는 생활이었다고 말합니다.
cut: 북한에서는 남자들의 생각에 남자들의 통솔력에 많이 의존했던 것이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남한 여자들이 혼자 자기 생활을 꾸려가는 것을 보면 엄청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윤명선 씨도 북한에서는 가정을 꾸려가면서 싸우고 지지고 볶는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서로 의지하면서 자녀를 키우는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그런데 탈북과정에서 자녀와 헤어져 혼자서 남한으로 들어가 혼자 산다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습니다.
cut: 저도 남한에 혼자 와서 생활 할 때는 뭐가 뭔지 엄청 갈팡질팡 했는데 몇 년 혼자살고 여기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자꾸 들여다보니까 이제 조금 대담해지는데 이런 면이 사실은 좋죠.
반면 남편, 자녀, 온 가족이 함께 탈출해 미국으로 온 김연화 씨는 미국생활이 아직 생소한 부분이 많지만 이곳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사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고 하네요.
cut: 여기 와 보니까 여성들의 여자들이 발언권도 있고 생활력도 강해야 되고 위치가 중요합니다. 그래도 우리 생활풍습에서는 아직도 나는 남편을 존대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 그대로 남아서...
김 씨는 북한에서부터 생활해 왔던 풍습이 쉽게 바뀌겠느냐며 여성들의 발언권이 세다 보면 서로 지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부부 싸움이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번지지 않겠느냐며 염려합니다.
cut: 나도 반박을 하면서도 부부간의 싸움은 순간에는 서로 남과같이 싸우지만, 그 시간만 지나면 칼로 물 베기입니다. 좀 있다 서로 화해하고 말도 하고 자녀도 있기 때문에 순간에 풀리고 순간에 싸움 하곤 합니다.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시작된 싸움이 부부의 갈등이 깊어지다 보면 북한에서도 이혼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하지만 북한에서는 이혼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데요, 글쎄 위자료나 합의금인가요?
cut: 돈이 있으면 이혼도 쉽게 합니다. 북한은 지금 경제사정이 어려우니까 기관이나 정치가들도 다 돈이면 무엇이든 해결해 주려고 합니다.
특히 빨리 이혼은 해야겠는데 이혼이 이루어지지 않아 애태우는 가정이 실제로 이웃에 있었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들어보죠.
cut: 남편 아내가 있는 사람끼리 눈이 맞았는데 원래 남편 아내와 이혼을 하려니까 돈은 없지, 하니까 집에 있는 텔레비전을 가져다 고이고 이혼했어요.
김 씨는 이혼한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순간의 생각이 생활에서 그렇게 오점을 남겨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이혼하고 나서 몇 년쯤 있다 만났는데 얘기를 해보니 후회를 한다는군요.
cut: 순간에 좋아서 그렇게 했지만 훗날 보니 자식들한테도 영향이 가 자식들이 양부모 밑에서 눈치를 보며 외롭게 사니까 그 점이 마음에 몹시 걸려서 우리도 싸움을 혹시 하더라도 서로가 이해하는 심정으로 살면 갈라지는 일은 없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서로서로 이해하고 아껴주자고 마음을 다져 먹어도 생활 현장에서 부부가 부딪치면 이해고 뭐고 언성이 높아 간다는 김연화 씨 이 댁은 주로 아이들 문제로 다투다 남편의 손이 올라가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cut: 남편과 아이들 문제를 가지고 얘기를 하더라도 남편이, 북한남자들이 셉니다. 아이를 다루는데 있어서 열 마디 말보다 점잖게 독 있는 한마디 말로 다루면 좋겠는데 북한 사람들은 쩍하면 손대고 때리는 것이 본질입니다. 그래서 아이들도 때리고 아주마니에게도 손부터 나가는데 그것이 마음에 걸려서 자꾸 싸움을 합니다.
아직 미국생활에 익숙하지 않지만 그래도 남편이 북한에서의 잘못된 점을 스스로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고맙다는 김연화 씨, 시간이 지나면 가부장적인 남편이 아내와 자녀의 말에 귀 기우리며 존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하는군요.
cut: 이곳 정세를 잘 모르니까 나도 또 성격이 급하고 해서 아직도 때때로 싸움을 하는데 그래도 많이 남편이 고치려고 합니다.
남한에서는 명절 때 부부 싸움이 더 심 한데요 가족들이 모여 즐거워야 할 명절이지만 주부들은 음식장만, 가족선물 걱정, 불편한 시집 식구와의 관계 등으로 스트레스 즉 압박감을 받게 되죠.
남한의 각 신문은 모든 면에서 문제가 되는 기사가 실리면 그 기사 뒤에 인터넷을 쓰는 많은 독자가 이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간단히 쓰는 난이 있습니다. 이를 댓글이라고 합니다. 부부싸움, 특히 명절이면 늘어나는 부부싸움에 관한 댓글이 많이 올라와 있는데요, 몇 가지 추려서 소개해 드리죠.
이근호 씨까 쓴 댓글에는 / 여자들이 음식 장만하기 싫어 그런다고요? 여자들은 온갖 궂은 일 하고 있는데 남자들은 도와주기는커녕 고스톱 치면서 물 가져와라 안주 가져와라 하인 부리듯 합니다. 더 미치는 것은 같은 여자인 시어머니는 남자, 특히 자기 아들 편만 듭니다.
김은도 씨의 댓글/ 명절날 음식 장만하고, 차례 지내고 하는 게 그렇게 스트레스 인가요? 겨우 명절날 얼굴한 번 보는 걸, 삼십 년 결혼생활 하더라도 설날, 추석날 하면 겨우 육십 번밖에는 되지 않는구먼, 차라리 이혼하고 편하게 살던가..
이렇게 비꼬는 듯 한 댓글도 있어요.
획일적인 사회에서 살다 이렇게 다양하고 확 열린 세상에 있으니 탈북 여성 중에는 한 10년 살다 보니 적응이 된다고 말 하던데요, 혼자 가정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는 여성들은 어려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탈북여성 윤명선 씨는 지적합니다.
cut: 이제 남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그다음에 무엇을 추구하는지 남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 조금 이해가 되고 앞으로 사람을 선택하는데 대해서도 남한 사람을 어떻게 대상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 이제 머리에 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