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누리호 발사 성공과 우주로 향하는 한국의 꿈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3.05.31
[김태우] 누리호 발사 성공과 우주로 향하는 한국의 꿈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한국이 자체 제작한 위성을 자체 제작 발사체로 우주궤도에 올린 일곱 번째 나라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했습니다. 5 25일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18 58초 동안의 비행으로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초소형 위성 7기 등 여덟 개의 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켰습니다. 이로서 한국은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에 이은 일곱 번째 우주강국이 되었는데, 이는 작년에 ‘KF-21 보라매가 최초 비행에 성공하여 4.5세대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여덟 번째 나라가 된 것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입니다.

 

이날 누리호는 오후 6 24분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어 2 3초 후 고도 66km에서 1단을 분리했고, 3 50초 후 209km 상공에서 탑재물을 보호하는 덮개인 페어링을 분리했으며, 4 27초 뒤에는 고도 293km에서 2단을 분리했습니다. 이후 3단 엔진으로 목표 고도인 550km에 도달하여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사출했고 이어서 저스텍, 루미르, 카이로스페이스, 도요샛 위성 4기 등 일곱 개의 초소형 큐브위성들을 20초 간격으로 사출했습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무게 180kg에 합성개구레이더, SAR(Synthetic Aperture Radar) 영상레이더를 통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상을 획득할 수 있는데 향후 2년 간 지구관측, 해양관측, 달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큐브 위성들은 한반도의 미세먼지 관측, 백두산 화산활동 감시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며, 도요샛으로 불리는 4기의 초소형 위성들은 편대비행을 하면서 우주날씨의 변화를 관측할 것입니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은 나로호 로켓 개발과 앞선 두 차례의 누리호 발사를 통해 얻은 경험을 기반으로 이루어졌습니다. 2단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 개발사업은 국제협력을 통해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되었습니다. 2009, 2010년 그리고 2013년 세 차례 발사가 있었는데 1, 2차 발사에 실패한 후 3차에서 비로소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단계 우주발사체 개발사업인 3단 로켓 누리호(KSLV-Ⅱ) 사업은 순수 국내기술로 300여 국내 기업들이 참여한 가운데 2010년에 시작되었는데, 여기에도 실패의 아픔이 있었습니다. 2021 10 21일 처음 발사된 누리호는 실제 위성 대신 모사체 위성을 탑재했는데, 3단 로켓이 너무 일찍 꺼지는 바람에 궤도진입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2022 6 21일에 실시된 두 번째 발사에서는 목표 고도인 700km에 도달하여 모사체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킴으로써 1차 실패 후 8개월 만에 재도전에 성공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제3차 발사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이 개발한 차세대소형위성 2호기와 한국 산업체들이 개발한 소형위성 등 도합 여덟 개의 실제 위성들을 목표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누리호의 성공이 북한의 경쟁심을 촉발할 것으로 내다보았습니다. 한국에 앞서 일찍부터 위성 발사를 시도했던 북한으로서는 우주경쟁에서 한국에게 뒤지는 것에 매우 민감해 할 것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발사를 공언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은 31일 오전 6 27분에 군사정찰위성만리경-1를 신형 운반로켓인천리마-1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1단 분리 후 2단 추진체의 문제점으로 서해에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한국의 누리호 성공으로 지나치게 초조감을 느낀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북한의 위성발사 역사는 짧지 않지만, 우주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1998 8광명성1위성을 발사했다고 했지만 미 국무부는 궤도에 진입한 북한 위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2009 4월에는 은하-2호 로켓으로광명성2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했고 그때 조선중앙통신은 광명성2호가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우주의 모든 비행체를 추적하는 미 전략사령부는 그런 위성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2012 4월에 발사된광명성3 2 15초 만에 백령도 상공에서 폭발하여 추락했습니다. 그해 12월에도은하3호 로켓으로광명성3 2호기를 그리고 2016 2월에도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를 쏘았다고 했지만, 이후 지상관측 영상을 공개한 적도 없고 지상 기지국과 위성 간 송수신한 증거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북한의 위성 제작 및 발사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쨌든 앞으로 남북 간 우주경쟁이 흥미진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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