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북한에는 가지 못하는 싼타크로스

김태희-탈북자
202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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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시대] 북한에는 가지 못하는 싼타크로스 경남 거창군 신원면 신원초등학교 강당에서 산타로 분장한 거창군 관내 사회적기업협의체 관계자들이 학생들과 크리스마스카드 만들기 수업을 마친 후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연합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성시대 김태희입니다.

 

먼저 여러분께 메리 크리스마스 하고 인사부터 드립니다. 12 25일은 전 세계가 크리스마스로 인해 명절 분위기였습니다. 당연히 한국도 마찬가지였지요. 길거리마다 성탄절을 알리는 전나무에 여러 장식을 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볼만 했답니다. 고깔모양의 사람 키만한 나무 꼭대기에는 별을 달고 여러 색의 깜빡이는 전구가 반짝이는 것이 낮보다는 밤에 더 화려한 모습이죠. 예전 같으면 골목마다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노래도 울러 퍼졌는데 저작권 문제와 거리 소음으로 규제를 해서 이제는 아쉽지만 들을 수가 없네요.

 

크리스마스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요. 기독교의 명절인데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이라는 의미로 성탄절이라고도 한답니다. 한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기에 성탄절과 함께 5월이면 부처님오신 날이라고 말하는 석가탄신일도 있답니다. 북한도 이제는 크리스마스를 명절로 보낸다고 들었는데 다만 서양의 명절이라는 문화로만 기념한다고 해서 이 방송을 빌어서 아기예수님 탄생하신 날이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답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탈북민들을 위한 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물질적인 후원이 있었는데요. 해마다 예수님이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신 부활절과 또 민족고유의 명절인 추석 그리고 지금같이 크리스마스 등 명절이면 고향을 그리는 탈북민들이 조금이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보내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선물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답니다.  

 

녹취: 전도사님이 24일에 크리스마스에 선물 또 나눠주려고 하는데 네가 좀 도와주라고

 

탈북민을 향한 예수님의 마음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을 품고 이렇게 기도를 해주시는 분이 계시는가 하면 10년 동안 탈북민들의 강제북송을 반대하여 부산역 광장에서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바람이부나 심지어 태풍이 불어도 기도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나님이 누구이고, 예수님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우리들에게 예수님의 마음으로 사랑의 손길을 보내는 선한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아기를 가지고 만삭인 탈북민 친구가 당장 출산을 하려고 제왕절개 수술을 해야 하는데 병원비로 고민한다는 것을 알고는 수술비용을 보내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도 10년 전부터 함께 기도하고 활동하던 단체인데 2015년에 제가 간 기증 수술을 하고 건강이 안 좋아져서 계속 활동을 함께 할 수 없었지요. 그런데 그 곳에 안타까운 사연을 알렸더니 이렇게 수술비용을 대주기로 하셨네요.  

 

사실은 우리가 북한에서 살 때도 크리스마스에 대해서 아예 모른 것은 아니었지요. 외국 문학 소설을 통해 크리스마스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읽었지만 우리에게는 다른 먼 나라의 옛날 이야기였답니다. 그리고 정확하게 어느 날이었던지 몰랐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인 12 24일은 김정일의 어머니인 김정숙의 생일이어서 저는 오히려 크리스마스를 12 24일로 기억할 때가 더 많았답니다.

 

항상 이때가 되면 너무 딴딴해서 이가 부러질 것 같은 사탕 과자가 든 간식과 1 2~300그램 되는 기름을 받으려고 기다랗게 줄을 서서 기다리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추운 북한의 날씨에 얼어서 누런 덩어리가 되어버린, 해외에서 들어온 식용유가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서 힘들게 흘러나오면 그 늘어지게 내려오는 기름덩어리들을 원 없이 집으로 가져가고 싶은 생각을 한 번씩 해보게 되지요.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면서 우리를 위해 구원이라는 선물을 갖고 오셨기에 한국도 그렇지만 외국에서도 이 날에는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가져다가 문고리에 걸어놓고 간다는 속설이 있답니다. 어린아이들은 산타할아버지가 어떤 선물을 가져다 주실까? 또 어떻게 생긴 분이 다녀 가실까? 산타할아버지는 수염이 어느 만큼 길까? 많이 궁금해 하는데 대개 보면 자식을 사랑하는 아빠들이 산타 역할을 하면서 아이들이 자는 사이에 선물을 머리맡에 두고 간답니다.

 

크리스마스는 또 연인들이 함께 보내는 날이라고도 하는데요.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추위가 더해져서 한층 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지만 예전처럼 눈 덮인 겨울에 연인과 함께 언 손을 호호 불어가면서 뜨거운 오뎅을 먹던 그런 즐거움은 없었답니다. 왜냐하면 코로나가 너무 위협적이어서 부산의 중심가인 광복동에서 해마다 진행하던 공연과 먹거리 행사가 모두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비록 사람들이 거리에 모여 즐기는 축제는 없었지만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은 12월 말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밤에는 노랗고 빨갛고 파란 여러 색의 반짝이 전구를 장식한 삼각뿔 모양의 나무와 작은 불빛이 꼭 별을 연상하게 하는 전등을 줄에 메달아 건물과 건물을 연결해 온통 하늘을 수놓는 불빛은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에만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온 나라가, 그리고 세계가 즐기는 축제의 크리스마스를 내 고향 북한에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가슴 한 켠이 또 아릿해옵니다.

 

그리고 올해 우리 탈북민들에게 산타할아버지가 되어서 찾아오신 분들처럼 북한의 우리 부모형제들께도 산타할아버지가 찾아 가서 가정마다 듬뿍듬뿍 사랑의 선물을 전해줄 그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면서 소리 내어 한 번 더 외쳐봅니다. 메리크리스마스 그리고 새해를 축하합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태희었습니다.

 

진행 김태희,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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