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고아들의 남한생활

워싱턴-이원희 leew@rfa.org
201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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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에서 탈북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친자연적 힐링(치유)프로그램을 준비한 '물망초학교' 개교식이 열려 사단법인 '물망초' 박선영(오른쪽에서 2번째) 이사장이 개교식 참석 내빈에게 학교 시설을 소개하고 있다.
2012년 9월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에서 탈북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친자연적 힐링(치유)프로그램을 준비한 '물망초학교' 개교식이 열려 사단법인 '물망초' 박선영(오른쪽에서 2번째) 이사장이 개교식 참석 내빈에게 학교 시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남한에 탈북자들의 자녀를 위한 대안 학교는 여럿이 있지만 탈북자녀와 함께 탈북 고아들까지 수용하는 대안학교는 사단법인 물망초에서 지난해 9월에 문을 연 ‘물망초 학교'가 처음입니다. 특히 탈북아동과 선생님의 1:1의 맞춤 교육을 반년 넘게 실시하고 있는데요,

박 이사장 : 탈북 고아라든지 중국인에게 팔려가서 낳은 아이들, 그리고 북한의 공교육이 무너지면서 22살이 되어도 한글로 자기 이름을 못 쓰는 그런 학생들을 데려다 저희가 1:1로 가르쳐요.

국회의원 시절부터 북한의 인권실태와 탈북자들의 북송반대 문제를 꾸준하게 제기하면서 탈북자들을 도왔던 박선영 전 의원은 지금은 탈북자 지원단체인 사단법인 물망초의 이사장으로 탈북자녀와 고아들의 대안 학교에서 1:1 맞춤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오늘 여성시대에서 이 맞춤교육 과정과 성과를 알아봅니다.

음악:

동국대학교 법대 교수이며 탈북자를 돕는 비정부 기구 물망초의 박선영 이사장은 탈북자들을 한국사회에 안전하고 빠른 시간 안에 정착 시키는 데는 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며 물망초 학교에서는 한 학급에서 함께 공부할 수 없는 아동과 청소년들을 선생님 한분이 한 학생씩 담당해 가르치는 맞춤 교육이라고 설명합니다.

박 이사장: 우리학교는 다른 탈북자 대안학교와는 기본적으로 달라요. 다른 학교처럼 한 학급에 30-40명 모아놓고 가르칠 수 있는 학생들이 아닌 탈북 아동들, 다시 말하면 탈북고아라든지 북한 여성이 탈북 해 중국인에게 팔려가서 낳은 아이들, 그 아이들은 대체로 호구가 없어요. 우리로 말하면 호적이 없는 거죠. 그래서 학교도 갈 수 없고 예방 접종도 할 수 없고 그런 아이들을 우리가 무국적 고아 이렇게 얘기하는데 실은 무국적 고아가 아니죠. 우리 국적법상 대한민국 여성이 낳은 아이는 다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은 전혀 법적인 보호를 못 받고 있어서 그런 아이들, 그다음에 북한의 공교육이 무너지면서 나이가 16살 22살 이렇게 되어도 한글로 자기 이름을 못 쓰는 청소년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 학생들을 데려다 저희가 1:1로 가르쳐요.

그래서 물망초 학교에는 적령기 나이 구별 없이 현재 15명의 학생들이 공부하며 기숙사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박 이사장: 저희가 5살부터 22살 까지 15명이 있어요. 그 학생들은 저마다 나이도 틀리고 수준도 틀리고 그래서 다른 학교에서는 한 반에도 들어가지 않는 학생들이지만 저희는 이 학생들과 같이 먹고 자는 선생님들이 6분이 계십니다. 일반적으로 학생이 몇 명이냐고 물어보면 사실은 이해가 안 되는 학교죠. 학생 15명에 숙식을 같이 하는 선생님이 6분이고 자원 봉사로 오시는 선생님들이 28분이세요.

15명 학생에 자원봉사 선생님까지 합쳐서 학생 수보다 선생님이 훨씬 많은데요, 교육환경이 너무 좋은 학교로 아주 비싼 사립학교 같다고 놀라자, 박 이사장의 의외의 대답입니다.

박 이사장: 전혀 좋은 환경이 아닙니다. 저희 선생님들이 너무 힘들어서 막 코피가 터지고 그러세요. 그래서 저희가 선생님을 최소한 두 분 정도는 더 고용을 해야 되는데 운영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회비는 없고 또 재정적인 지원은 정부로부터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그렇게 하다보니까 선생님을 더 충원하지 못하고 있어요.

경기도 여주에 있는 물망초 학교는 자연적인 조건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학교지만 아직도 탈북고아와 교육기회를 잃어버린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서 선생님이 부족 하다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도 지금 이 학교에 들어오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합니다.

박 이사장: 저희들의 자연적인 조건 학교의 위치는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선생님들은 부족해요. 선생님은 최소한 두 분을 더 모셔야하고 저희 기숙사 시설로 보면 학생들을 30명 까지 수용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현제 15명밖에 못 데리고 있는 까닭은 재정적인 지원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인건비 감당을 못해서 선생님들을 더 모시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지금 waiting list, 대기자 명단에 열 댓 명이 있지만 우리가 받을 수 없어서 참 딱해요.

물망초 학교에서는 학업뿐만이 아니라 어린이 들이 탈북과정에서 입은 정신적 육체적인 상처도 치유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선생님을 필요로 하고 있군요.

박 이사장: 이런 탈북 아동이나 탈북청소년들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저희가 학생 15에 선생님들이 6분이고 자원봉사자가 28분이다 이러면 다들 너무 너무 이상적인 학교라고 생각하지만 아닙니다. 선생님들이 더 계셔야 되고 이런 교육을 필요로 하는 아동과 탈북 청소년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물망초 학교가 이렇게 맞춤 교육을 시작한지 8개월 째 접어들었습니다. 이 짧은 기간에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통해 몸과 마음의 치료를 받아 정말 다른 아이들로 성장해가고 있다며 박 이사장도 놀라워합니다.

박 이사장: 너무너무 다양하게 변해요. 처음에 들어오면 처음 우리학교를 방문하는 선생님들이 아세요. 이 아이는 최근에 왔나요? 이렇게 물어볼 정도로 얼굴 표정이 굉장히 굳어져 있고 굉장히 왜소하고 마르고 얼굴 표정자체가 달라요. 굉장히 겁먹어 있고 불안해하고 또 피부도 안 좋고 어딘가 모르게 아 이 아이는 경직되어 있네....이런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처음 학교를 방문하는 선생님들도 누가 원래 있었던 학생이고 누가 새로 온 학생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나요.

무엇보다 어린아이들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영양실조로 평균연령에 비해 키도 작고 몸집도 왜소해 보는 이들이 저 아이가 잘 자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한 달 두 달 지나면 몰라보게 큰다는 거죠. 하지만 안타깝게 모든 어린이들이 다 크는 것이 아니라 잘 자라지 않는 어린이도 꽤 된다고 하네요.

박 이사장: 저희 학교에 처음 올 때는 다들 굉장히 왜소해요 왜소한데 한 달 지나면서부터 고무줄 느리듯이 아이들이 대체로 키가 쭉쭉 크는데 아무리 지나도 안 크는 아이들이 한 30% 있고요, 키는 안 커도 얼굴 표정은 한 3주 정도 지나면 굉장히 편안해 지고 얼굴이 아주 예뻐지고요. 얼굴만 봐도 보는 사람이 행복해 질 정도로 학생들이 변해요. 그런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이런 환경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다른 탈북아동이나 청소년들이 많아 가슴이 아프죠.

물론 영양이 좋은 음식에 환경이 좋으니만큼 당연히 달라지겠지만 단지 이것만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고 박 이사장은 강조합니다.

박선영: 영양 좋은 음식도 그렇지만 사랑을 받으니까요. 사랑을 받고 자기가 얼마나 존귀한 존재 인지를 깨달아 가니까요. 입으로만 사랑한다고 얘기 하면 아이들을 피부로 잘 느끼지 못 하거든요. 그런데 생활 전체에서 선생님들이 우리를 위해서 너무 헌신해 주시는 구나, 나를 정말 이렇게 위해주시는 구나, 한 번도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아이들이 많거든요. 폭력에 노출되어 있었고 도망 다녀야 했고 심지어는 팔려 다녀야 했던 애들도 있었으니까, 그런 아이들이 여기에 와서 아 이런 것이 사랑이고나 하는 것을 느끼면서 아이들의 얼굴이 달라지게 되고 얼굴이 달라져 간다는 것은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 간다는 것이고요, 그런 점에서 참 보람 있는 일입니다.

굶으면서 도망 다니고 팔려 다녀야만 했던 아이들은 어린나이에 생존 본능에 급급하다 보니 이 또래의 아이들이 갖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다, 크면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조차도 없었는데 이제 생활의 안정으로 정상적인 어린이들이 꾸는 꿈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박 이사장: 처음에 와서는 직업의 종류를 잘 모르니까 여학생들은 주로 선생님이 되고 싶다거나 아니면 가수가 되겠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남학생들은 군인을 하겠다, 경찰을 하겠다는 등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북한이나 중국에서 자기가 보았던 직종 외에는 생각들을 잘 못하는데 한국에 와서 보고 자원봉사 오시는 분들의 직업이 굉장히 다양하잖아요? 그래서 의사가 되겠다는 아이도 있고 저도 이 사장님처럼 교수가 될래요, 정치인이 될래요, 이렇게 변화하기도 하고 간호사 등 다양해지기도 하는 이런 것을 보면 이 아이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실제로 체험을 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죠.

정원 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탈북 고아들의 배움터이자 안식처로 입학은 초등학생부터 25살 까지 가능한 물망초 학교는 앞으로 재정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지금 대기자 명단에서 기다리는 학생들에게 우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줄 것이라고 박 이사장은 말합니다.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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