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제도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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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막이 올랐습니다. 지난 2월 3일 아이오아주에서 코커스가 열린데 이어 12일에는 뉴햄프셔주에서 프라이머리가 실시되었습니다. 이번 선거는 59번째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이며, 대수로는 제46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입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하면 계속해서 45대 대통령으로 일하게 됩니다. 코커스니 프라이머리니 하는 것은 외국인들에게 무첫 생소한 제도일 것입니다. 어쨌든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제도는 무척 복잡하며, 복잡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도자가 세습되는 국가나 한 지도자가 수십년간 통치하는 독재국가의 국민들이라면 대통령 선거 자체가 생소할 것입니다.

미국 대통령은 각 정당들이 후보를 선출하는 후보지명전과 각 당이 선출한 후보들이 경쟁하는 본선이라는 두 단계를 거쳐 당선됩니다. 임기는 4년이며 1회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습니다. 현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당선되어 2021년 2월19일까지 재임합니다. 그러니까, 2021년 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재임할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시작된 것입니다. 통상 후보지명전은 2월에 시작하여 6월에 끝나며, 이후에는 각 당의 후보들이 경쟁하는 본선이 진행됩니다. 당선자는 11월에 결정이 되고 이 당선자는 내년 2021년 2월에 취임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후보지명전과 본선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미국은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이라는 두 주요 정당이 번갈아 대통령을 배출해왔는데요, 이 정당들은 코커스와 프라이머리라는 예비선거를 통해 후보를 결정합니다. 코커스라는 것은 당원들이 투표를 하는 예비선거 제도이고 프라이머리는 일반 국민도 신청을 하면 참가할 수 있게 개방해 놓은 예비선거인데, 코커스를 채택하는 주도 있고 프라이머리를 채택하는 주도 있습니다. 어쨌든 50개 주 모두에서 예비선거를 통해 대의원을 뽑으면 그 대의원들이 모여서 7~ 8월에 당별로 전당대회를 열고 대통령 선거에 나설 당의 후보를 선출합니다. 전당대회는 대의원을 가장 많이 확보한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축하행사라 할 수 있습니다.

후보 지명전이 끝나면 각 당의 후보들은 미국 전역을 돌면서 유세를 하고 광고전에 돌입하면서 상대 후보들과 접전을 벌이는데, 이를 통해 538명의 선거인단을 선출하게 됩니다. 538이라는 숫자는 상원의원 100명과 하원의원 435명에 특별행정구역인 워싱턴DC의 선거인단 3명을 더한 것인데, 미국 전역에서 이 숫자만큼의 대의원을 뽑는 것입니다. 선거인단의 숫자는 인구 규모에 따라 주별로 다릅니다.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의 선거인단은 55명이며 알래스카나 몬태나와 같이 인구가 적은 주들은 3명씩의 선거인단만을 가집니다. 그래서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수인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의 주들이 승자 독식(winner-take-all)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주에서 어느 후보든 한표라도 더 많이 받아서 승자가 되면 55명 선거인단 모두를 차지하게 됩니다. 메인주와 네브라스카주 만이 득표 비율대로 선거인단을 나누어 가질뿐 다른 48개 주는 모두 승자 독식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투표를 받았지만 선거인단 숫자에서 뒤짐으로써 낙선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2000년 대선시 고어 후보는 부시 후보보다 54만표를 더 받았지만 부시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으며, 2016년에도 힐러리 후보가 22만표를 더 받았지만 낙선하고 오바마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얼핏 모순스럽게 들릴 수도 있지만, 미국이 이런 간접선거 제도를 고수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통상적인 직접투표 방식대로라면 대통령 후보들은 인구가 밀집된 주들을 위주로 선거운동을 하면 되며, 자연이 인구가 적은 주들은 중앙정치로부터 소외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승자독식 방식의 간접선거에서는 모든 주들이 후보에게는 소중하며, 자칫 약간이라도 뒤처지게 되면 그 주의 선거인단 모두를 상대 후보에게 빼앗기기 때문에 후보들은 미국 전역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벌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특정지역에서만 인정받는 후보보다는 미국 전역에서 고른 지명도를 가진 대국적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즉, 미국과 같은 큰 나라에 적합한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본선이 끝나면 선거인단의 과반수를 획득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결정되며, 11월 첫째 화요일에 전체 선거인단이 모여 투표를 하여 당선자를 발표하는데, 당연이 이는 이미 결정된 당선자를 재확인하고 축하하는 절차입니다. 당선자는 내년 2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하게 됩니다.

미국의 대선에는 온 세계의 시선이 집중됩니다. 미국이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입니다. 대한민국과 같은 동맹국도 마찬가지이며, 핵문제를 미결 상태로 남겨두고 있는 북한 역시 주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세계 각국은 어떤 정책을 공약하는 어떤 후보가 최강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재 공화당에는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다할 경쟁자 없이 독주하고 있지만, 민주당에는 11명의 후보들이 난립한 상태입니다. 이 중에서 과연 누가 트럼프 대통령과 자웅을 겨루게 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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