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학교 부정부패의 원인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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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당국이 각급 학교에서의 부정부패와 학생범죄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얼마 전 김일성 고급당학교에서 부정부패사건이 드러나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각급 당 학교에 대한 검열이 진행되었고 그 검열이 일반 학교까지 확대된 것입니다. 검열 이유는 각 급 학교들이 학교꾸리기를 비롯해 여러 가지 사업을 벌려 놓고 이를 빌미로 학생들에게 돈을 요구하고 있어 사회주의교육제도의 영상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북한의 학교들에서 각종 명목으로 돈이나 물자를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현상은 엊그제 생겨난 일이 아닙니다. 이전에도 이런 현상이 없지 않았지만 노골적으로 광범하게 나타난 것은 고난의 행군시기부터입니다. 국가경제 파산으로 국가가 학교에 대한 공급을 전혀 하지 못하고 교직원들의 생계도 보장해주지 못했습니다. 교실난방도 건물 수리도 자체로 해야 했습니다. 여기에 필요한 땔감, 시멘트, 목재 등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통해 해결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위에서는 학교 모습을 일신하라고 내려먹였습니다. 학교에서는 지어 자기가 앉아 공부하는 책걸상을 학생들에게 직접 만들어오라고 했습니다. 교사들은 월급과 배급이 없어서 학부모들에게서 돈이나 쌀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북한은 2000년 고난의 행군이 끝났다고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고난의 행군은 현재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국가는 학교운영에 필요한 자재와 자금을 원만히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조건에서 최근에는 교육혁명, 특히 교육의 현대화를 추진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교육도 하고 전자칠판, 빔프로젝트도 이용하라고 요구합니다. 그러나 위에서 설비를 대주는 것이 아니라 공장 기업소별로 학교를 맡아서 도와주라고 합니다. 공장은 돈이 없고 자재가 없어서 가동조차 못하므로 학교에 지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습니다.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내라고 하는 것입니다. 교원들의 생계도 학부모들이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현재 북한에서 일반학교 교원의 월급은 2000~3000원입니다. 그리고 본인에 한해서 강냉이 15kg 정도 배급을 줍니다. 이것만 가지고 교원들이 가정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자연히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말도 안 되는 교육환경은 교육기관에서 부정부패를 조성하는 온상으로 되고 있습니다. 교육사업을 위해서 순수한 마음으로 돈을 내는 학부모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대가를 바랍니다. 그러므로 학교는 돈을 낸 학생에게 특혜를 줍니다. 그 과정에 돈을 내고 특혜를 받고 특혜를 받기 위해 돈을 내고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었고 오늘 학교 부정부패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되고 있습니다.

부정부패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국가 어느 정권이나 다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부정부패는 그 정도에 있어서 상상을 초월합니다. 남한에서 주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학교비리입니다. 최근에도 자식의 입시를 위해 대학 입학원서 평정서를 부풀려 작성한 사건으로 유명 정치인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라면 문제조차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부정부패가 사회주의 교육제도의 영상을 흐리게 한다고 하는데 사실 북한이 자랑하는 무료교육은 사라진지 오랩니다. 오늘 북한에서 돈이 없는 학생은 대학에 가지 못합니다. 비록 학비는 없지만 내라고 요구하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고난의 행군 때부터 주민들 속에서는 “이럴 바에는 차라리 학비를 받아라. 그게 더 공정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학교비리를 검열하기 전에 돈도 없이 무료교육을 최상의 수준에서 진행하라고 하는 자신들의 지령이 학교부정부패의 원인으로 되고 있다는 것부터 반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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