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3.8 국제부녀절 114돌을 크게 쇠었다는 소식이 났습니다. 중앙기념보고대회, 각지에서 축하예술공연이 진행됐고, 여성들에게 꽃과 축하 엽서를 주라고 조직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뉴스도 나왔습니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값 높은 삶을 누리는 북한 여성들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성”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말 북한 여성들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성일까? 북한 여성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회주의 시기에도 북한 여성들은 중국 여성이나 러시아 여성들을 부러워했습니다. 남자가 밥을 하고 아이를 업고 다니는 중국 영화를 보면서 여성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귀하게 대접받는 중국을 부러워했고, 서방 문화의 영향으로 버스에 오르면 남자가 여성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짐은 남자가 드는 것이 의례로 되어 있는 러시아를 동경했습니다. 남한 드라마가 들어가면서 북한 여성들은 다시 놀라게 되었습니다. 남녀불평등이 너무 심해서 여성들이 차별 받고 천대받는다는 남한 여성들이 너무 당당해서 ‘정말 남조선 여성들이 저렇게 사나?’, ‘영화에서 과장되어서 그런가?’를 의심했습니다.
남북의 경제적 차이가 하늘과 땅처럼 커져서 사는 수준이 다르니까 어쩔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에서는 3.8절을 맞으며 ‘공산주의 어머니 영예상’을 받은 여성들의 평양 상공 유람비행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비행기를 타보는 것이 일생 소원인 사람들이 많으니 무척 부러워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비행기 타는 것이 일상화된 남한에서는 유람 비행권을 부러워하는 여성이 없습니다.
탈북민들이 남한에 와서 충격을 받는 것은 비행기 타고 가는 여행이나 너나 나나 다 있는 승용차가 아니라 너무 높은 여성의 위상입니다. 물론 요즘 북한에서도 가정에서 여성의 위상이 이전에 비하면 훨씬 높아졌습니다. 남자들이 받아오는 월급과 배급으로 살던 때는 지나가고 여성들이 벌어오는 돈으로 식구들이 먹고 사니 가정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남한여성들의 위상에는 비할 바가 못 됩니다. 남한에서는 여성들이 가정에 있어도 당당합니다. 남한에서는 여성들이 가정에서 하는 일도 밖에서 돈을 벌어오는 것 못지않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혼할 때에는 가정주부로만 있은 여성도 재산분할에서 자기의 몫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아이를 낳아 기르고 밥을 하고 청소를 하는 가정일을 남자와 여자가 같이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남성도 육아휴직을 받을 수 있고 또 받으라고 국가가 권장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여성들이 시장에서 돈을 벌어 식구를 먹여 살리는 것만도 힘든 데, 아이를 많이 낳아서 훌륭하게 키우라, 가정과 마을을 알뜰하게 거두고 남편의 뒷바라지를 잘하라고 당과 국가가 공식적으로 요구합니다. 그리고 인민군대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공장과 건설장에서 일도 도와주고 장갑을 비롯한 노동보호 물자와 음식도 지원하라고 강요합니다. 여성동맹이 조직하는 행사는 또 얼마나 여성들을 귀찮고 힘들게 하는지, 돈을 좀 벌면 돈을 내고서라도 빠지려는 여성이 적지 않습니다.
북한에서는 남성들이 여성을 아무렇게 대해도 문제시하지 않습니다. 각종 상말을 내뱉는 것은 물론 여성의 몸에 손을 대고 지어 때려도 생명에 지장이 없는 이상 그냥 넘어갑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그러한 행동이 성희롱, 성폭행으로 취급되며 법적 처벌을 받습니다. 정치인이 그러한 행동을 한 것이 알려지면 정치적으로 매장됩니다.
그래도 남한 여성들은 아직 남녀평등이 되자면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국회의원의 비중도 아직 18.6% 밖에 안 되고 여성 장관 비율도 20% 수준이어서 세계적 수준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그래서 이번 3월 8일도 남녀평등을 요구하는 다양한 행사로 기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3.8절을 여성들을 행복하게 살게 해준 당과 수령의 은혜에 감사하며 충성으로 보답하자는 결의를 다지는 날로 기념했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