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은 유엔이 지정한 국제 청년의 날입니다. 오늘날 청소년들이 직면한 어려운 도전 과제에 대해 생각해 보고 청소년들의 잠재력을 격려하고자 유엔과 국제사회는 이날을 기념합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현실에서 마주하는 도전과제들은 교육 문제부터 불안한 미래에 대한 고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또 장기적으로 보자면 지구 기후변화 문제와 환경오염 문제들도 청년들의 도전과제로 산재해 있습니다. 따라서 유엔은 올해 ‘국제 청년의 날’의 주제로 ‘청년을 위한 녹색 기술’을 꼽았습니다. 즉 전지구적인 과제가 된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환경과 자연을 보호하는 녹색 산업에 관심을 기울이자는 것인데요. 이에 따라 청년의 날에는 세계 청년들이 인터넷 공간에 모여 녹색산업 준비를 위한 친환경 과학기술 습득과 교육 방안을 토론하는 국제대회가 원거리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세계 청년들의 도전과제는 북한 청년들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북한도 변화하는 기후환경의 영향을 이미 받고 있고 지구 환경 변화의 위기 극복을 위한 북한의 전략도 국제사회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2021년 유엔의 ‘지속 가능한 개발목표 SDGs’ 고위급 정상회의에 북한이 제출한 국가보고서에서도 관련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교육을 개선하고 인적, 조직적 역량도 향상시켜 피해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소개했고요. 온실가스 방출을 줄이고 주민들 대상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해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인식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제시했습니다.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해 청년 세대와 일반주민들의 인식도 가볍게 다룰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오히려 산업환경 전반이 재생 에네르기를 활용하는 녹색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과학 기술력 발전과 교육에 주목합니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은 과학 기술 수준에 따라 성패가 갈리기 때문인데요. 유엔이 ‘청년들을 위한 녹색 기술’을 올해 국제 청년의 날을 기념하는 핵심 용어로 들고나온 이유도 이 여기에 있습니다.
또 이 같은 지구의 기후 환경 문제와 친환경 산업은 청년들의 직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올해 5월에 나온 세계경제포럼의 ‘미래 일자리 보고서’는 ‘녹색 전환’ 관련 산업 분야가 인공지능 분야와 함께 미래 일자리 창출의 가장 큰 동력이라고 설명합니다. 보고서는 또 기술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것이 산업 혁신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전망했는데요. 능력 있는 청년들의 역량, 과학 기술력을 기를 수 있는 교육체계, 지구환경 친화적 산업 체계, 이 세 가지 요소가 잘 융화돼야 청년들이 살아갈 미래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혁신이 가능하다는 요지입니다.
그렇다면 미래를 대비하는 북한의 환경 정책과 과학 투자 정책, 청년 인재 역량 강화 교육의 실태는 어떠한가요? 최근 북한 당국의 과학기술에 대한 강조는 다른 여느 나라 못지 않아 보이는데요. 과학기술인재관리법과 과학기술보급법 등을 내오고 전민의 과학기술 인재화를 실현하기 위한 여러 가지 체계를 구축하는 정책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은 최근 북한 당국이 추진하는 국가 관리 통제 강화 정책의 일환입니다. 국가가 모든 것을 장악해서 계획하고 배치, 동원하는 체계 속에 과학기술 인재의 육성과 관리도 포함되는 것이지요. 물론 이 정책으로 북한의 산업이 미래 시대에 맞게 녹색 전환에 성공하고 모든 영역에서 과학화가 이뤄져 우리 청년들의 삶이 향상된다면 다른 바람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전민의 과학화는 제1중학교 학생들과 평양의 종합대학 학생들, 국가 주요 전략 산업에 배치되는 소수의 특수한 청년층에만 국한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일반 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 학교 교육을 착실하게 받은 후 산업 인재가 되는 진로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돈 버는 것을 최고의 목적으로 두는 북한 학생들은 학교 교육이나 일부에게만 허용되는 대학 진학보다는, 지역의 기술자를 찾아가 개인적으로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데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 고급중학교를 졸업해 10년간 군사복무 이후 국가에서 배치하는 직장에서 개인의 취향과는 상관없는 미래가 펼쳐질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전자기기 수선 기술이나 자동차 정비 기술 같은 건 직장에 배치되더라도, 수입금을 주고 빠져나와 개인이 돈벌이할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과학화 정책이 회의적으로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를 이용하지 못하는 환경에 있는데요. 북한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녔던 청년들 중 컴퓨터로 학습자료를 받아서 공부한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세계 청년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운용하며 과학과 미래의 직업을 논하고 있는데요. 북한의 청년들은 국가 내부 통신망 연결도 자유롭지 못한 통신 환경에 살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의 과학기술 보급과 과학 인재 육성 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까 궁금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