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천안함의 부활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1.12.22
[김태우] 천안함의 부활 지난 11월 9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해군 신형 호위함 7번함인 '천안함' 진수식에 참석한 천안함 유족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은 천안함 부활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 사건을 기억합니다. 당시 한국해군의 초계전투함인 1,200톤급 PCC 772 천안함은 백령도 남쪽 영해에서 정상적인 경계임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을 받고 선체가 두 동강이 나면서 침몰했습니다. 이 기습공격 사건으로 해군 장병 40명이 전사하고 6명이 실종되었습니다. 사건 직후 한국, 호주, 미국, 스웨덴, 영국 등 5개국이 합동조사를 실시하여 북한군의 어뢰공격에 의한 침몰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발표했지만, 북한은 끝내 시치미를 떼었고 중국은 공격의 주체를 특정하지 않은 채 막연히 "우려를 표명한다“는 애매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당시 군내에서는 재발방지를 위해 상응하는 응징보복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비등했지만 정부가 인내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더 이상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해군은 2016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에 '천안함 전시관'을 건립하여 ‘3월 26일 그날'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으며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두 동강이 난 천암함 선체를 볼 수 있습니다. 선체의 중간 부분에 끊어진 파이프들과 쇠붙이들이 위쪽으로 휘어져 있는 모습, 다시 말해 천안함이 선체 아래에서 폭발한 어뢰에 의해 두 동강이 난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현역군인을 포함한 내·외국인 100만여 명이 이곳 천안함 전시관을 방문하여 북한군의 도발 실상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졸지에 생떼같은 남편들과 금쪽같은 아들들을 잃은 유족들의 슬픔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며, 국민들이 느끼는 분단의 아픔과 분노도 그대로입니다.

이렇듯 유족과 온 국민에게 큰 아픔을 주었던 그 천안함이 더 크고 웅장한 군함으로 부활했습니다. 지난 11월 9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군 관련 인사들과 천안함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천안함’이라는 함명을 가진 신형 호위함 진수식이 거행된 것입니다. 북한군에 피격되어 침몰한 2010년의 천안함과 희생자들을 기리는 새로운 군함이 탄생함으로써 천안함이 11년 만에 부활한 것입니다. 이날 재탄생한 천안함은 1,200톤급 초계함과 1,500톤급인 기존의 호위함을 대체하기 위해 시작한 신형호위함 사업 FFX Batch-2급 군함이며 길이 122미터, 폭 14미터, 높이 35미터의 2,800톤급 군함으로 5인치 함포, 함대함유도탄, 전술함대지유도탄, 근접방어무기체계, 해상작전헬기 등을 탑재하며, 수중방사소음을 크게 줄인 하이브리드 추진 엔진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 천안함은 과거 천안함에 비해 대잠 능력을 크게 강화했습니다. 선체고정음탐기(HMS)는 물론 과거 천안함에 없었던 예인선배열음탐기(TASS)를 탑재하여 원거리에서도 적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으며, 국산 장거리 대잠 어뢰인 ‘홍상어’를 탑재하여 적 잠수함으로부터의 함정의 생존성을 크게 강화했습니다. 새 천안함은 시운전 평가 기간을 거쳐 2023년 해군에 인도되어 실전 배치될 예정입니다.

현재 한국해군은 신형 호위함 사업계획에 따라 FFX Batch-1에서 Batch-4까지 도합 26척의 신형 호위함을 건조하고 있습니다. Batch-1급 6척은 이미 전력화되어 실전 배치되어 있으며, Batch-2급으로는 도합 여덟 척을 건조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진수된 천안함은 대구함, 경남함, 서울함, 동해함, 대전함, 그리고 포항함에 이어 일곱 번째로 진수된 Batch-2급 신형 호위함입니다. 앞으로 추진될 Batch-3과 Batch-4 사업을 통해 더 크고 막강한 군함들이 건조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기존의 광개토대왕급 구축함까지 신형 호위함들로 대체되어 이들이 근해를 지키고 원양작전까지 벌이는 바다의 주역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새 천안함 진수식은 천안함 희생자 유족과 국민 모두에게 더욱 의미있는 행사가 되었습니다. 이날 진수식에서 서욱 국방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천안함을 부활시킴으로서 영웅들의 헌신과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국가의 약속이 지켜졌다”고 선언하여 참석자 모두를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태우,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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