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12년 4.15일까지 평양시 건설을 완공하기 위해 대학생을 동원시키기로 했다는 뉴스가 화제로 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의 건설 동원은 북한에서는 별것이 아니지만 바깥세상에서는 대단한 뉴스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 사람들은 지어 이를 최근 중동혁명과 연계시켜 대학생 시위방지를 위해 대학 문을 닫지 않았는가 하는 추측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대학생동원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라 수십 년 지속되어 온 일상화된 일입니다. 북한이 잿더미 속에서 일어나던 전후 시기에 시작된 대학생 동원은 당시 어려운 나라의 경제발전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정당화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후 5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전후 복구건설시기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는 이러한 행태는 어려운 나라 사정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도가 넘는 것입니다.
북한이 지금도 이러한 동원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북한의 낙후된 기술 때문입니다. 남한에서는 해마다 20만~30만 세대의 주택건설을 진행하지만 주택건설장에 가보면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룻밤 자고나면 집이 몇 층씩 올라갑니다. 도로건설장, 지하철 건설장, 어느 곳을 가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농촌에 가보아도 같습니다. 북한에서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동원되는 봄철 가을철 농촌동원도 남한에는 없습니다. 농촌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절대다수지만 외부지원 없이 조용히, 그러나 북한보다 더 빨리 모내기, 추수를 끝냅니다.
북한은 지난 기간 기계화, 자동화 최근에는 CNC화 등 수많은 구호를 내세우며 반세기 이상 기술혁명을 고취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예나 지금이나 북한은 인해전술에 매달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낼 수 없을 정도로 낙후한 기계 설비를 바꾸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도 경제상태가 어려워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상투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노력동원도 북한의 경제발전을 가로막은 주요 요인으로 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노동력을 공짜로 쓸 수 없는 것은 물론 매우 비쌉니다. 때문에 노동력 배치, 기계 도입 등 인건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단히 모색하게 되며 그 과정에 경제가 발전하게 됩니다.
그러나 북한은 생산량에만 집착하면서 국가권력을 이용하여 노동력을 대거 투입하는 손쉬운 방법으로 경제성과를 창출해왔습니다. 북한이 이번 취한 조치도 경제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고급인력인 대학생들을 단순 건설노동인력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인력 낭비입니다.
더욱이 무상 노력동원은 전쟁시기에나 있는 강제동원령으로, 국제법의 기준에서 보면 심각한 인권침해입니다. 사람은 자기의 노동력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를 비판한 마르크스도 자본주의하에서 노동자가 가진 것은 노동력뿐이라고 했습니다. 즉 이는 자본주의사회에서도 노동자는 자기의 노동력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은 사회주의국가는 인민의 국가이고 따라서 사람들이 나라와 인민을 위해 동원되는 것은 응당한 일이라고 정당화할 수 있겠지만 세상 그 누구도 북한을 인민을 위한 국가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북한이 진정으로 강성대국을 건설하려면 아파트 몇 채 짓느라고 대학생을 동원시키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나라의 불합리한 경제구조부터 고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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