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세계대전의 잿더미에서 일어선 폴란드

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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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80년 전 9월,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습니다. 북한에서는 뽈스까로 알려진 폴란드에서 세계대전의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뽈스까 즉 폴란드는 유럽 내 두 강대국 세력 사이에 낀 연약한 국가였습니만, 지금은 경제규모에서 세계 20위에 이르는 중진국인데요.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잿더미가 됐던 폴란드가 어떻게 일어서게 됐는지 얘기해 보겠습니다.

1939년 9월 1일 극우 성향 민족사회주의 정당인 나치가 권력을 잡은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합니다. 뒤 이어서 같은 달 17일에는 소비에트 연방이 전쟁선포도 없이 폴란드를 침략해 왔습니다. 이 두 나라의 폴란드 침략은 양국간에 불가침조약인 ‘몰로토브-리벤트로프 조약’에 근거해 이뤄졌습니다. 즉 독일과 소련은 비밀리에 동유럽에서 각기 영향력을 미치는 국가들에 일종의 영역표시를 한 뒤 양국간에 군사적으로 대립하지 않기로 약속한 것이지요. 그렇게 2차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열흘이 지난 9월 28일에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가 함락됐습니다. 또 며칠 지나지 않은 10월 1일에 폴란드 전체가 독일과 소련에 의해 두 동강이 났습니다. 2차 세계대전의 시작과 함께 비극적인 폴란드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폴란드에 살던 유대인 90%를 포함한 주민 6백 만 명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인명이 전쟁 중에 비명횡사 했습니다.

세계대전으로 크나 큰 상처를 받은 폴란드는 그냥 주저앉지는 않았습니다. 1990년대 이후 폴란드는 성공적으로 체제 전환을 이룩했고 현재는 세계 20위대 경제 중진국의 안정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이런 국가적 성공 뒤에는 폴란드 정부의 지혜로운 정책과 함께 국민들의 저력이 있었습니다.

폴란드 국민의 저력을 말하라면  ‘솔리데러티 (Solidarity)’ 노동조합을 꼽겠습니다. 우리말로는 ‘연대’라는 뜻인데요. 폴란드 노동자 계급의 조합은 1980년 9월 17일에 설립됐고요. 이후 1년만에 폴란드 노동자의 3분의 1인 1천만 노동자들이 가입한 대규모 조합이 됐습니다. 노동조합은 노동자 계급의 권리와 사회변혁을 이뤄내기 위해 연대했고 노동자들의 시민운동을 통해 소련의 영향력 하의 폴란드 권위주의 공산당 정권에 대항했습니다. 물론 당시 정권은 노동조합을 해체하기 위해 온갖 압력을 가했지만 1989년 폴란드 혁명을 성공적으로 주도하는 역할까지 합니다. 1989년 6월에 진행한 부분적인 자유 국민선거에서 노동조합이 다수당이 되면서 폴란드에 공산주의의 몰락을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해에는 노동조합의 창립자인 레흐 바웬사가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합니다. 이로써 노동자 계급이 중심이 된 민주주의와 자유를 향한 폴란드의 혁명은 주변국인 헝가리, 체코로 이어지면서 동유럽의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자유로운 민주주의 체제가 자리하게 됐습니다.

솔리데러티 노동조합은 정치적인 민주화에만 기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북한에도 대량아사 사태의 비극을 불러 왔던 소련의 멸망과 동유럽의 공산권의 붕괴는 폴란드의 경제에도 타격을 줬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 소속 경제학자이자 체제변혁 시기 재무부 장관이던 레첵 발체로비츠(Leszek Balcerowicz)가 내놓은 경제적 ‘충격요법’ 경제전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주의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전환 자체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폴란드가 유독 단기간에 성과적으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이 경제정책 때문입니다. 충격요법은 국영기업의 파산신청을 받아들이고, 중앙은행의 새 통화 발행을 금하고, 고도의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과잉임금 지급을 막으면서, 개인이 기업을 하도록 허락하며, 외국과 무역에서 국가독점을 막고 민간기업과 외국기업이 자유로이 투자하도록 유치하는 등 실질적인 시장경제의 기반을 짧은 기간에 도입하고 실행했습니다. 이로써 폴란드의 경제 침체는 1992년이 되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시장에 기반한 자유경제체제 그리고 민주주의로 영입된 폴란드는 동부 유럽지역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범적인 국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여기는 노동자 계급이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환경 그리고 시장경제 원칙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도입했던 선구적 경제정책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폴란드는 2차세계대전으로 거의 망한 국가나 다름 없었지만 국민들의 단합된 지혜와 힘으로 현재의 안정을 만들어 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비핵화 과정을 어떤식으로든 거치고 나면 경제발전에 주력할 것을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폴란드가 세계대전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민주화와 경제전환의 역사에서 지혜과 교훈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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