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일터] 창업 융자

워싱턴-이규상 leek@rfa.org
2012.05.01
smile_bank_305 LG미소금융재단 이사장 등이 미소금융 활성화를 위해 홍보 및 현장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안녕하십니까? 북한이탈주민들의 취업 문제를 살펴보는 행복의 일터입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 중에서는 남한의 직장문화에 적응을 하지 못해 취업 대신에 창업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낮선 남한사회에서는 창업을 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창업을 위한 자본금 마련도 가장 큰 고민거리중 하나인데요. 남한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나 다른 재산을 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은행 돈을 대출 받아 사업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지만 지금 막 정착한 탈북자들에게는 선택의 여지조차 없습니다.

그러나 2009년 남한 정부는 저소득층과 저 신용 계층의 창업을 돕기 위해 ‘미소금융’이라는 대출제도를 마련했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도 지난해부터 이 미소금융의 도움으로 창업의 꿈을 꿀 수 있게 됐는데요. 오늘 행복의 일터에서 ‘미소금융’은 무엇이며 어떻게 신청할 수 있을지 살펴봅니다.

미소금융이란 일반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나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이 무담보로 소액의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만든 일종의 융자입니다.

외국에서는 마이크로 크레딧으로도 불리는데요.

이러한 형태의 무담보 소액대출사업은 지난 1976년 방글라데시에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방글라데시 치타공대학교의 경제학 교수 무하마드 유누스는 자본금 27달러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소액 대출을 해주는 ‘그라민 은행’을 설립했습니다.

당시 방글라데시에서는 시민들이 하루 종일 일을 해서 번 돈의 대부분을 고리대금업자에게 이자로 갚아야 했고 시민들은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경제학자인 유누스 교수는 방글라데시 은행을 찾아가 왜 가난한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지 않느냐고 질문했고 은행관계자들은 그들에게 담보가 없기 때문에 빌려줄 수 없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유뉴스 교수는 가난한 사람들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직접 은행을 세우고 담보와 신원 보증 없이 하위 25%사람들에게 대출을 해 주고 오랜 기간 원금을 갚아나가도록 하는 신용대출은행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이 은행이 크게 성공을 거둬 2천여 개의 지점을 둔 거대한 은행으로 발전했고 이 은행을 세운 유누스 교수는 200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러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신용대출 제도인 ‘마이크로 크레딧’, 즉 소액대출은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에서도 빈곤퇴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남한도 지난 2009년 ‘미소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이 마이크로 크레딧 대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미소금융사업을 관리하고 있는 미소금융중앙재단 홍보팀의 신승주 과장의 말입니다.

<미소금융은 제도권 금융기관 이용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활에 필요한 창업자금이나 운영자금을 무담보 무보증으로 대출해 주는 소액 대출 사업이다.>

소득이 적어서 일반은행에서 융자를 얻기 힘든 사람이나 쌓아놓은 신용이 없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도 일정 자격을 갖추면 미소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저소득 저 신용 계층 중에서 경제적으로 자립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그들 중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사람 또는 기초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

앞에서 말한 신용등급이란 개인의 신상정보와 금융거래내역을 조회해 한 사람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남한에서는 1등급에서 10등급으로 구분되며 1등급에 가까울수록 좋은 신용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신용등급은 3개 신용평가기관이 있는데 그중 1곳에서 7등급 이하로 판명되면 미소금융 지원 대상에 해당된다.>

사실 7등급 이하의 신용등급으로는 남한의 어떤 은행에서도 융자가 불가능하며 자신이 현금을 손에 쥐고 있지 않은 한 창업은 힘들어집니다.

미소금융은 이렇게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자립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남한 내에 연고가 없어 보증을 설 사람이 없고 또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없어 신용을 쌓을 수 없었던 탈북자들도 미소금융의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소금융은 무담보, 무보증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보증은 필요없다. 미소금융 중에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 있다. 이 상품은 하나미소금융재단에서 H 하나론 이라는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창업을 하려는 사람이나 기존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창업자금은 5천만 원까지 이미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은 3천만 원까지 지원을 하고 창업자에게는 2%의 이자율 그리고 기존 사업자에게는 4.5%의 대출이자를 적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모든 창업에 미소금융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치 성향 적 소비나 투기를 조장하는 업종, 예를 들어 골프와 귀금속, 골동품과 도박, 안마 관련 업종들은 미소금융 대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또 창업이나 사업자금이 아닌 단순 생활자금을 목적으로 대출을 받을 수 없습니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의 신승주 과장은 탈북자들이 미소금융을 신청하면 다음과 같은 자격을 눈여겨본다고 말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자립하려는 의지이다. 둘째는 이 사람이 북한이탈주민인지 그리고 한국에 정착한지 5년이 됐는지 또 추가적으로 보유재산이 많은지 아니면 보유재산에 비해 채무가 과다한 사람이 아닌지를 평가해 적격대상인지를 평가한다.>

탈북자의 경우 남한에 입국한지 5년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입국한지 3년이 지났고 또 창업을 희망하는 분야에서 6개월 이상 근무를 했으면 자격이 주어집니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지금까지 약 100여명의 탈북자들에게 창업융자를 했으며 이를 통해 자립한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신승주 과장은 말합니다.

그러나 모든 창업이 그렇듯이 미소금융의 지원을 받았다고 해서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미소금융도 대출이기 때문에 꼭 상환해야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것에 대한 후속지원도 따른다고 합니다.

<미소금융은 기본적으로 무담보이기 때문에 상환이 늦어진다고 해서 강제성을 띄지 않는다. 미소금융은 돈을 빌린 이후에 사업에 성공해서 돈을 갚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혹시 상환이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상담을 나가서 어떤 점이 문제인지 어떤 점이 어려운지를 지원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해서 그들이 상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렇게 대출상환에 대해 강제성을 띄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의 신용등급 평가를 위해서는 상환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앞으로 사업이 번창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경우 신용등급이 망가졌을 경우 더 이상의 자본을 끌어들이는데 어렵기 때문에 좋은 신용등급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신용등급을 잘 유지하려면 금융기관과의 거래에 충실하고 정상적인 금융거래 이외의 거래를 자제하고 무분별한 신용조회 남발을 삼가야 한다.>

최근 취업대신에 창업의 길을 선택하는 탈북자들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미소금융’지원을 받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이러한 대출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홍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소금융에 대해 모르시는 분이 있는데요. 미소금융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미소금융 고객센터 1600-3500으로 전화를 주면 된다. 필요한 서류는 신용등급에 해당되는지 직접 조회를 해야 하고... 보유재산이 과다한지 앞서 말한 그런 관련서류만 있으면 된다.>

남한에서 창업을 준비하는데 있어 창업비용 마련은 한 부분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행복의 일터에서 창업에 앞서 필요한 여러 준비과정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행복의 일터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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